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3사 넘은 CATL, 격차는 이미 ‘넘사벽’
매출·이익 모두 한국 3개사 합계 ‘앞서’
R&D 인력 2만명…국내 기업 평균 7배
민간 주도 한국, 구조적 한계 직면 평가
2025-10-28 14:57:41 2025-10-28 15:04:12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 CATL의 독주가 거셉니다. 한때 어깨를 나란히 하던 한국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와의 격차는 이제 따라잡기 힘든 수준으로 벌어졌습니다. CATL은 압도적인 내수시장과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완성차업체들과의 긴밀한 협업을 무기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높이며 ‘배터리 왕국’의 입지를 굳히는 모습입니다. 이에 전문가들은 격차를 좁히기 위해선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등 미래 기술에 대한 선제적 투자와 함께 정부의 전략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합니다. 
 
국내 배터리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기업들의 로고를 컴퓨터그래픽으로 가공한 이미지. (사진=연합)
 
SNE리서치가 발간한 ‘중국 선두 제조사 경쟁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CATL의 지난해 매출은 3620억위안(약 69조원)으로, 한국 배터리 3사를 합친 48조4784억원보다 약 42% 많았습니다. 영업이익 또한 한국 3사를 합쳐도 CATL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이 기간 CATL의 영업이익은 507억위안(약 10조원)이었는데, LG에너지솔루션이 5754억원, 삼성SDI가 363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SK온은 1조866억원의 영업적자를 냈습니다. 
 
연구개발(R&D) 투자와 인력 규모도 CATL이 앞섰습니다. CATL의 R&D 인력은 2만346명으로, 국내 3사 평균(3087명)보다 7배 많았습니다. SNE리서치는 “CATL은 전체 인력의 15% 이상을 연구개발에 배치하고, 연 매출의 5~7%를 지속적으로 R&D에 재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산업 구조 차이도 격차를 키웠습니다. CATL은 원재료-소재-셀-팩-재활용까지 수직계열화하며, 원가와 생산 단계별 납품 소모 시간을 최소화했습니다. 또 CATL은 정부의 산업정책 지원과 내수 기반을 바탕으로 대규모 생산능력과 완성차업체(OME)들과의 네트워크 확장을 지속해왔습니다. 
 
(자료=SNE리서치)
 
반면, 한국은 민간 주도형 글로벌 공급망 구조로 성장했으나, 배터리 핵심 소재인 코발트, 니켈 등에 대한 중국 의존도가 높고 OEDM 중심의 외부 수요 의존으로 수익성과 투자 여력 모두 제약을 받고 있습니다. 기술 수준은 비슷하더라도 속도나 양적 확장성, 비용 효율성에 있어 중국이 압도적인 결과를 보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SNE리서치는 분석했습니다. 이에 전문가들은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등 미래 기술에 대한 선제적 투자와 함께 정부의 전략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기술·생산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우수 인재 확보가 필수”라며 “정부는 연구개발, 공정·품질 관리, 설비 운영 등 배터리 전문 인재풀을 확장하고, 교육·훈련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황 교수는 “단순한 자금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중국의 산업정책 규모와 내수시장, 정부-기업 협력 속도를 감안하면 단기간 추격은 어렵다”면서 “한국은 고에너지밀도 배터리, ESS 등 후방시장과 재활용 분야에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이호근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도 “나트륨배터리 등 신소재 개발을 통해 탈중국화를 추진하고,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정부와 기업이 함께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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