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하면 발 뺀다"…강남도 '선별 수주' 뚜렷
2025-06-23 14:46:20 2025-06-23 17:54:45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시장 침체와 공사비 상승으로 이익을 남기기 힘들어지면서 강남권에서도 대형 건설사 선별 수주 기조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최근 중동 분쟁으로 유가가 폭등하는 등 국제 정세가 불안정해지면서 수주 목표를 줄이고, 확실한 수익이 기대되는 사업장만을 중심으로 입찰 전략을 조정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2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압구정2구역 재건축 입찰 포기를 선언했습니다. 대안 설계와 금융 조건 등 입찰 조건이 경쟁사인 현대건설에 유리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됩니다. 삼성물산은 앞서 ‘개포주공 6·7단지’와 송파구 ‘잠실우성 1·2·3차’ 수주전에서 발을 뺀 바 있는데요. 초기 단계에서 마케팅 비용 등 실질적 투입이 이뤄지기 전에 철수하는 것이 오히려 이미지 손상과 손실을 줄일 수 있죠. 
 
삼성물산은 앞으로 압구정 타 구역 조합과 적극 소통해 압구정 일대에 글로벌 주거 명작을 조성하려는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요. 2구역 대신 압구정아파트지구에서 규모가 가장 큰 3구역 등 수주에 집중할 것으로 보입니다. 압구정 특별계획구역은 모두 9구역으로 이뤄져 있으며, 3구역은 조합원 수는 2구역의 2배에 달합니다. 또 4구역은 현대8차와 한양 3, 4, 6차가 섞여 있어 현대건설의 존재감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가능성이 있는 곳에 집중할 가능성도 점쳐집니다. 
 
서울 여의도 63아트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잠실우성 1·2·3차는 당초 수주 경쟁에 참여할 것이라 예상됐던 삼성물산이 1·2차 입찰에서 최종 응찰하지 않으면서 단독 입찰한 GS건설의 시공권 확보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잠실우성1·2·3차는 총 공사비 1조6934억원, 총 2680가구 규모의 대형 재건축 사업입니다. 압구정2구역과 더불어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죠. GS건설은 삼성물산과의 경쟁을 예상해 공사비와 금융 조건에서 파격 조건을 내건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GS건설은 잠실우성1·2·3차 재건축 사업을 향후 송파·대치 지역 수주의 발판으로 삼을 계획입니다. 
 
개포주공 6·7단지 시공사 입찰 역시 두 차례 모두 현대건설이 단독 참여로 유찰되면서 수의계약으로 전환됐습니다. 당초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수주전이 예상됐으나 삼성물산은 결국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방배15구역에서는 포스코이앤씨가 두 차례 단독 입찰했다가 유찰돼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위가 전환됐으며 조합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시공사로 최종 결정됐습니다. 앞서 신반포 4차아파트 재건축조합도 지난 2~3월 두 차례에 걸쳐 시공사 선정 입찰을 진행했는데 삼성물산만 참여했습니다. 
 
하반기에는 압구정을 비롯해 성수와 여의도 등에서 대형 사업장들이 시공사 선정 절차를 진행하면서 경쟁 입찰이 성사될지 주목됩니다. 오는 8월 말 입찰 공고 예정인 성동구 성수동 성수전략정비구역 1지구는 현대건설,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이 입찰 의향을 밝혔습니다. 여의도 대교아파트 재건축조합은 이달 입찰 공고를 내고 9월 시공사 선정을 위한 총회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유력한 입찰 참여 후보군으로는 삼성물산과 롯데건설이 거론됩니다. 다만 시장 상황이나 조합의 제안 조건에 따라 건설사들의 실제 참여 여부는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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