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커머스 위협 가시화"…자구책 마련 나선 국내 이커머스
C커머스 물류 센터 확보 시작…배송 전쟁 돌입
전문가들 "품질 안정성, 신뢰도 경쟁력 더욱 높일 필요"
2025-03-25 10:09:01 2025-03-25 15:28:43
 
[뉴스토마토 김충범·이지유 기자] 중국 이커머스(C커머스)의 위협이 한층 거세지면서, 국내 이커머스 업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최근 우리나라 이커머스 시장 직진출에 나선 테무가 국내에 대규모 물류센터를 확보하며 배송 전쟁에 뛰어들 것을 선언하면서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탓입니다.
 
그간 C커머스 플랫폼들은 공산품들을 중심으로 압도적인 염가 마케팅을 내세우며 국내 시장을 공략해 왔는데요. 이제 이 같은 초저가 마케팅에 더해 대규모 물류센터를 통한 배송 경쟁력까지 갖추게 될 경우 국내 이커머스 업황의 판도는 다시금 급변할 전망입니다. 무엇보다 국내 업체들의 빠른 자구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테무, 경기 김포에 16만5000㎡ 물류센터 가동
 
24일 업계에 따르면 테무는 최근 중국계 물류 대행사를 통해 경기 김포한강신도시 인근의 대형 물류센터와 장기 임차 계약을 맺었습니다. 이 물류센터는 연면적 약 16만5000㎡로 지하 1층, 지상 10층 규모의 상·저온 복합 물류센터인데요. 운영은 롯데그룹 물류 계열사인 롯데글로벌로지스가 담당할 예정입니다. C커머스 플랫폼이 우리나라에 물류센터를 확보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테무는 향후 공개입찰이나 수의계약 방식으로 국내 물류업체와 배송 계약을 진행하는 과정을 밟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아울러 물류센터 내에 우리나라 사업을 총괄 관리할 사무실을 두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내 업체들은 테무의 물류센터 구축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C커머스 플랫폼이 상품을 미리 물류센터에 보관할 경우 자연스레 배송 경쟁력 역시 향상되고, 이는 상대적으로 속도전에서 강점을 보이는 국내 업체들에게 위협 요인이 되기 때문입니다.
 
토종 업체들, 자구책 마련 분주
 
국내 업체들 입장에서는 C커머스의 배송 경쟁력 강화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표면적으로 이를 겨냥한 대응책은 아니지만, 중장기적 측면의 자구책 마련에 나선 상태인데요.
 
먼저 국내 선두 업체인 쿠팡의 경우 강점인 배송 서비스를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입니다. 쿠팡은 지난해에만 경북 김천, 부산 강서, 경기 이천 물류센터를 착공했고, 충남 천안, 남대전, 광주첨단물류센터의 운영에도 돌입했습니다. 특히 지방 물류센터 건립을 통해 지역 농수산물의 중소 납품업체들과의 거래가 더욱 활발해져 신선식품 콘텐츠의 강화도 기대하는 상황입니다.
 
아울러 초저가로 승부하는 C커머스에 대항하기 위해 쿠팡은 직매입을 통한 철저한 품질관리와 함께 빠른 배송과 쉬운 반품 등 고객 경험 강화에 주안점을 두고 물류 투자를 지속적으로 이행한다는 방침도 세웠습니다.
 
지마켓은 도착 보장 서비스 '스타배송'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특히 핵심 파트너사와 전략적 제휴 확대에 힘쓰겠다는 방침인데요. 아예 C커머스인 알리익스프레스와 협업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11번가도 배송 경쟁력을 더욱 높인다는 계획입니다. '슈팅배송'을 강화 운영하고,  지난달 22부터는 토요일과 일요일에 주문 시 하루 만에 배송해주는 '주말 당일배송 서비스'도 도입해 주 7일 배송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이 밖에 롯데온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뷰티, 패션 버티컬 부문에 집중한다는 방침입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C커머스 업체들의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익일 배송이 가능해지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일정 수준의 점유율을 C커머스에 내줄 수밖에 없는 형국"이라며 "특히 C커머스 플랫폼들이 워낙 초저가 마케팅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국내 기업들이 대응하기는 쉽지 않으리라 본다"고 말했습니다.
 
서용구 교수는 "사실상 국내 기업들이 C커머스 플랫폼들과 가격 경쟁에 나서는 것은 의미가 없다. 결국은 품질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더욱 효율적"이라며 "특히 우리 기업들이 강점으로 내세우는 신선식품이나 프리미엄 공산품 마케팅 등을 강화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제언했습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들은 전자상거래 하면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사실 우리나라에서 전자상거래는 리스크가 큰 측면이 있다. 선결제를 하고 제품을 받는 구조이기 때문"이라며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은 이 부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교수는 "C커머스 플랫폼들은 압도적인 가격경쟁력을 갖추고 있지만, 이들의 제품 자체의 안전성이나 제조 과정에서의 인증 과정 등 측면에 있어서는 불안한 점이 많다"며 "국내 업체들이 상대 우위에 있는 품질의 안정성, 신뢰도 등을 확실히 부각하고, 이를 강화해나가는 것이 좋은 방안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인천국제공항 화물터미널 너머로 비행기가 이륙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