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자산시장 대폭발…지금 경계할 것들은?
주가 상승만큼 변동성도 확대…금·ELS·레버리지 경계해야
배당 만들던 커버드콜, 손실 확대 주범 역할도
2025-10-18 06:00:00 2025-10-18 06:0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전 세계가, 모든 자산이 신고가 랠리로 뜨겁습니다. 아무것도 손에 든 게 없는 사람은 조바심 날 만합니다. 하지만 이럴 때 아무거나 잡았다간 이익은커녕 큰 손실을 떠안을 수 있습니다. 요즘 같은 때 금 현물, 주가연계증권(ELS), 커버드콜 상장지수펀드(ETF), 레버리지 ETF 등은 경계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다고 현금을 그대로 들고 있는 것도 위험하긴 마찬가지입니다. 
 
금 현물 ‘김프’ 확대 중
 
금값이 연일 미친 듯이 오르고 있습니다. 국제 금 시세가 트로이온스당 3000달러를 돌파한 것이 올 3월이었는데 지난 7일 기어코 4000달러를 넘어섰고 열흘 만에 다시 4400달러에 다가섰습니다. 상승 기울기가 가팔라 이달 안에 5000달러를 넘는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아 보입니다. 
 
금리 하락 전환, 미국 등의 부채 증가, 미국과 주요 교역국들 사이의 갈등, 끝나지 않는 전쟁 등 금 가격을 올린 주범들은 여전합니다. 온갖 변동성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알 수 없어 이제라도 금을 사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마음이 들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금값 랠리가 과열 양상임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당연히 글로벌 투기 자금도 상당액 유입됐을 가능성이 큽니다. 거품이 꺼질 경우 급등 폭에 비례해 청산 자금도 상당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렇게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신규 진입은 도박과 다름없습니다. 지금의 금 투자는 이미 금 관련 상품을 갖고 있는 보유자들의 영역으로 언제까지 보유할지의 문제이지 신규 투자 시기를 잴 생황은 아닙니다. 
 
특히 한국거래소를 통해 금 현물을 매수하는 경우 더욱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거래소의 금 현물과 미니 금 현물은 1그램 단위로 거래할 수 있지만, 현재 시세는 국제 금 선물가격을 크게 웃돌고 있습니다. 국제 금 선물가격에 환율을 반영해 환산할 경우 한국거래소 금 현물가격엔 15%가 넘는 웃돈이 붙은 상태입니다.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입니다. 최근 그 괴리율이 확대 중입니다. 올해 중반만 해도 국제 시세와 비슷했고 더 쌌던 시기도 있음을 감안해야 합니다. 
 
(사진=뉴시스)
 
굳이 높은 가격대에서 ELS를?
 
신고가 랠리 중에 주식을 매수하는 데는 부담이 따릅니다. 그래서 지수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러나 지수형 ELS를 투자하기엔 좋은 시기가 아닙니다. 떠안는 위험에 비해 기대수익이 크지 않고 주가 하락 시 대응도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현재 ELS가 기초 지수로 삼는 주요국들의 증시는 모두 불장입니다. 미국은 물론 유럽의 유로스톡스50, 일본 니케이225, 중국 항셍차이나(H) 지수 등은 사상 최고가 랠리 중이거나 최고가에 근접한 상황입니다. 
 
이렇게 지수대가 높은 영역에서 ELS에 가입하는 건, 기대할 수 있는 이익에 비해 위험을 크게 부담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대다수 지수형 ELS 상품의 만기는 2년 6개월에서 3년으로 길게 설정되며, 조기상환을 위한 중간평가 주기도 6개월 안팎입니다. 
 
하지만 내일 무슨 일이 벌어질지 예측하기도 힘든 요즘 같은 시기에 6개월 뒤 증시가 어떨지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상당한 위험을 떠안아야 하는 것인데요. 그에 비하면 연 10%를 밑도는 기대수익률은 충분하지 않습니다. 
 
지수형 ELS는 시장이 충분히 저평가됐다고 판단될 때, 혹은 ‘여기에서 더 떨어질 것도 없겠다’는 인식이 퍼질 정도로 증시 낙폭이 크거나 약세장이 오래 지속될 때 가입하는 것이 좋습니다. 개별 기업은 망할 수 있어도 주가지수가 부도 나는 경우는 없기 때문입니다. 
 
지수형 ELS가 이런데 개별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한 ELS는 두말할 필요 없습니다. 피하는 것이 상책입니다. 
 
커버드콜, 작은 것 탐하다 큰 코 다친다
 
지난해와 올해 국내 증시에 커버드콜 ETF 종목들이 배당을 앞세워 대거 상장했습니다. 커버드콜 ETF는 기초 지수가 천천히 오르거나 제자리를 맴돌 때, 콜옵션을 매도해 작은 차익을 계속 쌓는 운용을 합니다. 높은 배당은 이 차익을 돌려준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커버드콜도 지수의 낙폭이 커지는 국면에선 주가 하락으로 발생한 손실에 콜옵션 매수자가 넘긴 위험까지 떠안아 손실이 극대화된다는 단점이 명확합니다. 실제로 지난해 여름 일부 커버드콜 ETF 상품들이 기초자산 가격 급락에 주가가 추풍낙엽처럼 하락한 사례가 있습니다. 
 
이런 시기엔 단순하게 대표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선택하는 것이 낫습니다. 추가로 일정 수준의 현금흐름을 원한다면 배당 ETF 또는 채권 자산을 활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레버리지 ETF, 변동성 파도는 선수의 몫
 
기초자산의 변동성을 두 배, 세 배로 적극 활용하는 레버리지 ETF 거래량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주가 하락률의 두 배를 기대하며 매수하는 ‘곱버스’가 개인의 전유물처럼 보일 정도입니다. 
 
서퍼들이 큰 파도를 기다리는 것처럼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면 노련한 주식시장의 선수들이 레버리지 상품을 활용해 변동성 파도에 올라타려고 몰립니다. 하지만 레버리지 투자는 어디까지나 선수의 영역. 일반 초심자들이 큰 파도에 몸을 실었다간 해변 바위에 내리꽂히는 큰 사고를 당할 수 있습니다. 변동성이 확대된 시기에 레버리지 상품은 매우 위험합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현금, 지키는 자산 아니야
 
한국은행에 따르면, 통화량(M2)은 2015년 말 2247조원에서 지난 8월 말 4417조원으로 10년 사이 두 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10년 사이 자산 가격이 두 배로 올랐어도 실질 가치는 제자리란 뜻입니다. 
 
그러므로 10년 동안 집값이 두 배로 뛰었다고 좋아할 건 아닙니다. 만약 그 10년 동안 현금으로만 들고 있던 누군가가 있다면, 그의 실질 자산가치는 반으로 줄어든 것과 같습니다. 
 
유동성이 폭발하는 시장에서 현금을 그대로 보유하는 것은 절대로 자산 지키기가 아닙니다. 통화 증가율을 넘어설 정도의 수익률로 자산을 운용해야 합니다. 10년에 두 배로 키우려면 연평균 7.2%의 수익률을 유지해야 합니다. 국채나 은행 예금으론 턱없이 부족합니다. 주식, 부동산 등 위험자산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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