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 적은 가로주택정비…중견 건설사 수주전 가열
서울 내 실적 쌓고 브랜드 타운 노린다…틈새시장 부상
2025-06-24 16:10:51 2025-06-24 16:10:51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건설업황 악화로 건설사들의 선별 수주가 이어지고 있는데 비용 부담과 리스크가 적은 서울 가로주택정비사업과 모아타운에서는 중견 건설사들이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2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천호동 145-66번지 일대 가로주택정비사업조합은 오는 28일 총회를 열고 시공사를 선정합니다. 지난 입찰에서는 동부건설과 한신공영이 참여하면서 경쟁 입찰이 성사됐는데요. 이 사업은 지하 5층~지상 25층 높이 아파트 256가구를 건립하는 것입니다. 
 
천호동 225-16번지 일원 가로주택 조합도 이날 시공사 선정 총회를 개최해 쌍용건설과 HJ중공업 중에서 시공사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쌍용건설은 HJ중공업보다 약 12억원 적은 834억원을 공사비로 제안해 경쟁에서 유리한 상황입니다. 금천구 석수역세권 모아타운을 조성하는 시흥동 972·973·974번지 일대 가로주택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총회도 같은 날 열리는데요. 1차 입찰에 응찰한 동부건설과 BS한양이 맞붙을 전망입니다.
 
대형 건설사들에 비해 브랜드 인지도와 자본력이 부족해 서울 정비사업에 진입이 쉽지 않은 중견 건설사들은 가로주택정비사업이나 모아타운 등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규모는 작지만 서울에서 실적을 쌓고 브랜드를 알릴 수 있기 때문인데요. 특히 한 지역에서 여러 구역을 수주하면 브랜드 타운 구성도 가능하죠. 
 
가로주택정비사업은 노후·불량건축물이 밀집한 가로구역에서 종전의 가로를 유지하면서 노후주택을 소규모로 정비해 주거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사업입니다. 대규모 재개발, 재건축 사업과 비교했을 때 규모는 사업시행구역 1만㎡ 미만인데요. 정비구역 지정이나 추진위원회 구성 등의 절차가 생략돼 사업 기간 단축이 가능합니다. 재건축은 10년 이상이 걸리지만 가로주택정비사업은 3~4년 안에 마무리가 가능합니다. 업황 악화로 유동성 위기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가로주택은 홍보비와 리스크가 크지 않아 적합한 사업으로 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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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송파구 빌라촌 모습. (사진=뉴시스)

여러 구역 수주로 수익성과 실적 확보
 
다만 사업 추진 주체가 불분명하고 개발 규모나 대상부지 면적이 소규모라 수익성과 경제성이 떨어질 수 있는데요. 이에 따라 일부 사업지는 오랜 기간 답보상태에 머물면서 결국 조합설립인가가 취소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관련 조합들은 사업 영역을 넓히거나 인근 개발 구역을 통합하는 등 수익성 확보를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소규모 정비사업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인접 소규모 정비사업을 다수 수주하는 사례도 증가 추세입니다. 고척 1구역이 있는 고척동 241번지 일대는 노후 다가구·다세대주택 밀집 지역으로 모아타운 8개소가 추진돼 총 2672가구가 공급될 예정입니다. 이 가운데 지난달 동부건설이 쌍용건설과 경쟁 끝에 수주한 고척 모아타운 4·5·6구역(고척동 241-11번지 일대·고척동 241-337번지 일대·고척6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의 총 공사비는 2100억원으로 동부건설 지난해 매출액의 12.44%에 달합니다. 해당지역은 647가구 규모의 '동부센트레빌' 아파트로 탈바꿈할 전망입니다.
 
코오롱글로벌은 2020년부터 서울 강북구 번동 내 10개 구역을 차례대로 수주해 '하늘채 타운'을 만들고 있습니다. 번동1~5구역은 2022년 '서울시 모아타운 1호 시범사업지'로 선정됐으며 2028년 준공 및 입주가 예정돼 있습니다. 코오롱글로벌은 강동구 천호동 모아타운 8개 중 2개 구역(385가구)과 중랑구 면목동 모아타운 3개 구역(702가구)에서도 시공권을 확보하는 등 브랜드타운 조성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사의 현장 인력은 현장 경험을 통해 전문성을 쌓아야 하는데 준공과 착공 사이의 공백이 길어지면 숙련 인력이 다른 회사로 이탈할 수밖에 없다"면서 "수익성이 낮더라도 안정적인 사업을 지속적으로 수주해 인력 운용의 연속성을 확보하는 것이 경영의 핵심 전략"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다른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지방은 분양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현재는 수도권 위주의 수주가 현실적"이라면서 "가로주택이나 모아타운 같은 소규모 정비사업은 미분양 리스크가 적고 중견사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사업으로 평가돼 비교적 규모가 작은 사업 여러 건을 통해 수익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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