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합 단골 한샘, 윤리경영 비상등

빌트인 특판가구·시스템 욕실 입찰 담함…올해 과징금 220억 넘어부적절 제품 납품에 대리점 갑질로 시정조치도한샘 "4월 이후 달라져…개선책 적용"

[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한샘(009240)의 윤리경영에 비상등이 켜졌습니다. 올들어 잇단 담합 소식에 부적절한 제품 납품까지 이어진 까닭인데요. 한샘은 불미스러운 일이 집중됐던 지난 4월 이후 윤리경영을 실천하며 쇄신했다는 입장이지만, 기존 담합 건에 대해 공정위의 추가 과징금 부과가 이어지면서 긴장을 놓지 못하게 됐습니다.

 

지난 28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한샘은 2015년부터 2022년까지 7년 동안 52개 건설사가 발주한 시스템 욕실 설치공사 입찰에서 담합해 과징금을 물게 됐습니다. 한샘 9억2700만원, 한샘서비스 2억9600만원입니다. 

 

앞서 한샘은 4월에도 내장형(빌트인) 특판가구의 입찰 가격 담합으로 공정위부터 가장 많은 과징금을 부과 받았습니다. 공정위는 2012년부터 2022년까지 11년에 걸쳐 24개 건설사들이 발주한 738건의 특판가구 구매입찰을 조사해 이 같은 조치를 취했습니다. 당시 한샘의 과징금은 211억5000만원에 달했습니다. 한샘의 자회사인 한샘넥서스 과징금은 41억6000만원이었습니다.

 

이 두 건의 공정위 조사 결과로 한샘에 올해 부과된 과징금만 220억원이 넘습니다. 이밖에도 이달 7일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한샘이 공공임대주택에 국가표준(KS)인증을 받지 않은 욕실 거울을 지난 4월 납품했다며 1년간 하도급 참여 제한 조치를 내렸습니다.

 

대리점을 상대로 한 갑질도 문제가 됐는데요. 4월 공정위는 '대리점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한샘에 시정조치를 내린 바 있습니다. 한샘은 대리점 판매장려금 미지급, 판매가격 정보 요구가 각각 불이익제공행위, 경영활동 간섭행위에 해당한다는 판단을 받았습니다. 

 

한샘은 지난 2017년 1월 대리점 계약서에 결제일까지 물품대금을 미납한 대리점에 판매장려금을 미지급하도록 거래조건을 설정하고 지난해 10월까지 이를 이어왔습니다. 이 기간 한샘은 총 78개 대리점에 2억6600만원을 미지급했습니다. 또 2020년 12월경부터 지난해 11월7일까지 소비자 환불 요구 시 신속한 분쟁 해결, 구매 고객 멤버십 포인트 제공을 이유로 경영정보시스템에 대리점의 소비자 판매가격을 입력하도록 했습니다.

 

공정위의 시정조치가 내려지면서 한샘은 대리점에 미지급금 전액을 즉시 지급하고 올해 1월1일부로 대리점 계약서를 개정해 대리점이 결제일 이후 결제대금을 전액 완납하거나 담보실행을 통해 변제하는 경우 판매장려금을 지급하도록 판매장려금 제도를 재정비했습니다. 소비자 판매가격 정보 접근은 지난해 11월8일 내부 품의를 통해 특정부서에서만 가능하도록 제한했습니다.

 

부적절한 일들이 지속해 불거지자 한샘은 4월 공식 사과문을 내고 "구시대적인 담합 구태를 철폐하고, 투명하고 공정한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윤리경영을 최우선의 가치로 삼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때 재발방지를 위한 행동강령도 발표했는데요. 행동강령은 △한샘 임직원의 윤리·준법의식 제고를 위한 윤리경영 실천 선언 △법규 준수·준법 감시 활동 위한 컴플라이언스 조직 충원 및 기능 확대 △법률 오류 없도록 전사적 업무 프로세스 정비 △임직원 준법 의식 제고 위한 준법 교육 의무화입니다.

 

한샘의 '한샘다움' 9가지 원칙. (그래픽=한샘)

 

8월에는 9가지 일하는 원칙인 '한샘다움'에 대해 발표했습니다. 한샘다움은 지난 3월 임직원들이 참여해 보텀업(bottom-up, 상향식 조직 운영 방식)으로 만들어 낸 원칙인데요. 법률이나 도덕 등의 사회적 기준을 준수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습니다. 세부 원칙은 △우리는 올바르게 일한다 △생각의 방향은 고객을 향한다 △문제의 본질을 치열하게 고민하고 집요하게 실행한다 △큰 결정은 신중하게, 작은 결정은 신속하게 △공동의 목표를 향해 경계 없이 협업한다 △소통과 공유는 상대방의 입장에서 충분할 때까지 △칭찬은 성장하게 하고, 격려는 도전하게 한다 △존경과 권위는 실력으로부터 나온다 △언제나 탁월함에 도전한다 등입니다.

 

한샘 관계자는 "지난 4월 공정위의 특판가구 담합건 과징금 부과 이후 담합에 대해 재발방지를 위한 철저한 개선책을 적용하고 윤리경영을 실천해 나가고 있다"면서 "공정위의 이번 발표는 지난 4월 특판가구 담합 제재의 추가 과징금 부과로, 당사는 공정위에 담합 근절을 위한 개선 노력과 의지를 적극적으로 소명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4월 이후 담합 행위를 완전히 근절했으며 컴플라이언스 조직 확대와 전사적 업무 프로세스 정비, 임직원 준법 의식 제고 등 윤리경영 실천을 위해 행동강령을 발표한 바 있다"며 "한샘은 앞으로도 대한민국 대표 홈 인테리어 기업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글로벌 눈높이에 맞는 더욱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대한민국 홈 인테리어 및 주거 환경 개선에 앞장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변소인 기자 [e-mail]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