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9월9일 북한 평양에서 열린 북한 건국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행진하고 있는 북한 군인들의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미국 국방부는 28일(현지시간) 북한이 러시아로 약 1만명의 병력을 파병했으며, 그 중 일부는 우크라이나 쪽으로 가깝게 이동했다고 밝혔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처음으로 북한의 러시아 파병을 언급하며 "매우 위험하다"는 입장을 냈습니다.
사브리나 싱 미국 국방부 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북한이 훈련을 위해 러시아 동부 지역에 군인 총 1만명 정도를 파견했으며, (그들이) 향후 수주간 우크라이나 가까이서 러시아 병력을 증원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북한군 파병 규모를 지난주 3000명으로 추정한 데서 이번에 약 1만명으로 상향한 겁니다.
싱 부대변인은 또 "(북한군) 병력 중 일부는 이미 우크라이나 가까이로 이동했다"며 "러시아가 이 병력을 우크라이나 접경지인 쿠르스크에서 우크라이나군을 상대로 한 전투나 군사작전 지원에 활용할 의도가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싱 부대변인은 "북한 군인이 전장에 투입된다면 전투 병력으로서 합법적 공격 대상으로 간주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북한군이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한 전투에 투입될 경우 "우크라이나가 미국 무기를 사용하는 데 제한을 두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사저가 있는 델라웨어주에서 대선 사전투표를 한 뒤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에 대한 기자들 질문에 "매우 위험하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사실을 공식 확인하고, 북한에 이를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북대서양위원회(NAC) 회의에서 한국 대표단의 북한군 러시아 파병 관련 브리핑이 끝난 뒤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군이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 배치됐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뤼터 사무총장과의 통화에서 "한국 대표단이 나토에 브리핑을 실시한데 이어, 내일 EU 정치안보위원회 앞 브리핑을 가질 예정"이라며 "이어서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정보 및 국방 당국자들과 전황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향후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은 또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통화를 하고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실제 전선 투입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이뤄질 수 있는 엄중한 상"이라고 전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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