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명태균 "오세훈, 울면서 '나경원 이기게 해달라'"…오세훈 "사실관계 답 안 해"
'공천 개입 의혹' 명태균, 서울시 국감 증인으로 출석
명씨 "오세훈, 제 앞에서 질질 짰다…7번 만나" 주장
여당, 명씨에 사실관계 캐물어…야당 "정쟁, 안타까워"
오 시장 "특검 대질신문 앞둬…미리 밑천 이유 없다"
2025-10-23 18:29:58 2025-10-23 18:56:27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명태균 게이트'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23일 서울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 오세훈 서울시장이 2021년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울면서 '나경원 후보를 경선에서 이기게 도와달라'고 말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자신에게 유리한 여론조사를 주문했다는 취지입니다. 오 시장은 이에 대해 대체로 "사실관계에 관해서 답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이날 서울시 중구 서울시청에서 오 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시청을 대상으로 국감을 진행했습니다. 명씨는 이날 오후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명씨는 2021년 재보궐선거 공천개입 의혹과 관련해 오 시장과 연락하고 그를 도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23일 정치브로커 명태균씨가 서울시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2025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기 위해 오세훈 서울시장을 지나쳐 증인석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명씨는 권칠승 민주당 의원이 "(오 시장을) 몇 번 만났느냐"고 묻자 "7번 만났다"고 답했습니다.
 
같은 당 이해식 의원이 명씨에게 "오 시장을 만난 장소와 시간 말해줄 수 있느냐"고 묻자 명씨는 "(2021년) 1월20일 송셰프라는 곳에서 만났다"며 "(1월)22일 (제가 경남도 창원시) 장복터널 넘어가는데 (오세훈 시장에게)전화가 왔다"며 "'나경원이 이기는 여론조사가 나왔습니다'(라는 내용이다.) 4번 전화가 왔다"고 했습니다.
 
같은 당 윤건영 의원 역시 "(1월)22일 당시 오 시장이 울면서 '회장님 나경원이 이기는 것으로 여론조사가 나온다고 하는데 큰일 났습니다. 나경원을 이기는 조사가 필요합니다'라고 이야기한 게 맞느냐"며 "'나경원 당시 의원이 이기는 걸로 나오고 있으니 당신이 이기는 걸로 하나 만들어달라'는 취지로 받아들였느냐"고 질의했습니다
 
이에 명씨는 "네 저한테 그렇게 전화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윤 의원이 명씨에게 "지난해 국감에서 제가 오 시장에게 '명씨 앞에서 운 적이 있느냐'고 물었는데 오 시장은 그런 적 없다고 답했다"라며 "(오 시장이) 운 적이 있느냐 없느냐"고 재차 묻자 명씨는 "있다. 송셰프에서도 그랬다. 질질 짰다"고 주장했습니다.
 
23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오후 출석 예정인 명태균 증인의 자리가 마련돼있다. (사진=뉴시스)
 
윤 의원이 이어 "2021년 1월20일 송셰프에서 (오 시장과) 만났다고 했다. 오 시장이 반대급부를 제공한 적이 있느냐"고 질문하자 명씨는 "(그런 적) 있다. 아파트다"라고 답했습니다.
 
명씨는 윤 의원이 "그 말이 '내가 시장에 당선되면 아파트를 사주겠다'는 말인가"라고 묻자 "네"라고도 답했습니다.
 
오 시장은 명씨의 주장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피해서 갔습니다. 오 시장은 "다음달 8일 (김건희)특검에서 (명씨와) 대질심문을 하게 된다"며 "여기서 미리 제 밑천을 이용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저에게 사실관계에 대해 물어보더라도 답변을 자제할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이에 채현일 민주당 의원이 오 시장에게 "(명씨를 사기꾼으로 느낀 건) 서울시장 경선에서 도움받은 이후인가, 시장 당선 이후에 그렇게 느꼈느냐"고 묻자 오 시장은 "저 사람한테 도움받은 거 없다"고 답했습니다.
 
채 의원이 "명씨가 '오 시장이 살려달라고 울면서 전화했다'고 하고, '당선되면 서울 아파트 한채 사주고 싶다'고 했다는데 모두 거짓말이냐"고 질문하자 오 시장은 "상식적으로 한번 판단해 보라"고 했습니다.
 
23일 정치브로커 명태균씨가 서울시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2025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 시작 전 취재진을 향해 손가락으로 브이를 표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의원들은 명씨를 고리로 한 여당의 공세가 정쟁이라고 반발했습니다.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은 "서울시 국감은 서울시 업무와 관련돼야 하는데 명씨 발언은 전혀 관계없다"며 "신성한 국감장을 정쟁의 장으로 만들어서는 안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같은 당 고동진 의원 역시 "명씨가 국감장 와서 정치적 발언을 하거나 본인 사건에 관련된 진술을 하는 것은 민주당의 후원을 받아서 공익신고자 개념으로 포장하려는 게 아닌가"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참으로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며 "민주당에서 전과 5범의 신뢰하기 힘든 증인을 출석시켜서 국감 본래 취지를 망가뜨리고 정쟁의 장으로 만들려고 하는 것에 대해서 동료 의원으로서 참 많이 부끄럽다"고 했습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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