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수사 차질…내란 당사자에 끌려다니는 특검
황교안 압수수색 무산…국힘 인사 잇단 불출석에 국회 조사 제자리
2025-10-28 14:27:15 2025-10-28 14:38:12
[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내란 특검 수사가 또다시 벽에 부딪혔습니다. 압수수색과 증인신문이 잇따라 불발되면서 수사 동력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특검이 수사에 대한 법적 권한을 확보하고도 당사자들의 거듭된 거부에 속수무책으로 끌려다니는 모습입니다.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하는 내란 특검팀이 27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황교안 전 국무총리 자택에서 압수수색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내란 특검은 최근 핵심 피의자들에 대한 소환 조사와 증인신문·압수수색 집행이 잇따라 무산되며 주도권을 잃는 모습입니다. 일부 인사는 출석 요구에 불응하고, 압수수색 집행 역시 거부로 번번이 막혔습니다. 
 
내란 선전·선동 혐의를 받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에 대한 압수수색도 전날 무산됐습니다. 특검은 황 전 총리가 비상계엄 다음 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우원식 국회의장을 체포하라. 대통령 조치를 정면으로 방해하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도 체포하라"는 글을 올린 것을 두고 내란을 선전·선동한 것으로 봤습니다. 
 
특검은 황 전 총리의 자택에서 휴대전화와 통신 기록, 당시 작성된 SNS 게시물 관련 자료 등을 확보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황 전 총리가 주거지 문을 닫고 거부하면서 영장 집행이 중단됐습니다. 특검은 조만간 재집행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강제수사 자체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특검은 앞서 구속된 윤석열씨 조사 과정에서도 난항을 겪었습니다. 강제구인 영장을 집행하려다 자진 출석 형식으로 어렵게 마주했지만, 윤씨는 진술 대부분을 거부했습니다. 이후 추가 조사 방안이 검토됐지만 실질적 진전은 없는 상태입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에 대한 증인신문도 세 차례 연기 끝에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법원은 다음 증인신문 일정을 내달 10일로 재지정했습니다. 한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3일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민의힘 당대표로서 원내 지도부와 의원총회 운영, 계엄 해제안 의결 참여 여부를 조율한 핵심 인물입니다. 
 
이 밖에도 국민의힘 인사들의 수사 불응이 이어지면서 특검의 국회 관련 조사는 사실상 멈춰선 상태입니다. 특검은 지금까지 국민의힘 조경태·김예지 의원을 비롯해 신동욱·이종욱 의원 등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습니다. 민주당 쪽에서는 우원식 국회의장, 김상욱·백혜련·김성회·박성준 의원 등이 참고인 조사를 마쳤습니다. 
 
반면 김희정·김태호·서범수 국민의힘 의원들에 대해서는 공판 전 증인신문을 신청했지만, 일정이 잇따라 미뤄졌습니다. 김희정 의원은 조사에 응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증인신문이 철회됐습니다. 김태호·서범수 의원은 내달 5일로 다시 기일이 잡혔습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불출석할 경우 강제할 방법은 없습니다. 
 
특검은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에 대해서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를 예고했습니다. 특검은 그가 비상계엄 당시 의원총회 장소를 여러 차례 변경해 국회 계엄 해제 표결 참여를 방해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입니다. 추 전 원내대표는 국정감사 일정을 이유로 일정 조율을 요청한 상태이며, 특검은 이번 주 내로 소환 일시를 확정할 예정입니다. 
 
내란 특검은 내달 14일로 예정된 수사 마감 시한까지 주요 혐의 입증에 집중한다는 방침입니다. 핵심 인사들의 비협조가 계속된다면, 특검법상 허용된 마지막 연장 카드가 검토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특검 측은 "당과 무관하게 진상 규명에 필요한 분들에 대해 참고인 조사를 요청했다"며 "다양한 시각과 최대한 많은 증거를 수집하려고 한다"고 했습니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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