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사조대림, 대규모 인수 후 비용 출혈…외형 성장의 '그늘'
매출액 46.02% 늘었지만 영업이익 35.92% 급감
비용 부담 영향…영업현금도 축소해 구조 개선 필요
2025-12-18 06:00:00 2025-12-18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12월 16일 16:1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보현 기자] 사조대림(003960)이 올해 3분기 매출은 늘었지만, 당기순이익은 줄어들었다. 지난해 식자재기업 인그리디언코리아와 유통·급식 서비스 기업 푸디스트 인수 후 해당 회사 실적이 반영되며 비용 리스크가 커진 것이다. 특히 원가·고정비가 증가해 비용 구조가 경직되는 상황에서 회사의 비용 개선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사조대림 인천공장 식용유 생산 모습. (사진=뉴시스)
 
푸디스트·인그리디언트 인수 후 비용 리스크 ‘고개’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사조대림 매출액은 2조651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1조8156억원) 대비 46.02% 높아진 수치다. 반면 영업이익은 올해 3분기 786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3분기(1227억원)보다 35.94%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대규모 자금을 들여 식품 기업을 인수한 후 ‘비용 출혈’이 생겨서다.
 
앞서 사조대림은 지난해부터 인그리디언코리아 유한회사의 경영권 확보를 위해 양수대금을 납입해 왔다. 지난해 2월 1일 약 3414억원을 납입했고, 올해부터 2027년까지 180억원씩 분할 납입할 예정이다. 인그리디언코리아는 전분당을 옥수수에서 추출하는 가공 업체로, 양수 목적은 식품사업부문 포트폴리오 강화 및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확대를 위해서다.
 
또한 지난해 연간 매출 1조원 규모의 식자재 유통·급식 푸드 서비스 기업 푸디스트를 2520억원에 인수했다. 단체급식 및 식자재유통업 지분투자를 통해 종속회사와의 시너지를 기대하기 위한 목적이다.
 
인수기업 실적이 올해 사업보고서에 포함되자,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가 크게 늘었다. 올해 3분기 회사 원가율은 87.6%로 전년 동기(84.6%) 대비 상승했고, 판관비율도 같은 기간 8.5%에서 9.3%로 증가했다. 비용 증가로 인한 영업이익 감소는 당기순이익 감소에도 영향을 미쳤다. 사조대림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531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949억원) 44.05% 줄었다.
 
 
영업현금도 축소…원재료·고정비 인상에 구조 개선 필요
 
대규모 인수 '후폭풍'은 현금흐름에도 영향을 미쳤다. 비용 리스크로 당기순이익이 하락하자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올해 3분기 79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1390억원) 대비 43.17% 감소한 수치다.
 
투자활동현금흐름은 576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5840억원보다 줄었다. 그중 ‘연결대상 범위 변동으로 인한 현금 감소’ 항목은 지난해 3분기(5612억원) 대비 올해 동기(180억원) 급감했다. 올해 3분기에는 지난해처럼 대형 규모의 투자활동 지출이 없어 연결변동으로 인한 감소액이 크게 줄은 것으로 풀이된다.
 
재무활동현금흐름은 올해 3분기 79억원을 기록했다. 해당 항목이 '플러스'라는 것은 회사가 외부에서 조달한 자금이 상환·배당 등으로 나간 현금보다 많다는 뜻이다. 재무활동현금흐름 내역을 살펴보면 회사는 올해 3분기 단기차입금으로 162억원을 순유입했다. 단기차입금의 증가는 1248억원, 상환은 1087억원이다. 자사주 처분으로 195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올해 3분기 1년 내 갚아야할 차입금은 4667억원(단기차입금 3217억원+유동성 장기차입금 1450억원)에 달한다. 이는 같은 시점 현금성자산(2001억원)을 웃도는 수치다.
 
문제는 비용 리스크가 원재료와 고정비 부문에서 주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원재료 인상은 회사가 자체 능력으로 좌우하기 힘든 대외적 영향이 크다. 고정비 인상은 생산·물류 인프라 유지비용이 확대된 것으로, 매출 변동에 따라 수익 회복성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사조대림 주요 원재료 부문에서는 7개 중 4개(돈정육, 계정육, 대두유, 채종유) 품목 가격이 올랐다. 지난해 대비 올해 3분기 돈정육은 3180원에서 4697원, 계정육은 2011원에서 2293원, 대두유는 1460원에서 1591원, 채종유는 1483원에서 1585원으로 인상됐다.
 
연결회사에서 사용하는 원재료 가격도 올랐다. 사조오양 주요 원재료 중 정제생선 단백질인 수리미(SURIMI)는 동기 2545원에서 2707원, 오징어류는 2047원에서 6607원, 돈육은 3562원에서 4013원으로 올랐다. 이외 사조원의 삼계·오리·육계 품목, 사조 씨피케이의 옥수수 품목 도 모두 비싸졌다. 이는 고환율과 국제 원자재 가격 강세, 육류 수급 불안이 겹치며 원가부담이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판매관리비 부문에서는 지난해 3분기 대비 올해 동기 인건비(급여·퇴직급여·복리후생비)가 큰 폭으로 올랐다. 특히 급여는 277억원에서 636억원으로 가장 크게 증가했다. 이외 수도광열비, 세금과공과, 용역비, 운반비 등 고정비 항목도 모두 인상됐다. 그중 운반비는 582억원에서 640억원으로 가장 큰(58억원) 증가세를 보였다. 이처럼 비용 구조가 경직되는 상황에서, 회사는 단기 대응보다 구조 개선 등 장기적 대안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사조대림 관계자는 “작년 3분기는 인수기업이 포함되어 있지 않았고, 당해 3분기는 인수기업이 포함되며 전반적인 비용이 상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자사주 처분 및 차입금 대여 등의 현금 확보에 대한 부분도 기업인수로 인한 사유로, 향후는 영업활동으로 인한 실적개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보현 기자 bob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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