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약품산업, 생산 규모 대비 부가가치·고용 창출 높아
같은 금액 국가첨단전략산업 투자 시, 경제적 효과 가장 높아
2025-10-21 13:58:21 2025-10-21 14:05:24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위치한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사진=한국제약바이오협회)
 
[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한국 의약품산업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다른 국가첨단전략산업에 비해 생산 규모는 작지만, 각 산업별 같은 금액 투자 시 부가가치와 고용 창출 효과가 가장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또한 제네릭의약품 활성화는 국내 감염병 대응력 강화, 건강보험 재정 효율화, 의약품 접근성 제고 등 다방면에서 공공의료 시스템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21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창립 80주년을 맞아 진행한 연구 용역 결과에 따르면 의약품산업은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에 비해 산업 규모가 절대적으로 적어 각 산업별 생산액의 1% 투자 증가를 전제할 경우 경제적 효과는 적을 수밖에 없지만 같은 금액을 투자한다고 가정하면 결과는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구체적으로 각 산업별로 5000억원의 재원이 투입될 경우 창출되는 부가가치유발효과는 2022년 한국은행 계수 기준 3600억원으로 반도체, 디스플레이 산업 대비 약 1.22배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고용유발효과는 2055명으로 반도체 산업의 2.6배, 디스플레이 산업의 1.26배나 높은 고용 효과를 유발했습니다. 
 
이번 결과는 산업정책 전문 국책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이 협회의 의뢰로 실시한 '한국 제약바이오산업의 성과 및 발전방향 연구'를 통해 나타났습니다. 연구원은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의 실태와 성과를 객관적·정량적으로 분석, 주요 의약품의 경제적·사회 후생적 파급 효과를 평가하고 미래 산업 발전 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제시한 2020년과 2022년 산업연관표를 이용, 반도체·디스플레이·의약품 등 3개 국가첨단전략산업 간의 연관관계를 수량적으로 분석한 결과 부가가치 및 고용 유발효과에선 의약품산업이 가장 높았습니다. 한국은행 산업연관표에서 계수 확인이 불가능한 이차전지산업을 제외하고 3개 국가첨단전략산업간 비교를 한 결과 생산유발효과는 디스플레이-의약품-반도체 순이었습니다. 
 
연구 보고서는 또 주요 국가들이 의료재정 건전성 강화를 위해 제네릭의약품 사용 권장 등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점에 착안해 흔히 독감으로 통칭되는 인플루엔자의 대표적 오리지널 의약품인 타미플루 사례 분석을 통해 제네릭 의약품 출시 이후 의료 재정 절감에 기여하는 효과를 분석하고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했습니다. 
 
특히 2017년부터 2024년까지 독감 유행기에 제네릭 의약품 공급 확대를 통해 국민 진료 접근성과 치료 기회 등 편익이 증대하고 재정 부담 완화에 기여한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제네릭 의약품이 국내 감염병 대응력 강화, 건강보험 재정 효율화, 의약품 접근성 제고 등 다방면에서 공공의료 시스템에 실질적으로 기여한다고 밝혔습니다. 
 
국내 개발 신약의 사회적 후생 효과 창출
 
보고서는 이와 함께 한국 제약바이오산업이 백신을 통해 자국민의 건강 증진은 도모함은 물론 백신을 개발도상국과 저소득국가에 안정적으로 조달·공급해 전염병 예방과 국제 공중보건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도 짚었습니다. 
 
2023년 국내 백신 시장 유통 총액은 5060억원으로, 2019년 대비 약 52% 증가했습니다. 이 중 국내 생산실적은 3219억원으로, 5년간 연평균 16.3% 성장했습니다. 또한, 국내 예방접종 대상 백신의 자급률은 2019년 52.8%에서 2023년 63.6%로 증가했습니다. 
 
다만 22개 예방접종 백신 중 11개는 여전히 전략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국산화 개발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에 대해 국내 주요 백신 제조사들이 WHO PQ(사전적격성평가) 인증 확보, 국제 조달시장 진출, 자체 개발 제품의 수출을 통해 국제 공중보건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습니다. 관련 사례로 지씨플루로 누적 3억도즈 이상 공급한 GC녹십자와 세계 유일의 콜레라 백신 공급 기업으로 WHO·유니세프에 독점 납품한 유바이오로직스, 스카이코비원 개발로 WHO 긴급 사용 승인 백신 목록 등재 및 글로벌 파트너십(CEPI, BMGF 등) 구축에 성공한 SK바이오사이언스 등을 꼽았습니다. 
 
정지은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고부가가치 창출과 고용 확대에 기여하는 제약바이오산업이 국민 건강 증진과 공공 재정 절감에도 기여하는 가치가 큰 만큼 중장기적 관점에서의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정 부연구위원은 "백신·희귀난치병치료제·원료의약품 등 수익성은 낮지만 공공성이 높은 분야에 대해 기술 성과 확보와 공동 개발을 지원해 기업들의 혁신과 생산을 유인할 수 있도록 적절한 보상체계나 우대 제도 마련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의약품·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연관표 계수. (자료=한국제약바이오협회)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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