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제조 장비인 TC본더를 둘러싼 한미반도체와 한화세미텍의 갈등이 맞소송으로 번졌습니다. TC본더는 인공지능(AI) 반도체용 HBM을 제조하는 데 필요한 핵심 장비로, 칩과 칩 사이의 범프에 열과 압력을 가해 전극끼리 접합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한화세미텍의 TC본더 ‘SFM5-Expert’ 제품 사진. (사진=한화세미텍).
28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세미텍은 최근 한미반도체를 상대로 HBM용 TC본더의 핵심기술에 대한 특허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한미반도체는 지난해 말 한화세미텍을 상대로 TC본더 특허권 침해 소송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이에 한화세미텍은 지난 5월 해당 특허에 대한 무효심판을 특허심판원에 청구하기도 했습니다.
한화세미텍은 “이번 소송은 장비의 핵심 기술 보호와 기술 탈취 및 도용 등 불법 행위에 대한 강력 대응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미반도체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적반하장 소송”이라며 “한화세미텍의 기술 침해에 대해 정당한 법적 대응을 하자, 이에 맞서 역고소를 제기한 것은 후안무치한 행동”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한미반도체는 TC본더 시장 글로벌 1위 기업으로, 업계 최초로 관련 장비를 상용화한 이래 독자적인 원천기술과 최장 업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당사는 법적 절차를 통해 정당한 권리를 보호하고, 앞으로도 기술 혁신과 고객 신뢰를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양사는 모두 SK하이닉스를 주요 고객사를 두고 있어, 소송 결과에 따라 향후 경쟁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한미반도체는 HBM용 TC본더를 선제 개발해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고, 한화세미텍 역시 SK하이닉스로부터 800억원 규모의 장비를 수주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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