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현대차와 기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수입차 관세 부과 압박에도 불구하고 올 1분기(1~3월) 글로벌 시장에서 안정적인 판매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올 초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25% 수입차 관세 정책으로 자동차 판매 감소 우려가 이어진 상황에서도 글로벌 판매량 증가와 미 시장 점유율 4위 유지 전망을 이어가며 선방한 것입니다.
현대차그룹 올해 1분기 글로벌 판매량. (그래픽=뉴스토마토)
현대차그룹은 2025년 1분기(1~3월)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총 177만1089대를 판매했다고 1일 밝혔습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176만6471대보다 4618대(0.26%) 증가한 수치입니다. 구체적으로 현대차는 2024년 1분기 100만6706대를 판매한 데 비해, 2025년 1분기에는 99만9626대를 판매하며 7080대(0.7%) 감소했습니다. 반면, 기아는 같은 기간 75만9765대에서 77만1463대로 1만1698대(1.54%) 증가하며 그룹 전체 판매량 증가를 이끌었습니다. 기아의 판매 확대가 현대차의 판매 감소를 상쇄하며 현대차그룹은 전체적으로 판매가 증가했습니다.
기아는 특히 이번 1분기에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1962년 자동차 산업 진출 이후 최대 1분기 판매량인 77만1463대를 달성한 것과 함께 2014년 76만9917대의 최대 기록을 넘어선 수치입니다. 기아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 출시된 EV3와 스포티지, 쏘렌토 등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차종의 하이브리드 모델이 판매 호조를 이끌며 역대 최대 1분기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며 “앞으로도 EV4, 타스만 등 경쟁력 있는 신차로 판매 모멘텀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러한 실적은 트럼프 대통령의 수입차 관세 부과 압박에도 불구하고 현대차와 기아가 글로벌 시장에서 견고한 입지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합니다. 여기에 현대차와 기아가 1분기 미국 시장에서 역대 최대 판매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콕스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1분기 자동차 시장에서 총 39만6735대를 판매할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이는 지난해(37만9203대) 보다 1만753대 증가한 수치입니다.
전망치 기준 현대차와 기아의 순위는 4위입니다. 1위는 제너럴모터스(GM, 65만6450대)가 차지했습니다. 토요타와 포드는 각각 54만1248대와 48만3063대로 2위와 3위를 기록했습니다. 현대차그룹에 이어 △혼다(32만7001대) △닛산-미쯔비시(28만267대) △스텔란티스(27만9752대) △폭스바겐(15만3268대) △스바루(15만3209대) △테슬라(13만8867대) 순입니다.
오는 3일 트럼프 25% 수입차 관세 부과가 현실화되면 자동차 가격 상승으로 판매 감소가 예상되지만, 점유율 기준 4위는 유지될 전망입니다. 현재 재고 등을 감안하면, 오는 6월부터 딜러들이 관세가 적용된 물량을 판매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대차와 기아는 판촉 프로모션 등 현지 맞춤형 마케팅 전략을 토대로 현지 수요를 지속적으로 확보할 계획입니다. 현대차와 기아는 수익성 하락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지 생산 차종을 조정하고, 공급망 재편에 속도를 낼 예정입니다. 특히 현지에서 인기가 높고 수익성이 좋은 하이브리드차와 SUV 등 고가 차종을 현지에서 생산하는 반면, 저가 차종을 수입한다는 계획입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지 수요와 정책에 맞춘 판매·생산 체계를 강화하고, 전기차 라인업 확장으로 전동화 리더십을 확보하겠다”고 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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