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삼성전자(005930)에 대한 증권가의 기대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습니다. 하반기 들어 증권사 대부분이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며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습니다. 이와 달리
SK하이닉스(000660)는 리포트 대부분이 기존 전망을 유지하거나 보수적으로 수정되며, 외국인 수급과 주가 흐름에서도 뚜렷한 온도 차를 드러냈습니다.
8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하반기 삼성전자 리포트를 발간한 증권사 24곳 중 19곳이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들 증권사가 제시한 평균 목표주가는 8만4042원으로, 직전 평균인 7만7667원 대비 8.21% 상향 조정됐습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리포트를 발간한 증권사 24곳 중 주가를 올려 잡은 곳은 7곳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기존과 같은 목표주가를 설정했습니다. 삼성전자는 투자 의견 '매수'를 유지하는 리포트만 쏟아진 반면 SK하이닉스는 네 곳의 증권사에서 '중립' 리포트가 나왔습니다.
외국인들의 무게추도 삼성전자로 이동했습니다. 하반기 들어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전일까지 3조1790억원 사들였습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1620억원을 매도했습니다. 해당 기간 삼성전자는 17.89% 상승해 7만전자를 회복했지만, SK하이닉스는 10.27% 하락해 25만원 선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최근 사법리스크를 해소한 데다 테슬라, 애플 수주까지 이어지며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17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경영권 승계 등과 관련한 사법 리스크가 해소된 데다 약 22조원 규모의 인공지능(AI) 칩 공급 계약을 따내고, 이어 전일 애플과 차세대 칩 공급 계약까지 체결하면서 삼성전자가 본격적인 회복 기로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목표주가 9만원, 투자 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반도체 업종 최선호주로 제시한다"며 "올 하반기부터 실적 개선이 본격 시작되는 가운데 향후 HBM과 파운드리 실적 우려는 기대로 전환되며 실적 회복의 시간만 남은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상반기 주가 상승 흐름을 보였던 SK하이닉스는 악재에 민감한 구간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21일 리포트를 내고 "삼성전자는 선반영 악재 둔감·미반영 호재 민감, SK하이닉스는 선반영 호재 둔감·미반영 악재 민감으로의 주가 성격 변화 변곡점에 진입했고, 삼성전자 주가 반등의 쌍끌이 트리거인 외국인 러브콜과 자사주 매입·소각이 부활했다"며 "이제는 SK하이닉스를 팔고 삼성전자를 사는 게 맞다"고 평가했습니다.
SK하이닉스 투자의견을 하향한 서승연 DB증권 연구원은 "목표주가는 밸류에이션 구간 변경(2025년→2026년)과 메모리 미드 사이클 주가순자산비율(PBR) 1.6배를 적용해 29만원을 유지하나 현재 주가와 괴리율 축소로 투자 의견은 중립으로 하향한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정책은 여전히 불확실한 변수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일 "반도체에 10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는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는 "만약 미국에 (반도체 제조 공장을) 건설한다면 부과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삼성증권 리서치센터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에 투자하면 반도체 품목 관세에서 자유로울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AI 반도체 공급망은 이미 무관세 요건을 충족하고, 관세 우려 해소 차원에서 모든 테크 기업이 승자"라고 해석했습니다.
서울 삼성전자 서초 사옥에 삼성 깃발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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