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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14일 17:14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케이뱅크가 올 상반기 최대 실적을 내면서 최대주주인 비씨카드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된다. 지난 유상증자 과정에서 설정한 파생상품의 평가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해당 이익에는 케이뱅크 실적과 주가 변동성 등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파생상품 평가손익 증가로 실적 개선 효과
14일 여신금융·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비씨카드는 올 상반기 케이뱅크 관련 파생상품 평가이익으로 212억원을 인식했다. 전년도 동기에는 해당 손익이 –177억원으로 음수였는데 올해는 양수 전환하면서 실적 개선의 밑바탕이 됐다.
비씨카드 수익 구조는 ▲매입업무이익 1397억원 ▲이자수익 537억원 ▲외화관련손익 59억원 ▲판매관리비(비용) 1120억원 ▲파생상품부채평가손익 213억원 등이다. 이를 종합한 충당금적립전영업이익은 1204억원이다. 여기서 케이뱅크 관련 파생상품 평가손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17.6%다.
비씨카드는 케이뱅크 지분 33.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지난 2021년 7월 케이뱅크 유상증자 당시 재무적투자자(FI)에게 동반매각청구권(Drag-Along Right)과 풋옵션(매수청구권)을 부여하는 주주 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동반매각청구권은 FI 주주 5개사가 보유한 주식을 향후 묶어서 함께 처리할 수 있도록 설정해 둔 것이 골자다.
FI가 보유한 지분은 총 7250억원 규모인데, 계약 체결 기간인 2026년 7월까지 케이뱅크가 상장하지 못할 경우 비씨카드에 해당 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비씨카드는 이에 응하거나 콜옵션(매도청구권)을 행사해 합의한 조건의 수익률을 보장해야 한다. 동반매각청구권 옵션을 파생상품 계약으로 인식하면서 평가손익을 실적에 반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올 상반기 이전에 인식한 손익은 2022년 234억원, 2023년 16억원으로 파악된다. 해당 규모에는 케이뱅크의 실적과 주가 변동성이 주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신용평가사 한 연구원은 <IB토마토>에 “파생상품 평가손익과 관련된 수치 산출 과정이나 세부 내역을 알기는 어렵다”라면서도 “대략적으로 살펴봤을 때 케이뱅크의 기업공개(IPO) 가능성에 대한 것보다는 실적과 주가 변동성 등이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케이뱅크 3분기 누적 순익 최대…"평가손익 증가 기대"
케이뱅크 실적은 올해 크게 개선되는 모습이다. 3분기 누적 순이익이 1224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3분기 개별 이익도 3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0.6% 증가했다. 이자이익뿐만 아니라 비이자이익도 성장하고 있다.
수신과 여신 잔액 모두 공격적으로 늘리면서 외형을 꾸준히 확대한 결과다. 수신 잔액은 22조원, 여신 잔액은 16조2000억원까지 커졌다. 개인사업자 대출 시장 선점과 담보대출 내 대환대출 고도화, 취급 담보 확대 등으로 대출 포트폴리오를 넓혀나갈 계획이다.
(사진=케이뱅크)
케이뱅크 주가의 경우 비상장사인 만큼 큰 변동성은 없는 모양새다.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케이뱅크 주가는 전날 기준 7800원 수준에서 형성돼 있다. 지난달 상장 철회 공시 이후 떨어지긴 했지만 그 전까지는 지난해보다 높은 주가를 나타내고 있었다.
일 거래량은 이달 기준 3999주~8917주 정도다. 총 주식수 3억7569만5151주에서 극소량만 움직이고 있다. 주주현황에서 소액주주 주식은 2808만7679주로 비중이 7.48%다. 비씨카드의 파생상품 평가손익에 미치는 영향도 케이뱅크 주가보다는 실적 요인에 무게가 실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케이뱅크 실적이 잘 나오면 그와 관련된 평가손익 부분에서도 긍정적”이라며 “작년 1분기의 경우 평가손익이 좋지 못했고 부정적인 영향이 있었지만 그 이후에는 계속 나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케이뱅크는 이번에 미뤄진 상장을 내년 초에 다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비씨카드의 동반매각청구권 옵션은 행사까지 물리적 기간이 있는 만큼 평가손익 부문을 제외한 재무적 변동성이나 부담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안태영
한국기업평가(034950) 책임연구원은 “FI 동반매각청구권 행사 기간이 2026년에 도래하는 점을 고려하면 단기간 내에 비씨카드 재무건전성이 훼손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라며 “단기적인 자금 소요 확대 가능성은 낮다”라고 평가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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