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의성군 산불 발생 이틀째인 23일 의성읍 한 농산물 선별센터가 산불로 전소돼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태은 기자] 경남 산청·경북 의성·울산 울주 등 전국 곳곳에서 산불이 발생해 현재까지 피해 면적이 6000ha(헥타르)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산림 당국이 산불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건조한 날씨에 강풍까지 불면서 진화 작업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입니다. 이에 정부는 경남 산청군 산불로 피해를 입은 대피자와 이재민을 위해 재난구호사업비 5000만원을 지원하고, 재난사태를 선포한 울산·경북·경남 3개 시·도에 재난안전특별교부세를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산림청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현재 산불 3단계 대응 중인 지역은 경남 산청군, 경북 의성군, 울산 울주군 등 3곳입니다. 경남 김해시에는 산불 2단계가 발령됐습니다.
지난 21일 경북 산청군 시천면 한 야산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은 사흘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23일 산림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산청군 시천면 산불 진화율은 70% 수준입니다. 산림청 중앙사고수습본부는 헬기 31대, 인력 2243명, 진화차량 217대를 투입해 불길을 잡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경남 산청 산불로 지난 22일 오후 창녕군 소속 산불진화대원과 공무원 등 4명이 숨지고, 6명이 중경상을 입었습니다. 도는 오는 27일까지 창년군민체육센터에 합동분향소를 운영합니다.
지난 22일에는 경북 의성·울산 울주·경남 김해 산불이 발생했습니다. 경북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 산불은 강풍과 건조한 날씨, 적은 강수량 등 기상 악조건이 겹치며 대형 산불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의성군의 산불영향구역은 4650㏊로 피해 면적이 가장 넓습니다. 산불 현장 주변에 있는 요양병원에 입원 중이던 환자 300여명을 포함해 모두 1500여명의 주민이 피신하고, 주택과 창고 등 건물 94채가 손상됐습니다.
울산광역시 울주군 온양읍 운화리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의 오후 2시 30분 기준 진화율은 70%, 예상 피해 면적은 180ha(헥타르)입니다. 불길이 확산되면서 인근 6개 마을 주민 867명이 긴급 대피 중이며,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산불 진화를 위해 인원 2331명, 헬기 12대, 소방차 47대, 진화차 21대, 산불지휘차 2대 등이 동원됐습니다. 앞서 산림당국은 불길이 계속 확대되자 이날 오전 9시 산불 대응 3단계를 발령했습니다. 전날 오후 경남 김해시 한림면 일대에서도 산불이 발생해 생림면 상나전, 하나전 마을 주민 98가구, 148명이 인근 마을회관으로 대피한 바 있습니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당초에는 오후 3시께 주불이 잡힐 것으로 예상했으나 바람이 많이 불면서 일몰시간까지 지켜봐야할 것 같다"며 "마을 인근에 소방차를 배치해 인명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23일에는 경북 경주·경산, 충북 옥천에서 산불이 났습니다. 특히 충북 옥천군 청성면 조천리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은 강한 바람을 타고 인근 영동군 용산면까지 번졌습니다. 산림당국은 재난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헬기 8대, 인력 280여 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오후 5시 40분 기준 진화율은 70%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오전 11시 10분쯤에도 옥천군 동이면 남곡리 야산에서 불이 나 50여 분 만에 진화되는 등 충북에서도 크고 작은 산불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진화율은 경남 산청 70%, 경북 의성 59%, 울산 울주 70%입니다. 이날 오전 11시쯤 충북 옥천에서 발생한 산불을 고려하면 5개 산불(산청·의성·울주·김해·옥천)의 평균 진화율은 67%로 추정됩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경남 산청의 일시 대피자와 이재민을 위해 재난구호사업비 5000만 원을 긴급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최 권한대행은 "재난안전특별교부세(26억)도 재난 사태가 선포된 3개 시·도에 긴급 지원할 예정"이라며 "재해구호협회와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이재민을 위한 임시 대피소도 지자체 수요를 받아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정부는 지난 22일 산청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습니다. 또 범정부 차원의 총력 대응을 위해 울산, 경남, 경북에 재난 사태를 선포했습니다.
이날 중대본 발표에 따르면 이번 산불로 약 6328.5㏊(헥타르)의 산림이 사라졌습니다. 임시 대피한 주민은 총 1514명이며, 전소 등 화재 피해를 본 주택은 현재까지 39동입니다. 현재 산림청, 국방부, 소방청, 경찰청 등은 산불 진화를 위해 헬기 105대, 인력 9182명을 투입했습니다.
최 권한대행은 "산림청은 산불 대응의 주관기관으로서 진화 헬기와 인력이 더욱 효율적으로 투입될 수 있도록 산불 대응 단계별로 현장의 통합지휘권이 잘 발휘되도록 적극 노력해달라"며 "공중이나 지상에서 산불 진화를 담당하는 인력의 안전 확보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드린다"고 주문했습니다.
또 "전국 지자체는 산불 우려 지역에 있는 요양병원, 장애인시설 등 대피 취약 시설에 대해 사전 대피계획을 철저히 수립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최 권한대행은 "오늘 오후부터 서풍이 점차 강해지고 있고, 내일은 산청과 의성 지역의 순간 최대 풍속이 초속 15m까지 이를 것"이라며 "이번 주 동해안과 경상권 내륙 등은 대기가 건조하고 오는 27일까지 특별한 비 소식도 없는 만큼, 산불 예방과 철저한 사전 대비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전국 지자체는 산불 감시원 등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위험지역 순찰과 계도·단속을 강화해달라"며 "국민 여러분도 입산·성묘 시 화기 소지, 영농부산물 소각과 같은 행위는 절대로 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아울러 "정부는 중대본을 중심으로 이번 산불을 완전히 잡을 때까지 모든 자원을 아끼지 않고 투입할 것"이라며 "유가족과 피해자 지원, 이재민의 일상 회복에도 한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더욱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김태은 기자 xxt19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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