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장 효과'…동북권 전세 쌓인다
2025-02-26 15:23:16 2025-02-26 17:10:51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올해 들어 성북구와 동대문구 등에 대단지 신축 아파트가 속속 들어서면서 이 지역 전세가격이 낮아지고 있습니다. 전·월세 매물이 쏟아져 나오는 '입주장' 효과 때문인데요. 다만 내년부터 다시 공급 물량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돼 이번 전세가 하락은 일시적일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이 '이문1구역'을 재개발해 공급한 동대문 래미안 라그란데(3069가구) 입주가 1월부터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날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등록된 전세 매물은 1165건입니다. 전용84㎡ 기준 전세 가격은 5억원대 전후로 형성돼 있습니다. 
 
오는 3월에는 성북구 장위4구역을 재개발한 장위자이레디언트(2840가구), 광진구 자양동 롯데캐슬이스트폴(1063가구) 등 총 4666가구가 입주합니다. 6월에는 1806가구 규모의 휘경자이디센시아도 입주를 앞두고 있는데요. 융자가 없는 '장위자이레디언트' 전용 84㎡ 전셋값은 5억5000만원 수준이며, 전세 매물은 1201건이 시장에 나왔습니다. 11월에는 321가구 규모 이문동 '이문 아이파크 자이'가 입주합니다.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사진=뉴시스)
 
대규모 입주로 전세 매물이 급증하면서 전셋값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동대문구와 성북구 일대 전세시장에 공급이 집중되면서 이 지역 전세 시장은 공급 과잉을 겪을 전망입니다. 입주 기간이 도래한 단지에서는 자금조달이 급한 집주인들이 낮은 가격에라도 전세를 내놓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동대문구 이문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래미안 라그란데는 3월10일까지가 입주 지정 기간으로 얼마 남지 않아 세입자가 사실상 우위에서 (가격을) 협상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고 말했습니다. 
 
한국부동산원 2월 셋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를 보면 서울 전세 가격은 전주 대비 0.02% 상승했으나 동대문구 아파트 전세 가격은 같은 기간 0.11% 하락하며 서울 지역에서 가장 큰 전셋값 하락을 기록했습니다. 성북구는 이번주 보합(0.00%)으로 전환했지만 전주에는 -0.05%였습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올해 서울 입주 물량을 보면 3만1000여가구인데 그 중 9220가구가 동대문 일대"라면서 "동대문구를 포함한 동북권 일대는 상대적으로 전세 가격 변동률이나 상승률이 저조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지금 가격이 떨어지고 있으나 봄 이사철 이슈 등이 있어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다만 내년 입주 물량이 올해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져 이같은 현상은 올해 내내 이어지기는 힘들 것이란 전망입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은 올해 11만3465가구를 기록한 후 2026년 6만9642가구로 급감할 전망입니다. 수도권 입주 물량이 10만가구 밑으로 떨어지는 것은 2015년(9만2640가구) 이후 10년 만입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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