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노무현 내세운 김동연…광주서 사실상 ‘대선출정식’
김동연, 13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광주 찾아
"7공화국 만들자…광주가 빛의 혁명 앞장서달라"
2025-02-13 17:44:10 2025-02-13 19:30:48
[광주=뉴스토마토 차종관 기자]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광주를 찾아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을 내세우며 '7공화국'과 '빛의 혁명', '기적의 승리' 등을 강조했습니다. 조기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본진인 광주에서 사실상의 대선출정식을 연 겁니다. 김 지사는 14일까지 광주에 머물며 비명(비이재명)계 주자로서 존재감을 드러낼 걸로 보입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3일 오전 7시 광주광역시 동구 무등산관광호텔에서 열린 광주성시화운동본부 주최의 행사에 참여해 '호남정신과 유쾌한반란'이라는 제목의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김 지사는 이날부터 14일까지 1박2일 일정으로 광주를 찾았습니다. 광주는 5·18로 대표되는 민주화의 성지이자 민주당의 본진입니다. 김 지사가 광주를 찾은 건 경기지사 취임 이후 14번째, 올해는 2번째입니다. 민주당 유력 대권주자로 꼽히는 김 지사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밀리는 지지층 확보를 위해 민주당 본진 공략에 공을 들이는 걸로 보입니다. 
 
김 지사는 이날 오전 7시 광주 동구 무등산관광호텔에서 광주성시화운동본부가 주최한 행사에 참석해 '호남정신과 유쾌한 반란'이라는 제목으로 특별강연을 했습니다. 김 지사는 이 자리에서 "탄핵 인용, 정권 교체만으로는 부족하다. 새로운 대한민국이 필요하다. 그것은 7공화국"이라며 "이제는 빛의 혁명이 필요하다. 다양한 색의 응원봉처럼 민주양심정치세력과 시민단체가 함께해서 완수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또 "빛의 고을인 광주가 선택하면 역사가 바뀐다"며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제대로 된 민주 정권, 제대로 된 나라를 세우기 위한 기적을 이곳 광주에서부터 만들어냈다"고 강조했습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3일 오전 10시 광주광역시 북구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김 지사는 오전 10시엔 광주 북구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했습니다. 김 지사는 이곳에 잠든 이한열 열사와 위르겐 힌츠페터의 묘소도 찾았습니다. 특히 5·18묘지 바닥에 깔린 전두환씨의 기념비석을 밟고 지나가기도 했습니다.
 
김 지사는 묘지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의 민주당이 아니고 민주당의 이재명, 민주당의 김동연, 민주당의 김경수, 민주당의 김부겸, 다같이 더 큰 민주당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7공화국을 만드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새로운 헌법 개헌이 필요하다. 45년 전 민주화운동을 촉발한 광주 정신을 헌법 전문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국가 책임을 한층 강화하고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정신이 헌법개정을 통해서 만들어져야 한다, 그것이 경제 개헌"이라며 "분권형 4년 중임제와 책임총리제를 통한 새로운 정치체제를 만들어야 하고, 조기대선 이후의 다음 대선은 총선과 주기를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3일 오후 1시 광주 518번 버스에 탑승해 시민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김 지사는 오후 1시엔 광주 시내를 운행하는 518번 버스를 타고 시민들과 만나 담소를 나눴습니다. 버스에서 내려선 인근 전일빌딩에 들러 제주항공 여객기참사 합동분향소를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김 지사는 오후 2시에는 광주 서구 한국토지주택공사(LH) 광주전남지역본부에서 박한신 제주항공 여객기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를 만났습니다. 김 지사는 "사회재난들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보상, 시스템 보완을 해야 한다. 희생자분들께 부끄럽지 않은 대처를 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잘한 건 잘한 대로, 못한 건 못한 대로 백서를 남길 생각"이라고 했습니다.
 
이에 박한신 대표는 "유족을 보살필 법인을 설립하고 특별법을 마련하는 데 있어서 자문이 필요하다"면서 "경기도 화성시 아리셀 참사를 겪었던 경기도청을 방문해 자문을 구하겠다"고 했습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3일 오후 3시 광주 동구 무등산 문빈정사 앞에 들러 '노무현 길' 걷기에 나섰다. 이 자리엔 김 지사 팬클럽인 '동고동락' 회원 100여명이 운집했다. (사진=뉴스토마토)
 
김 지사는 3시부터는 광주 동구 무등산 문빈정사 앞에 들러 '노무현 길' 걷기에 나섰습니다. 이 자리엔 김 지사 팬클럽인 '동고동락' 회원 100여명이 운집했습니다. 김 지사는 "제2의 노무현의 기적을 만들자. 이겨서 정권 교체 제대로 하자. 국민 통합을 이룰 수 있는 새로운 리더가 필요하다고 믿는다"며 지지자들에게 외쳤습니다. 지지자들은 "김동연"을 외치며 답했습니다.
 
김 지사는 '노무현 길' 걷기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정권 교체를 이뤄내지 못하면 우리 모두가 역사의 죄인이 된다. 민주당 문 닫아야 된다"며 "민주당은 신뢰의 위기를 겪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여러 인물들을 만나는 건 바람직하다. '더 큰 민주당'으로 통합한다면 수권정당으로서 역량을 인정받고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빛의 혁명을 완수한다는 시대적 소명과 뜻을 같이하는 여러 정치 세력, 또 깨어있는 시민의 힘으로 달성해야 한다. 지금 제2의 노무현의 기적이 필요하다"고도 했습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3일 오전 10시 광주광역시 북구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방명록을 쓰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광주=차종관 기자 chajonggw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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