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지는 중국 메모리 시계…저전력 D램도 성큼
중 CXMT, LPDDR5X 제품 출시
미 반도체 규제에 기술 자립 속도
“과감한 투자·지원으로 격차 내야”
2025-10-29 14:48:43 2025-10-29 15:15:36
[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중국 메모리 기업들의 기술 자립화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고강도 수출 규제로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제품 개발을 서두르는 중국 업체들은, 저전력 D램(LPDDR) 제품도 양산하며 기술 격차를 좁히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들의 기술력이 아직 앞서있지만, 과감한 투자와 지원으로 격차를 더 벌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중국 창신메모리(CXMT)의 LPDDR5X 제품. (사진=CXMT).
 
29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메모리업체들은 HBM·LPDDR 등 첨단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중국 창신메모리(CXMT)는 저전력 D램인 LPDDR5X 제품을 출시했습니다. 이 칩은 용량 12GB부터 32GB까지의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CXMT 측은 8533Mbps 및 9600Mbps 속도의 LPDDR5X 제품은 지난 5월 양산에 들어갔고, 10677Mbps 제품의 고객 샘플링이 시작됐다고 밝혔습니다. 
 
저전력 D램인 LPDDR은 전력 효율성이 중요한 스마트폰·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에 주로 탑재됩니다.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전력 효율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LPDDR의 입지도 확대될 전망입니다. 
 
CXMT는 이번에 발표한 LPDDR의 수율 등을 밝히진 않았습니다. 다만 자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에 주로 제품 제공하고 있는 만큼, LPDDR5X 제품도 비슷한 양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CXMT는 샤오미·화웨이의 스마트폰에 메모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다만 아직은 국내 기업들의 기술력이 앞서있다는 평가입니다. 국내 기업들과 비교해 보면 삼성전자는 4년 전 업계 최초로 LPDDR5X 제품을 개발했으며, SK하이닉스도 LPDDR5T, LPDDR5X 등 D램 판매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두 업체는 특히 다음 세대 제품인 LPDDR6 개발도 박차를 가하는 중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기업들이 빠르게 추격하고 있지만, 아직은 국내 기업들과 격차가 나는 편”이라고 했습니다. 
 
SK하이닉스의 24GB LPDDR5X 제품. (사진=SK하이닉스).
 
HBM의 경우, CXMT는 최근 화웨이에 HBM3 샘플을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제품은 16나노미터 기반 공정으로 제작됐으며, 내년 초 대량 양산에 들어갈 방침입니다. CXMT는 허페이와 베이징 공장에 HBM 생산라인 증설을 추진 중이며, 상하이에도 HBM3 양산을 위한 패키징 공장을 건설 중입니다. 
 
현재 CXMT는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며 자금 확보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한화로 약 40조~60조원을 조달하는 게 목표입니다. 자금 조달을 통해 생산능력(CAPA) 확대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중국 업체들이 첨단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는 것은 미국의 고강도 첨단기술 수출 규제로 기술 자립의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지난해 12월부터 중국에 HBM과 반도체 제조 장비(SME), 소프트웨어 수출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미국 마이크론이 중국 데이터센터용 서버 칩 사업에서 철수 수순을 밟는 등 미국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발을 빼면서 압박 수위는 높아지고 있습니다. 
 
아직 한국과 중국의 기술 격차는 분명하지만, 역량 차이가 좁혀지고 있는 만큼 제품 개발에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CXMT의 D램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3분기 3%에서 올해 2분기 5%, 2027년에는 10%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수율 등 세부 사항은 밝히진 않았지만, 중국 업체들의 기술이 많이 따라오고 있는 추세”라면서 “특히 중국은 전폭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캐파를 늘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국내 기업들도 캐파 확대, 연구개발 등에 과감한 투자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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