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기자] 이전투구로 치닫고 있는 현대건설 인수전.
오늘 외환은행이 현대그룹과 현대건설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지만 정책금융공사가 현대그룹의 은행 예치금에 대한 소명을 요구함에 따라 승부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는 평갑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건설 인수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발표했는데요,
현대차측은 "현대그룹은 인수자금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데다 채권단의 정당한 추가자료 소명 요구도 거부하고 있는 만큼 현대그룹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는 박탈돼야 한다"며 "이를 무시하고 채권단이 MOU를 체결하려 한다면 이는 명백히 현대그룹에 대한 특혜"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만일 이번 입찰이 정상궤도를 찾지 못한다면 채권단과 주간사, 특히 외환은행을 비롯해 이번 입찰에 관여한 모든 기관에 대해 법적책임을 묻는 민형사상 조치에 착수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그로부터 한시간 남짓이 지난 후, 현대건설의 채권단 주관기관인 외환은행은 현대그룹과 현대건설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독자 체결했다고 밝혀 현대차 그룹을 긴장시켰습니다.
현대그룹은 현대상선 프랑스 현지 법인의 은행 예치금 1조2000억원에 대한 채권단의 소명 요구에 응하지 않았음에도 양해각서를 체결한 사실에 자신감을 보였는데요,
현대그룹 측은 MOU체결에 대해 “법과 입찰규정에 명시된 모든 자료와 채권단이 요청한 소명을 마쳤기 때문으로 올바르고 공정한 결과다”라며 “오늘 MOU를 체결한 만큼 현대차그룹은 이에 승복하고, 더 이상 근거 없는 소문이나 의혹으로 시장 질서를 혼란시키는 일이나 상대방에 대한 명예훼손 발언 등을 그만두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오후 늦게 정책금융공사의 현대차그룹에 대한 '우호적' 답변이 나오면서 상황은 다시 반전됐습니다.
유재한 정책금융공사 사장은 여의도 정책금융공사 강당에서 열린 긴급간담회에서 "현대그룹에 증빙자료를 요청했으나 거부해 다음주 월요일까지 추가로 요청했다"며 "자금 문제와 관련해 합리적 의문과 우려가 드는 게 사실"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5영업일 내 제출하지 않을 경우 추가로 5영업일을 더 주고 그래도 소명자료가 미흡하다고 판단할 경우 우선협상대상자 지위에서 해지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종합해 보면, 주주협의회에서 80%이상이 찬성해야 계약이 완료되는데 정책금융공사는 현재 22.5%의 지분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정책금융공사의 반대는 곧 현대그룹의 입찰 실패로 이어지게 됩니다.
따라서 현대그룹은 당분간 정책금융공사가 납득할 만한 소명자료 제출에 최선을 다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뉴스토마토 김동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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