[IB토마토](금융VC 빅뱅)①한투파트너스, 해외로 뻗는다…'VC 명가'의 귀환
실적 악화에도 해외 법인 자본 확충…AUM 1위 수성
해외투자에도 '박차'…상반기 투자금 중 약 30% 차지
2025-11-10 06:00:00 2025-11-10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11월 6일 17:5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벤처캐피탈(VC) 시장은 최근 몇 년간 뚜렷한 변곡점을 맞았다. 2021년까지 이어진 초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은 공격적인 투자 확대로 이어졌지만, 2023년 이후 금리 상승과 기업공개(IPO) 시장 침체가 겹치며 회수 환경이 급격히 악화됐다. 이에 VC들은 글로벌 펀드 플랫폼 구축과 세컨더리 펀드 결성 등 다양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금융그룹 계열 VC들은 안정적인 출자금 확보와 금융 생태계 시너지를 바탕으로 대형 펀드 결성에 나서고 있다. 단기 실적은 악화됐지만 모기업의 자본력을 기반으로 중·장기 운용 전략을 펼치며 경기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모습이다. <IB토마토>는 이 같은 흐름 속에서 금융그룹 계열 VC들의 현황과 전략을 짚어보고, 벤처투자 산업의 재편 방향을 가늠해보고자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홍준표 기자] 한국투자금융지주 계열 벤처캐피탈(VC) 한국투자파트너스가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만회하기 위한 대형 펀드 라인업을 본격 가동하면서 ‘VC 명가’로서의 입지 회복에 나섰다. 특히 최근엔 해외 법인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면서 글로벌 파이프라인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올해 ‘핵심역량 레버리지 II 펀드’를 중심으로 대형 펀드 결성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말 1차 클로징(약 2605억원)에 이어 올해 상반기 최종 규모 3500억원 안팎으로 마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한국투자파트너스는 ▲Re-Up II(4250억원) ▲ESG뉴딜(1100억원) ▲글로벌·동남아 전용펀드(약 1억달러) 등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클로징된 펀드만 7개 이상이다. 드라이파우더는 7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투자증권 본사 전경(사진=연합)
 
지난해에 이어 올 상반기도 적자…해외법인 자본 늘려
 
지난해 한국투자파트너스의 별도 기준 매출(영업수익)은 839억원, 영업손실은 395억원, 당기순손실은 284억원이다. 바이오 등 주요 포트폴리오의 가치 하락과 회수 지연이 맞물리면서 실적이 전년 대비 후퇴했다.
 
구체적으로 종속기업 투자잔액은 712억원으로 전년 대비 117억원 감소했고, 관계기업 투자잔액은 3735억원으로 전년 대비 246억원 줄었다. 투자잔액을 합하면 약 363억원 순감소다. 이는 국내 벤처조합의 청산·평가손실 반영과 중국 내 투자조합 지분가치 하락에 따른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같은 기간 미국·싱가포르·상해 현지법인에 총 13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을 단행했다. 중국 상해엔 50억6000만원, 미국 법인엔 10억6000만원, 싱가포르 법인엔 8억4000만원의 자본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실적 부진에도 글로벌 펀드 플랫폼 확장을 위해 현지법인 자본을 강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상반기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적자 폭을 줄이는 데 그치면서 흑자 전환에 실패했다.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주요 계열사들이 흑자를 낸 가운데 올해 상반기 영업손익 적자를 기록한 곳은 한국투자파트너스와 한국투자엑셀러레이터 등 2곳뿐이다. 올 상반기 한국투자파트너스의 영업수익은 325억원, 영업손실 –24억원, 당기순손실 규모는 19억원이다. 
 
다만 운용자산(AUM) 순위에선 VC들 가운데 1위를 유지하며 2위인 KB인베스트먼트와 1조원 이상의 격차를 유지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한국투자파트너스의 벤처부문 AUM은 약 3조5000억원이며, 함께 운영 중인 사모펀드(PE)를 포함하면 AUM 규모는 4조3000억원에 달한다.
  
 
해외 투자 강화로 딜소싱 키운다…미국·싱가포르 확장
 
올해는 해외 투자에 박차를 가하는 분위기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국가별 법인을 통해 현지에서 딜소싱과 투자를 강화하는 한편 현지 심사역을 적극적으로 채용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현재 미국 실리콘밸리와 뉴욕에 지사를 두고 있으며, 중국은 4곳, 싱가포르는 1곳의 사무소를 운영 중이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올해 상반기 전체 투자금 약 2000억원 가운데 600억원 이상을 해외 투자에 베팅했다. 미국 법인을 통해 진행한 시그니처 딜로는 xAI, 엔트로픽, 텐스토렌트, 앱트로닉 등이 있으며, 최근에는 스페이스X에 약 14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했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올해 초 미국 태스크포스팀(TFT)과 글로벌사업팀을 꾸리는 등 현지 투자에 대한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올해 미국 현지 펀드로는 처음으로 1억달러 규모의 직접투자 펀드인 ‘KIP 트리니타스 펀드’를 조성한 데 이어 내년에도 1억달러 규모의 재간접투자펀드를 결성한다는 계획이다. 한국투자파트너스 2016년 미국법인을 설립한 이후 올해 초까지 80여 기업에 4000억원 이상 투자를 집행하면서 꾸준히 역량을 키워왔다.
 
이 외에도 싱가포르에선 2023년 6000만달러(약 812억원) 규모의 ‘동남아시아 벤처펀드 1호’를 시작으로 현지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있다. 현지 기관투자자인 파빌리온캐피탈, 버텍스 등과의 협력을 통해 투자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싱가포르가 가진 금융 인프라와 제도적 유연성을 높게 평가하고 향후 IPO 시장 확대에 따른 현지 스타트업 투자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한국투자파트너스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올해 초부터 글로벌사업팀을 통해 해외법인 관리에 집중하고 안정적인 회수에 공을 들이고 있다"라며 "싱가포르 등에선 아직 펀드를 조성한지 몇 년 되지 않아 회수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미국에선 본격적으로 현지 펀드 조성을 통해 투자를 단행하고 있고, 포트폴리오도 점차 늘려가고 있다"고 전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