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음식 가격과 할인 혜택 등을 다른 배달앱과 동일한 수준으로 맞추도록 입점 업체에 강요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배달의민족의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배민이 무료 배달 구독 서비스인 ‘배민클럽’을 도입하면서 점주에게 ‘최혜 대우 요구’를 했다는 것인데요.
이에 배민의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이미 수개월 전부터 경쟁사가 최혜 대우 요구를 이어갔지만 당국의 제재가 이뤄지지 않았고, 이에 대응하지 않을 경우 경쟁에서 불리해진다는 점을 고려할 수밖에 없어 불가피하게 취한 조치라고 항변했습니다.
(사진=뉴시스)
우아한형제들은 29일 보도설명 자료를 내고 “업주에 대한 최혜 대우 요구는 지난해 8월경 경쟁사가 먼저 시작했다”라고 밝혔습니다. 경쟁사가 당시 멤버십 회원 주문에 대해 10% 할인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업주들로 하여금 타사 대비 메뉴가격이나 고객 배달비를 더 높게 책정하지 못하도록 하고, 고객 대상 쿠폰 등 자체 할인 역시 타사와 동일하게 맞추도록 했다는 것이 배민 측의 주장입니다.
특히 배민은 올해 3월 경쟁사가 무료 배달을 도입하면서 최혜 대우 요구를 이어갔지만 관계당국의 제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는데요. 이에 5월 배민클럽 회원 대상 무료배달을 시작하면서 “방어 차원의 대응책을 마련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배민 측은 “경쟁상황에서 한 편의 최혜대우 요구가 용인되면, 다른 한 편이 대응하지 않는 경우 경쟁에서 불리해진다는 점을 고려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최혜 대우 요구는 대표적인 시장 질서 교란 행위로 꼽히는데요. 가령 A업체가 수수료를 1000원에서 2000원으로 인상할 경우 입점업체는 기존 1만원인 상품 가격을 수수료가 오른 만큼 A 플랫폼에서는 1만1000원에 판매하면 되고 다른 플랫폼에서는 기존과 같이 1만원에 팔면 되는데요. 이렇게 되면 상대적으로 비싸지는 A 플랫폼의 이용률은 감소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최혜 대우 요구가 적용될 경우 입점업체는 수수료가 오르더라도 기존 상품 가격인 1만원에 판매를 하거나 모든 플랫폼의 판매 가격을 1만1000원으로 통일시켜야 합니다.
다만, 배민 측은 최혜 대우 요구에 강제성은 없었다고 강조했는데요. “배달앱이 개별 업주의 가격 등 거래조건을 직접 변경하는 사례가 있는 경쟁사와 달리 순수히 혜택 및 정보 제공 방식의 대응”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배민은 지난 8월 중개수수료를 인상한 배경이 경쟁사의 최혜 대우 요구 때문이라고 우회적으로 겨냥했는데요. 당시 배민의 중계수수료는 6.8%로 쿠팡이츠 9.8%, 요기요 12.8%에 비해 낮았지만, 쿠팡이츠와 동일한 수준으로 전격 인상하면서 업주들의 원성을 산 바 있습니다. 배민 측은 “경쟁사 대비 3%p 낮은 중개이용료를 적용한 만큼 업주들이 메뉴가격 인하, 배달비 인하, 할인 등 고객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데 경쟁사 최혜 대우 요구로 이를 차단당하는 결과로 이어진 것”이라며 “당사는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을 수 없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공정위는 배민의 ‘매장과 같은 가격 배지’(동일가격 인증제)에 대해서도 최혜 대우 요구에 해당하는 지를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에 대해서도 배민은 “매장과 같은 가격 배지는 매장 가격과 배달 가격을 동일하게 운영하는 가게들이 자발적으로 요청하면 배지를 달아주는 방식으로, 소비자에 정보를 자발적으로 제공하는 것일 뿐 일체의 강요나 통제에 해당하지 않는다”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소비자원 또한 지난해 이중가격에 대한 배달앱 내 고지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라며 “당사는 매장과 같은 가격뿐 아니라 식품위생에 대해서도 같은 방식의 인증 제도를 운영 중이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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