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사망보험금 대전환)①종신보험, 사후보장 넘어 '생전활용'으로 진화
사후 보험금 지급에서 생전 연금 지급으로 전환 기능 추가
금융위서 TF 통해 '제도성 특약' 마련…이달 말 출시 전망
과거 가입자 아닌 신규 고객 대상으로 한 신상품도 나와
2025-10-20 06:00:00 2025-10-20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10월 16일 14:28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종신보험의 사망보험금 개념이 급격히 바뀌고 있다. 피보험자가 생전에 보험금을 연금처럼 받을 수 있는 유동화 제도가 이달부터 시행되고, 사망보험금 청구권을 신탁 형태로 운용하는 사례도 빠르게 확산 중이다. 사망 후 유족에게 지급되는 정형화된 구조가 흔들리면서 보험사들은 새로운 활용 모델을 놓고 치열한 경쟁에 나서고 있다. 대형사뿐 아니라 중소형사까지 생존·사후 자금 운용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 마련에 분주하다. <IB토마토>는 사망보험금의 변화 흐름과 시장 전략, 제도적 쟁점, 향후 과제를 종합적으로 짚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사망보험금을 사후 지급이 아닌 생전 연금 형태로 유동화하는 제도가 본격 시행된다. 가입 기간이 10년 넘은 종신보험에 대해 연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 상품(제도성 특약)이 이달 말 마련될 예정이다. 이와는 별도로, 과거 가입자가 아닌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신상품이 출시되고 있다. 종신보험이 상품 구조적으로 큰 변화를 맞는 모습이다.
 
사망보험금, 생전에 연금으로 쓴다
 
사망보험금 유동화 제도는 생명보험사 종신보험 상품에서 발생하는 보험금을 피보험자가 생전에 미리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 골자다. 본래 사망보험금은 피보험자 사후에 지급된다. 종신보험 자체가 가입자 사망 시 남겨진 가족의 안정적인 생활을 돕는 목적의 상품이기 때문이다. 유동화 제도는 사후 지급 전까지 묶여 있어야 할 사망보험금의 현금성을 높여준 셈이다.
 
유동화는 구체적으로 사망보험금을 담보로 잡고 ‘연금’ 형태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이달부터 출시되는 상품은 연 단위 지급형으로 먼저 나오고, 내년 초부터는 월 단위 지급형 상품도 추가적으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사진=금융위원회)
 
제도를 활용하려면 종신보험 계약에서 네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이는 ▲사망보험금 9억원 이하의 금리확정형 ▲보험료 납입 기간이 10년 이상이며 완료된 상태 ▲보험계약자와 피보험자 동일 ▲보험계약대출 잔액 없는 월 적립식 등이다. 해당 요건을 만족하고 신청 시점에서 연령이 만 55세 이상인 계약자는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
 
보험금을 유동화할 수 있는 비율은 최대 90%이며, 이 범위 안에서 가입자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유동화 개시로 받아 가는 지급금 총액(연금 총수령액)은 가입자가 그동안 납입한 보험료의 100%를 넘도록 설정된다. 연금 전환 과정에서 손실이 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다.
 
금융당국 자료에 의하면 30세 남자가 보험료 8만7000원을 20년 동안 총 2088만원 납입하고 사망보험금 1억원의 계약을 보유하고 있다면, 70% 유동화로 55세부터 연금을 받을 시 총 3274만원을 수령할 수 있다. 연수령으로 따지면 164만원이다. 연금 외에 잔여 사망보험금 3000만원은 별도로 남는다.
 
사망보험금 유동화 비율(70%)에 따른 금액(7000만원)보다 실제 수령액(3274억원)이 적게 형성되는데, 이는 유동화 금액이 단순히 비율 적용으로 감액된 사망보험금 자체가 아니라 그에 상응하는 환급금을 지급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각 수령 시점별 현재가치 할인 효과 등이 반영된다.
 
사망보험금이 같더라도 가입한 개별 상품 예정이율과 적립금에 따라 환급금은 달라진다. 결과적으로 유동화 금액이자 연금의 실제 수령액은 유동화 설정 비율, 가입한 종신보험의 예정이율과 그동안의 적립금 규모, 유동화 개시 연령 등에 의해 천차만별이다.  
 
 
과거 가입자 아닌 신규 고객용 상품도 출시
 
사망보험금 유동화 상품은 삼성생명(032830), 한화생명(088350), 교보생명, 신한라이프, KB라이프 등 5개 생명보험사에서 우선 출시된다. 금융당국은 해당 보험사들과 함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상품을 준비 중이다. 10월 말쯤 나올 전망이다.
 
금융당국에서 추산한 사망보험금 유동화 대상계약은 지난해 말 기준 약 75만9000건이며 보험금으로는 35조4000억원 정도다.
 
다만 TF가 주요 보험사와 마련하는 이번 상품은 새로운 상품이라기보단 일종의 서비스 개념에 가깝다. 대상계약 조건 중 하나가 보험료 납입 완료 10년 이상이기 때문이다. 최소 10년 이전에 종신보험에 가입한 피보험자만 대상인 셈이다. 즉 기존 상품에 대한 제도성 특약에 해당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금융위 TF를 통해 가이드라인이 마련됐기 때문에 조건은 보험사 모두 동일하고, 특약 성격인 만큼 개별 보험사의 차별성도 많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서비스 신청 편의성 등에서는 보험사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과거 가입자가 아니라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사망보험금 유동화’ 컨셉을 내세운 신상품은 최근 한화생명에서 단독 출시됐다. 한화생명은 이달 초 ‘하나로H종신보험’을 내놨는데, 사망 보장을 유지하면서 연금 기능을 더욱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사망보험금 유동화 제도가 본격화되고 해당 서비스에 대한 금융소비자 수요가 높은 만큼 관련 내용을 특별히 강조하는 별개 신상품이 계속 나올 것으로 보인다.
 
생명보험사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종신보험은 보험금이 사후 지급인 만큼 회의적인 시각이 따를 수 있는데, 사망보험금 유동화에 대해서는 긍정적 편”이라며 “이러한 니즈는 누구나 다 가지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매력적으로 구조화한 상품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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