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매각…롯데 사업구조 재편 속도
ATM 사업부 매각…600억 이상 유동성 확보
롯데렌탈·웰푸드 증평공장 등도 줄줄이 매각
재무구조 개선 및 본원 경쟁력 강화 도모
2025-02-27 15:24:23 2025-02-27 17:26:51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지난해 유동성 위기에 휩싸이며 어려운 시기를 보냈던 롯데그룹이 최근 매각 작업을 통해 사업구조 재편에 나선 모습입니다. 그룹 비전과 맞지 않는 사업들을 매각하면서 확보한 유동성을 토대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통한 '선택과 집중' 전략에 나서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특히 최근 유통 업황의 변화 템포가 과거에 비해 몰라보게 빨라지고 카테고리별 전문성도 요구되는 만큼 롯데의 이 같은 쇄신 전략은 시류에 맞는 선택이라는 분석입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편의점 세븐일레븐 운영사 코리아세븐의 현금인출기(ATM) 사업부(구 롯데피에스넷)를 매각해 600억원 이상의 유동성을 확보했습니다. 코리아세븐은 금융자동화기기 전문회사인 한국전자금융과 이 같은 매각을 지난 26일 체결했습니다.
 
코리아세븐은 지난 2019년 편의점 운영사업과 ATM 운영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롯데피에스넷을 흡수합병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후 ATM 사업을 비핵심 사업으로 간주, 지난해 초부터 매각을 추진해 왔는데요. 코리아세븐은 이번 계약을 통해 확보되는 유동성을 재무구조 개선에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비핵심 사업 매각을 통해 본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는 한편, 금융 분야를 전문사에 맡겨 고객 서비스 강화를 도모한다"고 말했습니다.
 
롯데는 최근 수개월 새 비핵심 사업의 매각에 속도를 붙이는 추세입니다. 앞서 지난해 12월 롯데는 롯데렌터카를 운영하는 롯데렌탈을 매각했는데요. 이는 롯데렌탈이 업계 1위임에도 불구하고, 렌탈업 성격이 롯데 그룹과 맞지 않는 판단에서 내린 결정입니다.
 
아울러 이달 7일 롯데웰푸드는 제빵사업부 증평공장을 신라명과에 매각했습니다. 또 지난 19일 롯데케미칼은 파키스탄 자회사 LCPL의 보유지분(75.01%)을 모두 파키스탄계 사모펀드 투자회사에 매각하는 등 사업구조 재편을 본격화하고 있는데요.
 
롯데의 이 같은 행보는 사업 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리스트럭처링(Restructuring) 본격화와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제기되는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중장기 전략을 바탕으로 비핵심 사업 및 자산 매각을 진행하며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에 나선 것이죠.
 
특히 롯데 유통사업군의 경우 지난해 4분기 자산의 실질가치 반영을 위해 15년 만에 자산재평가를 실시하며 재무구조 개선에 나선 상태입니다. 롯데쇼핑 자산재평가 결과 토지 장부가는 17조7000억원으로 직전 대비 9조5000억원 늘었고, 부채비율은 190.4%에서 128.6%로 축소됐습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롯데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향후 성장성이 없거나, 그룹 비전과 맞지 않는 사업들을 과감하게 정리하는 수순에 돌입했다"며 "특히 과거에는 문어발식 경영으로도 충분히 유통 시장을 공략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고도화된 콘텐츠를 확보하는 것이 더 중요한 시대다. 이 같은 시류에 맞춘 사업구조 재편 움직임은 긍정적이라 본다"고 말했습니다.
 
서울 송파구 소재 롯데월드타워 전경.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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