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의 확산에 따라 잠재적 생산성 향상 효과가 1%가량 오른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아직 과반가량의 낮은 활용률을 감안하면 생성형 AI 활용 증가에 따른 생산성 증가 효과는 더욱 높아질 전망입니다.
다만 생성형 AI에 노출된 사무직 등의 노동자가 아닌 자율로봇과 협업하는 노동자, 즉 물리적 AI에 노출된 노동자에 대해서는 '직무 재설계·직업 훈련·사회보장 체계' 정비 등 정책적 준비가 시급하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정부 재정 투입만으로는 AI 기술 발전에 필요한 충분 재원 확보가 어려운 만큼, 5년간 매월 소득의 일정 비율을 납부하는 세금형 방식의 가칭 'AI 기술발전 기금' 마련의 필요성도 제시됐습니다.
18일 한국은행의 'AI의 빠른 확산과 생산성 효과'를 보면, 생성형 AI 활용 시 업무 시간이 평균 3.8% 감소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생성형 AI, 업무 '1시간 반 단축'
18일 한국은행의 'AI의 빠른 확산과 생산성 효과'를 보면, 생성형 AI 활용 시 업무 시간이 평균 3.8% 감소했습니다. 주 40시간 기준으로 우리나라 노동자의 업무 시간이 1시간 반 단축되는 등 잠재적 생산성 향상 효과가 1% 높아진 추정치입니다. 노동자의 51.8%가 업무 용도로 생성형 AI를 활용하는 등 미국 활용률보다 2배가량 높긴 하나 미 잠재적 생산성 향상 효과(1.1%)와 유사한 겁니다.
우리나라는 노동자의 63.5%가 생성형 AI를 활용하고 있으며 업무 목적으로 한정할 경우 활용률이 51.8%에 이릅니다.
업무 시간 단축 효과는 경력이 짧은 노동자가 더 컸습니다. 반면 생성형 AI 활용에도 업무 시간이 감소하지 않은 노동자 비중은 54.1%로 AI 사용에 익숙하지 않거나 결과물 검토에 추가 시간이 소요됐기 때문으로 판단했습니다. 향후 보다 많은 노동자들이 생성형 AI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게 될 경우 생산성 증가 효과는 더욱 커질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습니다.
경기 화성시가 지난 6월18일 서울 코엑스 C홀에서 인공지능(AI) 엑스포 'MARS 2025(Mega city A.I. Revolution Summit 2025)'를 개최, 아메카(Ameca)를 첫 공개했다. (사진=뉴시스)
AI 대비…10년 내 실업 비중 '48.3%'
특히 로봇과 협업하는 물리적 AI 노출 노동자 15% 중 11%가 자율성을 갖춘 로봇과 협업하고 있습니다. 자율로봇과의 협업은 기계를 직접 조작하는 '장치·기계 조작 및 조립 종사자'의 비중이 가장 높은 직군으로 제조업·특정 기술 기반의 육체노동에 집중됐다는 얘기입니다.
소프트웨어 고도화와 하드웨어 비용 하락에 따라 자율로봇의 확산이 가속화될 경우 비협업 노동자가 미래 로봇과 협업하게 될 확률도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비협업 노동자의 협업 확률 분포를 보면, 협업 확률이 높은 노동자부터 순차적으로 로봇 협업을 도입한다고 가정할 경우 전체 노동자의 16.3%가 추가 전환이 가능합니다.
향후에는 전체 노동자의 27%까지 확대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AI 기술 발전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방증입니다. 응답 조사를 보면, 절반에 가까운 48.1%의 노동자가 'AI 기술이 향후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한 상태입니다. 이는 부정적인 응답(17.5%)을 큰 폭으로 상회한 수준입니다.
반면 자동화로 발생하는 실업 가능성 전망을 보면, '향후 10년 이내 실업 가능성이 높다'고 응답한 비중은 48.3%에 달했습니다. 노동자 중 상당수는 향후 AI 기술 발전에 대비해 이미 구체적인 행동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체 노동자의 33.4%는 교육 이수를 계획하고 있으며 31.1%가 이직 준비 중으로 집계됐습니다.
AI 사용자의 경우는 비사용자보다 교육·이직을 준비할 확률이 각각 15.0%포인트, 10.7%포인트 더 높았습니다. 이는 AI 기술에 대한 노출 경험이 미래 직업 변화를 더 민감하게 인식한다는 얘기입니다. 이에 반해 경력이 길수록 이직을 준비하는 경향이 유의미하게 감소하는 등 경력에 따른 적응 격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서동현 한은 조사국 고용연구팀 과장의 설명입니다.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직장인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사회적 투자' AI 기술발전 기금
따라서 사회적 투자에 대한 지불 의사를 뜻하는 가칭 AI 기술발전 기금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AI 기술발전 기금 조성에 따른 기대 효과는 AI 스타트업 및 관련 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 실시(금융 지원), 민관 합작 국가 AI 컴퓨팅 센터 구축 등 기업에 저비용 연산 자원 제공(인프라 구축), 공공 이익 중심의 범용 인공지능(AGI) 개발 주도(공공 AGI 개발) 등이 꼽힙니다.
서동현 과장은 "광범위 한 AI 활용은 근로자의 업무 시간을 감소시키고 약 1%의 생산성 향상 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추정된다. 향후에는 기술 발전에 따라 업무 시간 단축 효과가 커질 텐데, AI로 인한 업무 시간 단축을 어떻게 활용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지 기업과 근로자가 함께 고민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AI 기술은 현재 생성형 AI를 중심으로 지적 노동을 변화시키고 있지만 물리적 AI 기반 육체노동 영역에서도 큰 변화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며 "AI 기술 발전에 대비해 교육 이수(33.4%) 및 이직(31.1%)을 준비하고 있다. AI 관련 정책에 대해서도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고 강조했습니다.
현재 AI 기술발전을 위한 기금 조성과 관련해 참여 의사와 지불 의사가 있다고 답한 노동자는 32.3%입니다. 이를 반영할 경우 향후 5년간 조성 가능한 기금 규모는 약 38조원에 달합니다.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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