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 여파로 이동 수요 확산…국감 눈치에 보조금 경쟁은 자제
번호이동 전년비 30% 급증
아이폰17·폴드7 지원금, 3사 모두 비슷한 수준
'성지' 매장도 차분…"전반적 안정세"
2025-10-22 16:41:57 2025-10-22 16:55:09
[뉴스토마토 박재연 기자] 최근 연이은 통신사 해킹 사태 이후 번호이동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통신 3사(SK텔레콤(017670)·KT(030200)·LG유플러스(032640))는 국정감사 기간을 의식해 보조금 경쟁을 자제하는 분위기입니다. 인기 스마트폰 모델의 번호이동 지원금은 3사 모두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1월부터 7월까지 국내 휴대폰 번호이동 누적 건수는 작년 동기 대비 29.7% 증가한 481만2862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잇따른 통신사 해킹 사태로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커지면서 통신사 변경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되는데요. 지난주에는 특정 통신사를 중심으로 아이폰16, 갤럭시S24 등 이전 세대 모델이 일부 판매점에서 일명 '차비폰(번호이동 조건 지급 단말)'으로 풀리며, 기기값 일부를 돌려주는 '페이백' 판매가 활발히 이뤄지기도 했습니다. 
 
다만 현재 아이폰17, 갤럭시S25, 갤럭시Z 폴드7 등 최신 플래그십 모델의 번호이동 지원금은 통신 3사 간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는데요. 22일 서울권 통신사 대리점에서는 인기 플래그십 모델인 아이폰17, 갤럭시 폴드7, 갤럭시S25(일반 모델, 256GB, 공통 지원금, 통신사 이동, 10만원대 요금제 유지 기준) 공통지원금 규모는 각각 15만~20만원, 50만원, 50만원으로 책정됐습니다. 이를 각 모델의 출고가에서 빼면 소비자 부담금은 아이폰17(출고가 약 129만원)은 100만원선, 폴드7(약 250만원)은 200만원, 갤럭시S25(115만원)는 65만원에 이릅니다. 여기에 각 대리점별 추가 지원금 유무에 따른 가격 차이는 존재하나, 이는 매장별 차이일 뿐 통신사 간 유의미한 가격 차이로 이어지진 않았습니다. 
 
음지 판매처로 꼽히는 이른바 '성지' 매장도 상황은 비슷했는데요. 마포 인근 A판매점은 아이폰17(일반 모델, 256GB, 공통 지원금, 통신사 이동, 10만원대 요금제, 1만~3만원대 부가서비스 유지 기준) 판매 조건으로 60만원대 고객 부담금을 제시했습니다. 통신 3사 아이폰17 모델의 부담금 차이는 수만원 수준으로, 지원금 규모가 크게 벗어나지 않았는데요. 폴드7 모델 역시 통신사별 차이는 110만원대 중반에서 120만원대 초반에 이르며 최대 10만원 수준에 그쳤습니다. 
 
영등포 인근 B판매점에서도 같은 조건으로 아이폰17의 고객 부담금이 60만원 수준으로 책정됐고, 폴드7 모델도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110만원대 초반 가격대가 형성됐습니다. 갤럭시S25 모델 역시 매장별로 차이는 있었으나, 이통사별 차이는 뚜렷하지 않았습니다. 
 
한 성지 매장 판매자는 "최근 들어서는 공격적인 보조금 경쟁이 보이진 않는 상황"이라며 "한때 KT가 보조금을 높게 제시한 적이 있긴 했으나 최근에는 잠잠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다른 판매자는 "통신사 국정감사를 최근 진행하면서 지나친 보조금 경쟁은 자제하는 분위기로 보인다"며 "지난주만 하더라도 아이폰16, 갤럭시S24 모델의 특가 판매가 이어졌으나, 이번주는 지원금 축소로 같은 가격에 팔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짚었습니다. 
 
다만 일부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특정 통신사 모델의 가격대가 일부 높게 책정되는 경우도 있었는데요. 대표적인 오프라인 매장인 서울 신도림 테크노마트에서는 재고부족, 지원금 축소 등을 이유로 KT와 LG유플러스 모델을 취급하는 매장이 주를 이뤘습니다. 
 
테크노마트 A매장에서는 SK텔레콤 아이폰17 모델에 소비자 부담금 85만원을 제시한 가운데, KT, LG유플러스 모델에는 68만원을 판매 조건으로 언급했는데요, 폴드7 모델과 갤럭시S25 모델도 다른 통신사 대비 20만원 정도 SK텔레콤이 높게 책정됐습니다. 
 
테크노마트 B매장에서는 재고부족을 이유로 들며 KT와 LG유플러스 모델의 가격만 제시했습니다. LG유플러스는 각각 63만원과 116만원, KT는 68만원과 121만원으로 안내했는데요. SK텔레콤 모델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균등한 보조금 규모를 유지했습니다. 
 
이에 한 테크노마트 판매자는 "다른 통신사가 지원금을 늘렸다기보단 SK텔레콤이 줄인 상황"이라며 "최근까지 시장을 흔들 만한 정도의 지원금 살포는 없어 전반적인 분위기는 대체로 차분하다"고 답했습니다. 
 
현장 분위기로 미뤄볼 때, 현재 국정감사가 진행 중인 만큼 통신사들이 불필요한 논란을 피하기 위해 공격적인 보조금 경쟁을 자제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다만 통신업계 관계자들은 이같은 시장 상황이 국감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인데요.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최근 보조금 수준이 3사 모두 비슷해진 것은 시장 상황과 제조사 협의 등 여러 요인이 맞물린 결과"라며 "국정감사 이슈가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기보다는 세 통신사 모두가 비슷한 시기에 여러 이슈를 겪고 있어 조심스러운 기류가 형성된 것이 시장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신도림 테크노마트 9층 휴대폰 매장 구역. (사진=뉴스토마토)
 
박재연 기자 damgom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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