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주식만 안 올라…"이제 코스닥 집중할 때"
대형주 랠리 끝자락…'코스닥 2000'이 새 관전 포인트
정책·수급·금리 삼박자, 연말 코스닥 반등 신호 커진다
2025-10-31 17:10:04 2025-10-31 17:45:07
[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4100선을 넘어섰습니다. 증권가에서는 대형주 랠리가 막바지에 이르렀다며 향후 코스닥 자금 순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내년 금리 인하와 정책 펀드 확대 등으로 코스닥의 '2차 랠리'가 재개될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7.93포인트(0.68%) 오른 4114.82에 마감했습니다. 시가총액은 3389조4996억원으로 연초(1963조원) 대비 1426조원 늘었습니다. 올해 초 2398.94였던 지수는 10개월 만에 71.6% 상승했습니다. 
 
코스닥은 이날 전 거래일보다 9.72포인트(1.09%) 오른 900.58에 마감했습니다. 1년7개월 만에 900선을 회복했지만 올해 초(686.63) 대비 상승률은 31.1%로 코스피(71.6%)의 절반 수준에 그쳤습니다. 시가총액은 474조8078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번 랠리는 반도체 등 대형주 중심으로 외국인과 기관 자금이 몰리면서 만들어졌습니다. 삼성전자(005930)(시가총액 636조9530억원)와 SK하이닉스(000660)(409조8653억원)의 합산 시가총액은 1046조원으로 코스피 전체(3389조원)의 30.9%에 달합니다. 사실상 반도체 '투톱 장세'가 지수를 4000선까지 밀어올린 셈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흐름이 코스닥 중소형주로 확산되지 못한 점이 시장 내 온도차를 키웠습니다. 실제로 올해(1~10월) 코스피 시장에서는 기관이 1조2860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고 외국인은 상반기 매도에서 하반기 반도체 중심의 매수세로 돌아섰습니다. 반면 코스닥에서는 외국인(1조8900억원)과 기관(1조7900억원)이 동반 매도세를 보인 가운데 개인이 6조5700억원을 순매수하며 방어에 나섰습니다. 
 
일각에서는 코스닥이 부진한 이유로 '핵심 산업의 부재'를 꼽습니다. 코스닥 상위 업종의 비중이 높은 이차전지와 바이오가 전반적으로 부진했기 때문입니다. 이차전지주는 소재 가격 조정 여파로 약세를 보였고 바이오 업종은 기술수출 기대감이 약화되며 둔화세를 보였습니다. 다만 시가총액 1위인 알테오젠(196170)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에 따른 기술이전 기대감이 이어지며 전날(30일) 이어 이날도 3.53% 상승했습니다. 
 
시장에서는 대형주 중심의 랠리가 일정 부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상대적으로 덜 오른 코스닥으로의 '자금 순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스피 5000도 의미가 있지만 더 중요한 건 코스닥 2000"이라며 "코스닥은 단순한 지수가 아니라 시장 체력의 바로미터"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모험자본이 돌고 중소·벤처기업의 자금조달이 회복돼야 시장이 지속 가능하다"며 "코스피는 결과지만 코스닥은 원천이다. 코스닥이 살아야 자본시장과 고용, 혁신이 함께 돈다"고 강조했습니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와 코스닥 간 등락률 격차가 약 20년 만에 최대 수준"이라며 "코스닥150 주당순이익(EPS)이 반등하기 시작했고 연말부터 중소형주 중심의 종목 장세가 재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이어 "AI·반도체·이차전지 등 코스닥 핵심 업종을 중심으로 되돌림 장세(Mean-Reversion)가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코스닥 활성화를 위한 정책 환경도 서서히 정비되고 있습니다. 이날 금융투자협회는 정책펀드 공모주 우선배정 비율을 25%에서 30%로 확대하고 적용 기한을 2028년 말까지 연장하는 개정안을 예고했습니다. 금투협 관계자는 "이번 개정으로 코스닥과 IPO 시장이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정책과 금리 환경이 맞물리며 내년 코스닥 시장의 2차 랠리 가능성을 점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한 경영학과 교수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중소형주보다 정보 접근이 용이한 대형 종목에 투자 비중을 높이는 경향이 있다"며 "내년에는 금리 인하 흐름과 함께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 자금이 본격적으로 운용되면 코스닥 시장으로 유동성이 확산될 여지가 크다"고 내다봤습니다. 
 
지난 27일 서울 영등포구 KRX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코스피 사상 최초 4000 돌파 기념행사가 열렸다.(사진=뉴시스)
 
김주하 기자 juhah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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