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지마켓 기업결합 '승인'…쿠팡·네이버 2강 구도 '균열'
중국발 직구 60% 육박…합작사 성장 잠재력↑
2025-09-18 17:53:54 2025-09-18 18:05:18
[뉴스토마토 유지웅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의 기업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했습니다. 국내 온라인쇼핑 거래액의 40%대를 차지하고 있는 '쿠팡·네이버' 양강 체제에 균열이 예고됩니다. 다만 지마켓의 '국내 소비자 데이터'와 알리의 '글로벌 데이터' 결합을 제한하는 조건이 붙으면서, 즉각적인 판도 변화에는 제약이 따를 전망입니다. 
 
알리익스프레스와 지마켓. (사진=오픈AI)
 
3년간 데이터 상호 이용 금지…"해외직구 시장 경쟁 제한 우려"
 
공정위는 18일 신세계와 알리바바그룹이 공동 설립한 합작법인 '그랜드오푸스홀딩'이 지마켓(G마켓·옥션)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를 지분 100%를 보유하는 안건을 승인했습니다. 지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가 새 합작법인 아래 한 식구가 되는 셈입니다. 
 
공정위는 '국내 온라인 해외직구 시장'을 심사 초점으로 삼았습니다. 두 플랫폼의 소비자 데이터가 결합 경우, 이용자 쏠림 현상이 심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마켓은 5000만명 이상의 국내 소비자 정보, 알리익스프레스는 전 세계에서 누적한 구매·평점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런 데이터는 각국 소비자의 선호·트렌드를 드러내는데, 여기에 알리바바 그룹의 클라우드·인공지능(AI) 분석 능력이 결합하면 경쟁사 진입이 어려워질 수 있는 분석입니다. 
 
공정위는 이러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양사에 3년간 유효하고 연장할 수 있는 시정명령을 부과했습니다. 주요 내용은 △지마켓·옥션과 알리익스프레스를 각각 독립적으로 운영 △국내 소비자 데이터를 기술적으로 분리 △국내 온라인 해외직구 시장에서 상대방의 소비자 데이터를 활용하지 않도록 하는 것 등입니다. 
 
한국 거점 확보한 알리바바…"해외직구 1위+로컬 판매자 결합"
 
업계에서는 쿠팡·네이버의 양강 구도가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이커머스 거래액 242조원을 기준으로 쿠팡과 네이버의 점유율은 각각 22.7%, 20.7%였습니다. 
 
쿠팡은 로켓배송을 기반으로 한 물류 경쟁력을, 네이버는 검색·쇼핑 생태계와 충성 고객을 무기로 삼고 있습니다. 최근 네이버는 컬리와 새벽배송 제휴를 맺고 '컬리N마트'를 출시하는 등 공세를 강화했습니다. 
 
이에 맞서 지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도 각자의 강점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지마켓은 국내 오픈마켓을 기반으로 판매자 네트워크와 상품 풀을 확보하고 있으며, 알리익스프레스는 초저가·다품종 전략으로 국내 해외직구 시장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알리바바 그룹이 보유한 글로벌 물류망과 마케팅 자원은 지마켓 입점 판매자들에게 해외 판로를 넓힐 기회를 제공합니다. 공정위도 이번 결합이 국내 판매자의 역직구(해외 직접판매)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봤습니다. 
  
소비자는 해외직구를 제외한 영역에서 개인정보에 동의하면 양사 플랫폼에서 서로의 상품을 구매할 수 있어, 알리익스프레스는 국내 소비자의 구매 이력 등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여기에 단순한 해외직구 채널을 넘어 한국 내 신뢰할 수 있는 플랫폼을 등에 업음으로써, 장기적으로 브랜드 영향력을 키울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입니다. 
 
해외직구 시장 확대는 합작사에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입니다. 지난해 전체 해외직구 금액은 7조9583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이 가운데 중국발 직구액은 4조7772억원으로 전년보다 48% 늘었습니다. 전체 해외직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60%에 달해, 알리익스프레스를 보유한 합작사의 성장 잠재력을 더 키우는 요인입니다. 
 
유지웅 기자 wisem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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