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30% 날아갔어요"…제조사·중간유통망 '곡소리'
"매출 급락에 자금 융통 어려워"
지난해 소매판매, 21년 만에 최악
납품업체의 절규…납품가 조정 요구도
2025-02-03 16:03:21 2025-02-03 17:16:28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누룽지를 만들어 마트 등에 납품하는 회사를 운영하는 A 씨는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매출이 30% 급락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거래하는 대형 유통사의 결제 조건 변경으로 납품대금 정산이 늦춰져 고민이 더욱 깊어졌습니다.
 
낚싯대를 매입해 유통하는 회사의 대표인 B 씨는 지난 연말을 기점으로 매출이 급감해 부도를 걱정할 지경입니다. 가뜩이나 불경기 지속으로 취미 생활을 즐기는 수요가 줄었는데 소비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앞날이 아득한 상황입니다.
 
이처럼 대형 유통사에 물건을 공급하는 제조사나 중간 유통상들은 소비 침체에 더해진 정국 혼돈 여파로 신음하고 있습니다. 내수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고환율 현상까지 맞물리며 납품가 상향 조정을 요구하는 곳도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재화 소비를 나타내는 소매판매액지수는 지난해 101.6(2020년=100)으로 전년 대비 2.2% 감소했습니다. 해당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3년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으며, 신용카드 대란 사태가 있었던 지난 2003년(-3.2%) 이후 21년 만에 가장 큰 감소폭입니다.
 
지난해 승용차, 가전제품 등 내구재(-3.1%)를 비롯해 의복, 신발 등 준내구재(-3.7%)와 음식료품, 화장품 등 비내구제(-1.4%) 모두 감소하며 국내 '소비 절벽'을 여실히 보여줬습니다. 비상계엄 사태 등이 발생했던 지난해 12월의 소매판매액지수는 전월 대비 0.6%, 1년 전보다 3.3% 감소했습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제품 가격표가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전반적인 소비 감소 현상으로 인한 어려움이 대형 유통업체 이전에 중간 유통·제조사에서 더욱 심각하게 나타나는 실정입니다. 한 식품 제조사 관계자는 "당초 예상했던 매출이 나오지 않으면서 재고가 늘었다"며 "판매 부진으로 자금 융통이 힘든데, 대형 유통사가 대금 정산을 늦추는 방식으로 납품 업체에 어려움을 전가하고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이들이 더이상 버티지 못할 시 결국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있습니다. 고환율에 따른 수입 원부자재 가격 상승과 각종 제반 비용 증가를 이유로 실제 납품 업체들의 가격 인상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는 것이 업계 전언입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인플레이션과 저성장 기조로 소비재 가격은 많이 올랐고 사람들의 소비는 크게 줄었다"며 "경기 악화로 시름하는 가운데 정국 혼란은 소비심리 위축 심화의 불쏘시개가 됐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올해 유통업계 화두는 생존"이라며 "기업 입장에서는 생존을 위해 경비는 줄이고 수익을 올리는 데 총력을 다해야 하는 판국"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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