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시간당 55억 벌었다…반도체 업고 질주
매출액 분기 최고…영업익, 전년비 31.8% 뛰어
AI발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에 HBM ‘쌍끌이’
2025-10-14 14:59:12 2025-10-14 16:16:45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에만 시간당 54억8000만원을 벌어들이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습니다. 잠정 매출액은 1년 전보다 8.72% 늘어난 86조원으로 분기 매출이 80조원을 넘어선 것은 사상 처음입니다. 인공지능(AI) 시대 개화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 증가와 파운드리(위탁생산) 가동률 상승이 실적 호조를 이끈 것으로 분석됩니다. 
 
삼성전자 서초 사옥. (사진=뉴시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2조1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습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9조1800억원)에 견줘 31.81% 증가했습니다. 이는 시장 전망치(10조원)를 크게 웃도는 실적입니다. 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대를 회복한 것은 작년 2분기(10조4400억원) 이후 15개월 만이며, 3분기 기준으로는 2022년 이후 3년만입니다. 
 
영업이익 잠정치를 분기 일수(92일)로 나누면 하루에 약 1315억2174만원을 벌어들인 셈으로 시간당 따지면 54억8000만원에 달합니다. 잠정 매출액은 86조원으로 1년 전보다 8.72% 늘어 분기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이 80조원을 넘어서면서 삼성전자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습니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 중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해 ‘반도체 실적 풍향계’로 불리는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회계연도 4분기(6∼8월) 영업이익이 39억6000만달러(5조6540억원)였고 전자업계 쌍두마차인 LG전자가 전일 잠정실적 발표에서 6889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놨다는 점을 고려하면 삼성전자의 실적 호조는 더욱 부각됩니다. 
 
사업 부문별 성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호실적은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주도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증권가에서는 DS부문의 영업이익이 6~7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올해 3분기 들어 범용 D램(RAM)인 DDR4가 DDR5보다 비싸지는 가격 역전 현상이 발생하면서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 까닭입니다. 시장조사 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PC용 D램 범용 제품(DDR4 8Gb 1Gx8)의 평균 고정거래 가격은 6.3달러로, 6년8개월 만에 6달러 벽을 넘었습니다. 
 
(표=뉴스토마토)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의 경쟁력도 회복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삼성전자는 아직 엔비디아에 최신 HBM3E 12단 제품을 본격 공급하지 못하고 있지만, AMD이나 브로드컴 등을 고객사로 확보하며 HBM 출하량을 늘렸습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HBM 사업 정상화’를 목표로 내세우며 HBM3E 판매량을 90% 후반까지 높일 계획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이 밖에 아픈 손가락으로 꼽히던 파운드리 부문도 지난 2분기 말부터 가동률을 회복하며 적자를 축소한데다 폴더블 스마트폰 판매 호조도 실적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원화 약세 기조 속 AI 반도체 투자 강화로 일반 서버 수요가 살아나고 있고, 엔비디아 신기술 도입으로 그래픽D램(GDDR), 저전력D램(LPDDR)의 가치가 올라갔다”며 “낸드(NAND)는 전분기 적자에서 턴어라운드에 성공하며 일부 재고평가손실을 인식했고, 모바일경험(MX)은 모바일 제품 차별화 기조 속 판매 확대가 강하게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평했습니다. 
 
한편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어닝 시즌 축포를 터트리면서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계 실적에도 장밋빛 전망을 내놓는 분위기입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D램 출하 강세와 생산 증가 여력 제한은 재고의 재차 하락을 의미한다”며 “공급 부족 심화는 HBM 가격 협상에 있어 공급자들에게 우호적 환경으로, 이는 메모리 전망치 상향의 근거가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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