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슬롭 덮친 쇼츠 생태계…가짜·저품질·정치 활용 논란
AI 합성 영상, 한국 주간 조회수 1위…폭발적 성장세
구글 'Veo2·드림스크린' 도입…명령어 넣으면 누구나 영상 제작
저품질·가짜뉴스 확산 우려…유튜브, AI 표기 의무화
정치권도 AI 쇼츠 활용…규제 공백 속 사회적 파장 발생 가능성도
2025-09-02 14:03:07 2025-09-02 14:51:20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유튜브 쇼츠 생태계가 인공지능(AI)으로 제작된 이른바 'AI 슬롭(찌꺼기)' 영상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AI 합성물이 한국 주간 조회수 1위를 차지하고 신규 채널이 폭발적으로 성장 중인데요. 동시에 저품질 콘텐츠, 가짜뉴스 생산 및 정치적 활용에 대한 우려 등 새로운 논란거리를 낳고 있습니다. 
 
데이터 분석 업체 플레이보드에 따르면 8월25일부터 31일까지 기간 동안 한국 주간 숏츠 조회수 1위는 채널 '신비한 동물 사전', 2위는 '야생의 세계', 3위는 'BEAST FRAME'입니다. 해당 채널은 모두 동물을 소재로 한 AI 제작 영상을 올리는 채널입니다. 주간 조회수 탑10 안에 세 채널 영상만 7개가 올랐으며 1위를 기록한 영상은 주간 조회수 2억561만회를 기록했습니다. 
 
또한 '10초 영어회화' 채널은 한국 할머니와 외국인이 영어를 주고받는 AI 합성 영상을 앞세워 채널 개설 한 달여 만에 구독자 7만명, 누적 조회수 1600만회를 기록했습니다. 
 
이처럼 최근 유튜브에는 AI로 제작된 영상이 빠르게 소비되고 있습니다. AI 기술 발달로 영상 제작이 용이해지면서 영상 소비 패턴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겁니다. 특히 구글 딥마인드는 'Veo 2' 모델과 'Dream Screen' 기능을 쇼츠에 도입해 이목을 끌었는데요. 이용자가 프롬프트를 입력하기만 하면 즉시 영상 클립을 생성할 수 있어 AI 숏츠 영상 제작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정치권도 AI 쇼츠 흐름에 뛰어들었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흑인 남성과 한국 할머니 영어 쇼츠 열풍을 언급하며 직접 만든 16초짜리 AI 쇼츠 영상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이 대표는 "정치 이슈를 쉽고 재미있게 풀겠다"며 정치·시사 관련 AI 쇼츠 활용을 예고했습니다. 
 
반면 손쉬운 제작 환경이 저품질·가짜 콘텐츠 양산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키웁니다. AI 제작 영상들은 실제 영상이 아니다 보니 조작된 정보를 넣기 유리합니다. 실제 최근 경복궁에 물개가 떠다니는 가짜 영상이 확산되기도 했습니다. 광고·스팸 영상 제작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이용자들은 콘텐츠의 진위 여부를 따지기보단 재미에만 반응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흐름 속 일단 개별 플랫폼 차원에서 대책 마련에 나선 상황입니다. 유튜브는 지난해부터 크리에이터가 영상에 AI 생성·합성 여부를 표기하도록 의무화했습니다. 또한 지난 7월부터 AI 대량 생산, 반복성이 높거나 저품질 영상에 대해 수익 창출을 제한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영상의 스토리텔링을 위해 AI 도구를 사용하는 것은 권장한다는 입장입니다. 
 
김삼력 세명대 미디어콘텐츠창작학과 교수는 "이용자는 진위보다 재미, 속도 중심으로 소비하는 걸 직접 통제하기 어렵기 때문에 유튜브 자체가 걸러야 하지만 업로드 물량, 실시간성, 알고리즘 한계로 완벽 차단이 불가하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정치권에서 AI 쇼츠를 활용할 때 현행 제도로 당장 규제가 어렵다"며 "규제의 도입·집행이 AI 기술 발전 속도를 쫓아가지 못해 사실상 규제가 어렵다. 장기적으로는 AI로 제작된 가짜 영상으로 인해 큰 사회적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유튜브 채널 '신비한 동물 사전' 화면. (이미지=유튜브 채널 캡처)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