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문턱 높아졌나…올해 11곳 심사 철회
자본시장 선진화 명목으로 까다로운 심사 기조 2년째
작년 심사 철회 50곳…예비심사 기업 수도 줄어들어
업계 "심사 승인율 계속 떨어지고 있어 위기감"
2025-03-04 15:54:16 2025-03-05 08:05:07
 
 
[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기업들의 증시 입성이 까다로워지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서만 총 11곳의 상장 후보 기업이 예비심사를 철회했습니다. 지난해부터 자본시장 선진화를 내세우는 금융당국의 기조가 상장 심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입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월과 2월 중 총 11개 기업( △DB금융제14호스팩 △에코프로비엠 △빙그레 △영구크린 △에이모 △아른 △비젼사이언스 △레메디 △영광와이케이엠씨  △메를로랩 △레드엔비아)이 자발적으로 상장예비심사를 철회했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예비심사를 철회한 기업은 7곳(△코루파마 △노르마△나노시스템 △앰틱스바이오 △옵토레인 △하이센스바이오 △피노바이오)이었습니다. 지난해 10월 이후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한 △이뮨온시아 △제노스코 △아우토크립트 등의 심사도 길어지고 있어, 이들 중 심사를 철회할 기업이 추가로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같은 추세라면 지난해 예비심사를 철회한 기업 수(50개)를 넘어설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통상 기업들이 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하면 거래소가 적절한 요건을 갖추었는지 평가합니다. 이 과정에서 결격 사유 등이 발생하면, 기업들은 거래소와 소통 이후 '심사 철회'를 결정하곤 합니다. 상장공시위원회에서 '미승인'을 받게 되면, 향후 상장 심사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 들어 심사 철회를 결정한 기업들 상당수가 2023년 기준 적자를 기록한 기업들이 많습니다. 성장성 등의 측면에서 높아진 심사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자율주행 솔루션 기업 에이모의 경우 2023년 순손실이 356억원에 달하고, 레드엔비아는 135억원의 손실을 기록했습니다. 통신·방송 장비 제조기업인 매를로랩은 2023년 28억원의 적자가 났습니다. IBK제20호스팩(영구크린 합병)과 레메디(기술특례상장)는 두번째 상장 도전이었습니다. 
 
2023년 파두 상장 논란 이후 거래소의 상장 심사 문턱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파두는 1조원이 넘는 기업 가치를 자랑하며 화려하게 증시에 입성했지만, 상장 직후 매출이 급감하며 주가가 급락해 시장에 충격을 안겼습니다.
 
최근 금리 상승과 대내외 경제 환경이 악화되는 가운데 취약한 재무구조를 가진 이른바 '좀비 기업'이 늘어나며 증시 경쟁력이 저하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는 지난달 금융당국이 자본시장 신뢰도를 높이고, 한계기업의 퇴출을 촉진하기 위한 '상장 폐지 제도 개편안'으로 이어졌습니다. 그 영향으로 증시에 입성하려는 기업들도 줄어들었습니다. 지난 2개월 간 예비심사를 청구한 기업은 12곳입니다. 통상 1~2월이 전년도 매출 합산 시기라는 비수기라는 점을 감안해도, 작년(19곳)에 비해 증시에 입성하려는 기업들도 위축된 모습입니다. 
 
IPO업계 관계자는 "보통 심사승인율이 80~90%였는데, 작년에는 60~70% 정도, 올해는 더 내려가는 추세"라면서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엄격하게 보겠다고 예고해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신규 상장기업들의 주가가 공모가에 미달하는 일이 잦고, 금융당국의 엄격한 심사가 계속 이어지고 있어 상장 주간사들도 긴장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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