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는 중대한 갈림길에 섰습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독대 이후, 두 사람의 관계가 협력보다는 오히려 갈등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한 대표는 “국민의 눈높이에서 민심만 보고 걸어가겠다”라고 하고, 반면 윤 대통령은 “돌을 맞더라도 자신의 길을 가겠다”라는 강경한 태도를 고수합니다. 검사 출신으로, 한때 정치적 동반자였지만, 같은 당 안에서 적대적 계파 수장의 위치로 대립하는 모양새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차기 대통령 꿈을 가진 한동훈 대표는 어떤 길을 선택해야 할까요?
한 대표는 법무부 장관까지는 야당에 맞서서 싸우는 투사의 이미지로 국민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지만,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당대표로서는 윤 대통령과의 정치적 위상을 정립하지 못하고, 우물쭈물하는 2인자 모습일 뿐입니다. 본인은 정치권에 진입하는 순간부터 국민의 눈높이에 맞춘 정치를 하겠다고 선언하였지만, 현재 두 사람의 관계는 대통령에게 부하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한동훈의 리더십이 김건희 여사 문제로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내부 친윤파가 추경호 원내대표를 앞세워서 한 대표가 추진하려는 최소한의 조치인 특별감찰관 임명도 제동을 걸고 있습니다. 이 갈등은 당 내부의 분열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지만, 최소 원내교섭단체를 꾸릴 수 있는 숫자의 친한파 결집은 없습니다. 한동훈을 미래권력으로 생각하는 지지자들은 한동훈의 강력한 리더십을 원하지만, 그 리더십은 단순한 강경함이나 멋져 보이는 카리스마로 해결할 수 없습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정치적 실행 프로세스입니다. 한 대표는 정치적 색깔을 분명히 하고, 도전자 리더십으로 증명해야 윤석열 대통령과 차별적인 리더로 보일 수 있습니다.
한동훈 대표에게 필요한 첫 번째는 누가 뭐라고 해도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에서 독립적인 정치적 위치를 확보하는 것입니다. 당대표는 더 이상 대통령님의 부하가 아닌 독립된 정치 지도자로서 행동해야 합니다. 아내 사랑이 국가와 국민보다 우선으로 보이는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분명히 할 때입니다. 공사 구분이 안 되는 대통령이 아니라, 공직자는 개인의 충성심이 아닌 국가와 국민을 위한 책임감이란 것을 보여 주어야 합니다.
한 대표는 여당으로서는 힘든 집권기 후반에 여당대표를 맡았습니다. 또한 선거가 없는 시기입니다. 정치에서 구체적인 성과는 선거결과인데, 데뷔 무대가 참패로 기록되었습니다. 누가 잘못했는지는 명약관화하지만, 본인에게도 최소 30% 이상의 잘못은 있습니다. 선거가 없는 1년 동안 협력할 생각이 없고, 오히려 괴롭힐 가능성이 높은 대통령에게 한동훈식 정치는 시련일 수밖에 없습니다. 자신의 정치적 미래를 위해서 현재의 갈등을 넘어서 당과 국가를 끌어 나갈 비전과 리더십을 제시하셔야 합니다. 기득권이 아닌 도전자로 생각하고 계획하고 실행해야 합니다. 국민의힘 개혁 프로그램을 강력하게 가동할 것을 권합니다. 정치적 생존은 단순한 권력 유지가 아닌, 국민에게 신뢰를 얻는 과정에서 비롯됩니다. 이를 위해 민심의 눈높이에서 결정하고 실행하는 것이 국민과의 소통입니다. 소통(커뮤니케이션)은 기술이 아니라 구체적인 실천입니다. 집권당의 개혁이 한동훈 리더십의 진정한 시험대가 될 것입니다.
한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 당내 갈등, 그리고 국민의 기대라는 세 가지 도전 과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위기는 기회입니다. 이번 기회에 독립적인 리더십을 확립하고, 공사 구분과 국민의 목소리를 우선시하는 원칙이 흔들리지 않아야 합니다. 앞길은 쉽지 않지만, 선택하는 방향에 따라 정치적 미래는 결정될 것입니다. 무운을 빕니다.
김두수 시대정신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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