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송상근 "보호무역 속 '협력의 열쇠'…항만 연대"
송상근 부산항만공사 사장 현장 인터뷰
국제항만컨퍼런스(BIPC)서 '협력' 해답 제시
'디지털 전환과 탈탄소화'…협력 시범 모델
항만 개선 전략 '포트콜 옵티마이제이션'
글로벌 협력 '그린 쉬핑 코리도'에 고삐
2025-09-23 18:00:00 2025-09-23 18:02:51
[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부산항만공사(BPA)가 주최하고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이 후원하는 제13회 부산국제항만컨퍼런스(BIPC)에서는 세계 항만이 직면한 도전을 풀어낼 핵심 해법으로 '디지털 전환과 탈탄소화'를 향한 협력이 강조됐습니다. BIPC 2024가 '격변과 불확실성 속에 항만들이 협력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 반면, 올해 BIPC 2025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무엇을, 어떻게 협력할 것인가'라는 실질적 해답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는 냈습니다. 
 
즉, 실질적 해법을 위한 글로벌 리더십 강화와 협력이 제시된 자리로 평가됩니다. 관건은 세계 항만의 실험실이자 선도 모델을 향한 구체화 작업입니다. 이번 콘퍼런스에서 논의한 성과를 실행 가능한 협력 모델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세계 항만 속 부산항의 전략적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송상근 부산항만공사(BPA) 사장이 23일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에서 개막한 '제13회 부산국제항만컨퍼런스(BIPC) 2025'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BPA)
 
포트콜 옵티마이제이션 등 협력 모델 제시
 
23일 BIPC 2025에서 만난 송상근 BPA 사장은 "'포트콜 옵티마이제이션(Port Call Optimization)·그린 쉬핑 코리도(Green Shipping Corridor)' 협력의 시범 모델"을 해법으로 제시했습니다. 
 
포트콜 옵티마이제이션은 항만 방문 때 선박의 효율적 운영과 대기 시간 단축을 위한 데이터 품질, 실시간 정보 공유 등을 개선하는 전략을 말합니다. 그린 쉬핑 코리도의 경우는 특정 해상 항로의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하기 위한 친환경 해운 설계의 글로벌 협력 이니셔티브를 의미합니다. 탈탄소화 기술, 친환경 연료 도입, 효율적인 운항 관행을 통한 해운업의 지속가능성 강화가 대표적입니다. 
 
송상근 사장은 <뉴스토마토>의 물음에 "관세 불확실성, 글로벌 공급망 혼란 등 복합 위기 상황에서 항만의 물동량은 도전을 피할 수 없다"며 "이를 돌파할 해법은 결국 항만 간 협력에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구체적 협력 과제 중 하나인 포트콜 옵티마이제이션과 관련해서는 선박이 기항하는 과정에 항만 간 데이터를 실시간 공유, 입출항 일정을 최적화하는 프로젝트로 탄소 배출 절감과 운항 효율화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아울러 그린 쉬핑 코리도는 주요 항만을 잇는 친환경 선박 항로를 공동 조성하는 모델로 선박과 항만 차원에서 동시에 탄소를 줄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송 사장은 "부산항에 입항하기 전 함부르크, LA 등에서 출발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다면 선박 속도를 조절하고 대기 시간을 줄여 탄소 감축에 기여할 수 있다"며 "이는 어느 한 항만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고 글로벌 협력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송상근 부산항만공사(BPA) 사장이 23일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에서 개막한 '제13회 부산국제항만컨퍼런스(BIPC) 2025'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BPA)
 
항만 연대 필요성…디지털 전환·탈탄소화
 
특히 보호무역주의 확산은 항만 연대의 필요성이 더 커지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올해 2월 제8대 BPA 사장으로 취임한 후 첫 BIPC 포문을 연 송상근 사장은 전 세계 항만에 전하는 핵심 메시지로 '협력과 지속가능성'의 닻을 올린 바 있습니다. 
 
송 사장은 BIPC 행사 전 사전 인터뷰를 통해 최근 미국의 관세정책을 기점으로 자유무역주의 원칙이 흔들리고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는 상황을 지적하며 "곧 글로벌 교역량 축소와 물동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이어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항만들은 디지털 전환과 탈탄소화라는 공통의 과제를 중심으로 협력해야 한다"며 BIPC가 '논의의 장' 기능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더욱이 아시아개발은행(ADB)과의 금융 지원 및 기술 협력 프로그램을 언급하는 등 신흥국 항만도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연대 체제의 강화를 강조했습니다. 
 
이뿐만 아닙니다. 디지털 전환을 선언한 부산항의 리더십 확보도 눈에 띕니다. 세계 항만이 지정학적 갈등·탈탄소·디지털 전환이라는 복합 과제에 직면한 가운데 부산항이 발휘할 리더십으로 부산항의 지리적 강점과 디지털 성과를 내비치고 있는 겁니다. 
 
대표적인 디지털 성과로는 블록체인 기반의 항만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인 '체인포털(ChainPortal)'이 있습니다.
 
전자인수도증(e-slip), 트럭예약시스템(VBS), 환적운송지원시스템(TSS)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춘 이 플랫폼은 세계은행과 국제항만협회(IAPH)에서 우수 사례로 꼽힙니다. 부산항은 함부르크항 주도의 체인포트(ChainPORT), 로테르담항이 이끄는 포트콜 옵티마이제이션 협의체(PCO)에도 적극 참여하는 등 국제 표준화에 기여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송상근 부산항만공사(BPA) 사장이 23일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에서 개막한 '제13회 부산국제항만컨퍼런스(BIPC) 2025'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BPA)
 
"선언적 구호 아닌 구체적 성과"
 
관건은 디지털 전환을 앞세운 글로벌 물류 효율의 실질적 향상과 디지털 전환 가시화를 통한 국제적 리더십 입증입니다. '메시지'만으로는 세계적 리더십이 확보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송 사장은 이날 기조연설을 통해 "2050 온실가스 배출 제로라는 IMO(국제해사기구)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친환경 연료 사용, 육상 전원 공급, 친환경 항만 인프라 구축, 항만의 에너지 허브화와 같은 과제들은 더 이상 선언적 구호가 아닌 구체적 성과로 이어져야 할 현실적 과제가 됐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논의에서 나올 통찰과 제안들이 각자의 현장에서 국제적인 변화로 이어지고 지속적인 국제 협력의 토대가 되기를 기대한다"며 "BIPC가 전 세계 항만들이 경험을 나누고 혁신을 실행으로 옮기는 독보적 협력 플랫폼으로 발전해 나가도록 각국 항만 리더들과 더욱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부산항만공사(BPA)가 주최하는 제13회 부산국제항만컨퍼런스(Busan International Port Conference·BIPC)가 23일부터 이틀간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에서 열리고 있다. (사진=BPA)
 
부산=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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