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김건희 특검이 김건희씨 모친 최은순씨의 동업자인 김충식씨를 소환했습니다. 김씨는 양평 공흥지구 특혜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불려 나왔습니다. 특검은 김씨가 양평 공흥지구 개발에 관여해 거액의 부당이득을 챙겼는지 등을 살필 예정입니다. 김씨는 최은순씨와 동업을 하면서 김건희씨 일가와 26년 가까이 알고 지낸 인물입니다. 그의 이름은 특검에 소환된 뒤 '수사 압박'을 호소하고 목숨을 끊은 양평군청 공무원의 메모에까지 등장할 정도입니다. <뉴스토마토>가 김씨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살펴봤습니다. 
 
김건희씨 모친 최은순씨의 동업자로 알려진 김충식씨가 10월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김건희 특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충식씨는 10월31일 오전 9시5분쯤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있는 김건희 특검 사무실에 도착했습니다. 10시 조사를 앞둔 그는 출석 전 취재진을 만나 취재진이 제기한 질문에 대해 전면 부인했습니다. 김건희 특검이 김씨를 공개 소환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앞서 특검은 지난 8월22일 김씨의 주거지와 양평군 강상면 인근 김씨 개인 창고를 압수수색한 바 있습니다. 
 
취재진은 김씨에게 '양평 공흥지구 개발 과정에서 부당이득을 챙긴 적 있느냐'고 질의했지만 그는 "그런 건 내가 관여하지 않았다"고 답했습니다. '공흥지구 개발과 관련해 김건희씨 일가를 위해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당시 양평군수) 등과 소통한 적이 있느냐'라는 질의에도 "양평에 독일마을 있지 않나. 그거 허가해줘서 그거 때문에 연락을 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조희대 전 대법원장,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회동설'에 대해서는 "만난 사실 없다"며 "만난 것 같이 (언론이) 내보냈다"라고 했습니다. 
 
특검팀은 이날 김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공흥지구 관련 의혹을 조사했습니다. 특검은 김건희씨 일가의 회사인 이에스아이엔디(ESI&D)가 공흥지구 개발 과정에서 각종 특혜를 받았다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이에스아이엔디는 양평군 공흥리 일대에서 도시개발 사업을 했는데, 이 과정에서 개발부담금 등이 부과되지 않은 걸로 드러났습니다. 또 사업 시한이 뒤늦게 소급돼 연장되는 등 특혜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김씨는 이에스아이엔디의 전신인 방주산업에서 2007년까지 이사로 재직한 바 있습니다. 
 
 
김씨는 현재 공사비를 부풀리고 이익을 줄이는 허위 서류를 꾸며 개발 부담금을 축소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김선교 의원은 2007년부터 2018년까지 양평군수로 재임했으며, 양평 공흥지구 개발 사업에 인허가 편의를 봐준 걸로 의심받고 있습니다. 김씨 창고에서 발견된 2013년 다이어리에선 '김선교 동생 오찬' 등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양평군청 소속 50대 공무원이 지난 10월2일 김건희 특검 조사를 받고 남긴 자필 메모. 그는 10월10일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여현정 양평군의원 페이스북 캡처)
 
 
 
 
 
 
특히 김충식씨가 최근에 주목받은 건 '양평군청 공무원 사망사건'에 관해서입니다. 지난 10월 초 김건희 특검 조사를 받은 양평군청 공무원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직후 김선교 의원은 페이스북 등으로 고인의 메모를 공개했습니다. 그런데 해당 메모에서 '김충식' 이름이 거론된 겁니다. 
 
 
김씨가 특검 수사선상에서 이름을 오르내린 것은 지난 8월부터입니다. 특검은 지난 8월22일 양평 공흥지구 개발 사건과 관련해 김씨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 했습니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특검 관계자는 "김충식씨 대한 압색 진행도 했고 앞으로 조사 이뤄질 수도 있겠다"면서도 "구체적으로 언론이나 정치권에서 얘기하고 있는 김충식 특검에 대해서, 수사 대상으로서는 저희로서 모르겠다. 저희 수사 대상 포함되어 있는 것을 충실하게 진행하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김건희씨 혐의에 모친 최씨 등이 연루된 정황이 점차 드러나고, 이른바 '김충식 다이어리'에서 예상치 못한 이름들이 등장하면서 김씨에 대한 관심도는 높아졌습니다. 
 
먼저 김씨는 최씨의 '동업자'이자 '키맨'으로 알려졌는데, 그는 최씨가 설립하거나 참여했던 회사인 미시령, 충은산업(이후 비제이엔티), 방주산업(이후 이에스아이앤디), 명인동산, 한국교양문화원 등에서 임원진 혹은 대표로 등재됐습니다. 김건희씨 일가와 인연이 상당하다는 방증입니다. 특히 충은산업에서 '충'과 '은'은 각각 '김충식'과 '최은순'의 이름에서 따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울러 김충식 다이어리'에는 정재계, 법조·종교·예술계를 망라한 인물들이 언급되며, 범죄 혐의에 연루된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특히 <뉴스토마토>가 취재 중 입수한 수첩 안에서 IMS모빌리티 관련해 조현상 HS효성 부회장과 김예성씨 등 이름이 발견되며 이들의 연관성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앞서 본지는 지난 8월25일 <
(단독)김충식 수첩 입수…'조현상→김예성 5장' 적시> 기사를 통해, 조현상 부회장이 2023년 김건희씨 '집사' 김예성씨에게 돈을 건넸을 걸로 보이는 단서가 김씨 수첩에서 발견됐다고 보도했습니다. 김충식씨의 2023년도 수첩엔 '※조현상→김예성 5장'이라는 내용의 메모가, 2023년도 탁상형 달력엔 1월18일 '(효성) 10시30'이라고 적혀 있었기 때문입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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