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희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0% 수준에서 3연속 동결했습니다.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금리 인하 필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가계부채 부담과 부동산시장 불안이 확대되고 있고, 원·달러환율이 1430원 안팎까지 출렁이는 등 대내외적인 환경을 고려해 금리를 동결한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도 떨어지지 않는 집값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재명정부는 6·27 부동산 대책 이후에도 부동산 가격이 내려오지 않자 9·7 대책, 10·15 대책 등 연달아 규제를 내놓았는데요. 이런 상황에 금리를 내리면 부동산 가격을 다시 부추길 수 있어 신중히 움직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미국발 불확실성도 금리 인하의 부담 요인입니다.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 사태 이후 지난 15일 발표 예정이던 9월 소비자물가지수가 금통위 이후인 24일로 연기됐습니다. 미국 경기 상황을 판단할 핵심 지표 없이 금리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미국 관세 협상 불확실성 등에 최근 불안한 원·달러 환율 흐름도 금리 동결에 무게를 실었습니다. 지난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는 1431.0원으로, 4월29일(1437.3원) 이후 5개월 반 만에 처음 주간 종가 기준으로 1430원대에 다시 올라섰습니다. 이후로도 뚜렷하게 떨어지지 않고 1420~1430원대에서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이창용 총재도 지난 2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 통화 정책과 관련해 "한은 입장에서는 유동성을 늘려서 부동산 시장에 불을 지피지 역할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수도권 주택시장이 다소 진정됐다가 9월 이후 서울을 중심으로 다시 과열 조짐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금리 동결 역시 이러한 의견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3일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2.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사진=한국은행)
이재희 기자 nowh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