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투톱 부회장’으로 ‘메가 캐리어’ 시대 준비 가속페달
기업결합 이끈 우기홍·류경표, 부회장 승진
37년 경쟁한 양사, 한데 모으는 것이 과제
대한항공 출신들 아시아나 임원 대거 이동
2025-01-16 16:24:40 2025-01-16 17:40:10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한진그룹이 올해 첫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하면서 4년여간 이어져 온 대한항공(003490)아시아나항공(020560)의 기업결합 ‘빅 딜’을 마무리하고, ‘메가 캐리어(초대형 항공사)’ 시대를 열기 위한 본격적인 체제 정비에 착수했습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신임을 받는 우기홍(63)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과 류경표(61) 한진칼 대표이사 사장을 회장의 오른팔, 왼팔 격인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는 한편, 대한항공 임원들을 아시아나 임원으로 대거 이동시키며 조직 장악에 나선 것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16일자로 이뤄진 이번 인사의 가장 큰 특징은, 아시아나 합병을 주도한 우 사장이 대표이사직을 유지한 채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양사 통합 작업의 주도권을 쥔 것입니다. 한진그룹은 이를 위해 2019년 11월 석태수 전 부회장이 용퇴한 이후 비워둔 부회장 직책을 6년여 만에 부활시켰습니다.
 
일각에선 아시아나 합병 태스크포스(TF)를 이끈 최정호 영업총괄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며 대표이사를 맡을 것이란 예상도 있었지만, 우 부회장이 그대로 대표이사를 맡게 됐습니다. 1987년 대한항공에 입사한 우 부회장은 2020년 말부터 시작된 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을 주도하며 4년여간의 긴 협상 끝에 두 회사 합병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공로를 인정받았습니다. 
 
또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효율적인 비용 절감을 통해 대한항공의 흑자 경영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으며 2019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에게서 '천재 사업가(business genius)'란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대한항공은 우 부회장을 포함해 이번 정기 임원 인사에서 18명이 승진했습니다.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에서도 류 사장이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했습니다. 류 부회장은 삼일회계법인 공인회계사 출신으로,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경영 안정화를 이룬 점과 함께 한진칼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재무구조 재정비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날 아시아나항공은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송보영(60) 신임 대표이사와 강두석·조성배 신임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습니다. 1988년 대한항공에 입사한 송 대표는 대한항공의 여객영업 분야 전문가로 향후 아시아나항공 체질 개선과 함께 2년여 뒤 예정된 통합 항공사 출범을 준비하는 중책을 맡았습니다.
 
전날 이뤄진 아시아나항공 인사의 특징은, 대한항공 출신들이 아시아나항공의 여객, 재무 등 핵심 분야에 임원으로 전면 배치돼 아시아나항공 장악에 속도를 높였다는 점입니다. 조성배 대한항공 자재 및 시설부문 총괄(전무)가 아시아나항공 안전보건총괄 겸 오퍼레이션부문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박준하 대한항공 부장 역시 아시아나항공 운항본부 부본부장 겸 운항기획담당(상무)로 승진했습니다. 이같은 인사 방향성을 두고 향후 대규모 구조조정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업계 관계자는 "자회사인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으로 흡수되려면 지금부터 대한항공 임원진들이 문화 등을 융합하는 게 당연한 수순이라고 본다"며 "특히 항공기 도입 등 외형 확장을 하려면 인력은 지속 유입돼야 하기 때문에 구조조정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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