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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이성은 기자]
BNK금융지주(138930)의 기업가치 제고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지역 기업인 삼정기업의 부실 탓에 올 상반기 투자금 회수가 물 건너갔다. BNK금융은 단순 대출뿐만 아니라 투자자로서도 참여한 상황이라 여파가 크다. 특히 뇌관이 된 호텔 건 외에도 여러 건의 대출이 있어 지주 건전성과 수익성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BNK금융)
지역기업 무너지며 '직격탄'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BNK금융지주가 거래기업 회생 신청에 따른 재무제표 수정 공시를 게재했다. BNK투자증권과 부산은행에서 취급된 충당금 추가 전입 때문이다.
BNK금융 공시 상의 회생 신청 거래기업은 삼정기업과 삼정이앤시다. 양 사는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의 시공사였으나, 지난달 화재로 회생 절차를 밟고 있다. 시행사도 양 사에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시행사인 루펜티스컨소시엄이 중대 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적용에 따라 계약 해지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삼정기업은 부산의 향토 기업이다. 지난 1985년 설립돼 줄곧 사업을 이어왔다. 지난해 종합건설사 토목건축공사업 시공능력평가(도급순위) 114위, 삼정이앤시는 122위로 중견 건설사에 해당한다. 지역 기업인 만큼 부산은행을 비롯 BNK금융과의 관계도 돈독했다. 부산은행은 지방은행으로, 지역 소재 기업을 대상으로 총여신의 50% 이상을 실행해야 한다. 삼정기업도 대상 중 한 곳으로, 부산은행은 상당한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이번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의 경우 BNK금융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주관을 비롯 금융 전반에 참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BNK투자증권은 지난 2022년 하이투자증권(현 아이엠증권)과 PF금융 주선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부산은행이 투자를 단행했다. 특히 BNK투자증권의 경우 시행사인 루펜티스컨소시엄에 1.2%를 출자하고 자금 조달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정기업이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의 시공을 맡지 못하게 되면서 BNK금융 계열사 두 곳에서 동시에 문제가 터졌다. BNK투자증권이 컨소시엄 참여사인 만큼 금융사에 돈을 못 갚을 가능성이 높아진 데다, 부산은행은 빌려준 돈을 받지 못할 상황에 처했다.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은 올해 5월 말 완공해 상반기 중 개관을 앞두고 있었다. 3750억원에 달하는 PF대출도 5월 만기가 도래한다. 분양 등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고 빌린 돈을 갚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화재 탓에 시나리오대로 흘러가지 못했다. 금융사가 실행한 대출에 대해 회수 요청을 해도 받을 수 있는 돈이 없다. 통상적으로 이런 경우 시행사와 금융사의 협상 후 만기를 미룬다. 이번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의 경우 시행사와 투자한 금융사 양 측에 모두 BNK계열사가 있어 만기를 연장할 가능성이 높다.
BNK금융은 호텔 투자 관련해 올 상반기 중 회수를 통한 수익성 제고를 기대하고 있었으나, 물거품이 된 상황이다. 특히 BNK투자증권은 컨소시엄에 투자한 지분율 만큼 수익을 낼 수 있었던 상황이다. 부산은행도 아쉽기는 마찬가지다. 시행사에 지분이 있는 금융사들의 경우 금리 등 PF 조건을 완화해 제공한다. 같은 기간 부산은행이 타 건에 투자했다면 더 큰 수익을 얻었을 가능성도 있다는 뜻이다.
충당금 전입규모 불투명…부실 더 커질 수도
BNK금융의 손실은 비단 호텔에 국한돼 있지 않다. 삼정기업이 향토 기업인 만큼 익스포저가 약 4000억원에 달한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특히 하나증권에 따르면 4000억원 중 2500억원은 PF, 1500억원은 그룹사 여신이다. 지난 6일 공시한 내용은 해당 PF에 대한 충당금 전입에 대한 내용으로, BNK투자증권의 실적과 관련돼있다.
BNK투자증권은 지난달 6일 당기순이익을 175억7642만원으로 공시했으나, 충당금을 전입하면서 122억5851억원으로 대폭 축소됐다. 영업이익이 대폭 감소하면서다.
BNK투자증권은 이번 충당금 전입을 지난해 실적에 소급 적용하면서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8.4% 감소했다.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이익은 감소울이 43.4%에 달한다. 이번 충당금 전입은 PF사업장에 대한 것으로, 대부분 담보가 있어 회수가 가능할 것으로 봤음에도 낙폭이 컸다.
부산은행의 실적 악화 규모는 더욱 크다. 부산은행의 당기순이익은 공시 전 4555억2048만원에서 4106억2758만원으로 대폭 줄었다. 정정 후 9.8% 줄어들었다. 전년 대비 실적 증가율도 하락했다. 정정 전 부산은행은 전년 말 대비 20.2%의 실적 성장을 이뤘다고 공시했으나, 정정 후 8.3%에 불과하게 됐다.
두 자회사의 충당금 전입으로 BNK금융지주의 당기순익도 8240억8300만원에서 7499억7600만원으로 줄어들었다. 앞으로의 충당금 추가 적립 규모도 불투명한 만큼 부산은행과 BNK투자증권의 실적 감소는 아직 시작 단계일 것으로 보인다. 삼정기업의 여신을 다수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금융업권 관계자는 “삼정기업의 경우 이번 참사뿐만 아니라 이전부터 잡음이 있었다”라면서 “터질 것이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부산 향토 기업 악재가 연달아 터지면서 앞으로의 BNK금융 주주환원책에도 먹구름이 낄 것으로 전망된다. 주주환원의 지표인 보통주자본비율(CET1)의 보통주자본은 이익잉여금에 따라 달라진다. 주요 자회사 두 곳의 실적이 폭락한데다,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로 BNK금융의 보통주자본비율(CET1) 상승에 가장 크게 기여한 요인은 이익잉여금 증가다. BNK금융지주의 보통주자본비율은 12.35%다. 4대 금융지주인 우리금융지주와 비교해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다. 다만 이번 충당금 전입으로 CET1이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전분기 12.31% 대비 0.04%p 올랐는데, 이 과정에서 이익잉여금이 증가하면서 CET1을 0.12%p 올릴 만큼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BNK금융은 목표 CET1을 12.5%로 잡았으며, 최소 12%를 유지할 계획이다.
BNK금융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지방에 있는 삼정기업의 하청업체에 대한 지원을 실행할 예정"이라며 "해당 기업 관련 충당금 추가 전입 등 관련 사항은 절차 진행 상황을 지켜본 후 결정될 것”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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