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혜택이 많은 이른바 '혜자카드'가 하나 둘 자취를 감추는 가운데 할인율은 떨어져도 할인 한도가 높은 카드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포인트 적립 한도를 없앤 카드도 눈길을 끕니다.
할인 한도·횟수 제한 없애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고객들에게 각종 결제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는 카드사들은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등에 '할인 할도'를 설정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달에 커피전문점 5000원 할인, 대중교통비 5000원 할인, 영화 5000원 할인, 대형마트 5000원 등을 하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신용카드 이용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할인 한도는 크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전월 실적 30만원을 채울 때 적용되는 할인 한도는 최대 1만원인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각 업종에서 모든 할인 혜택을 누리기는 힘듭니다.
신용카드로 할인을 받으려면 보통은 최소 30만원 이상의 전월실적 조건을 채우고 할인되는 가맹점에서만 사용해야 합니다. 그마저도 매월 할인 한도 금액이나 할인 횟수에 제한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월 실적'과 사실상 실제 혜택이 크지 않은 '할인 한도'를 가진 카드 중 소비자가 고민을 하는 상황에서 할인 한도가 없는 카드가 상대적으로 주목받습니다. 할인율은 낮아도 할인 한도가 없으면 사용 금액과 횟수가 많을수록 결과적으로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카드 카드의정석 에브리원(EVERY1) 국내외 가맹점 1% 청구 할인이 가능한데, 전월 실적은 물론 할인 한도가 없는 것이 특징입니다. 만약 전월실적을 50만원씩 쌓을 때마다 5000원을 추가 할인 해주며 이 한도는 2만원까지 제공됩니다.
현대카드 제로 에디션3(ZERO Edition3·할인형)은 전월실적과 한도 제한 없이 국내외 가맹점 이용 금액의 0.8%를 청구 할인 해줍니다. 할인형이 아닌 포인트형으로 선택할 경우 이용 금액의 1.2%는 M포인트로 적립할 수 있는데, 이 또한 실적과 한도 제한이 없습니다.
포인트 적립형으로 선택하면 혜택은 더욱 커집니다. 카드 포인트는 현금 전환이 가능하기 때문에 할인 혜택과 차이가 없습니다. 오히려 할인율보다 적립률이 높아지면 카드 사용 금액이 높아질수록 혜택도 커집니다.
신한카드 딥 드림 플래티넘 플러스(Deep Dream Platinum+) 카드는 국내외 가맹점에서 사용금액 금액에 따라 0.7~1.1%를 마이신한포인트로 적립합니다. 전월 실적에 따른 적립률 차이는 있지만, 포인트 적립 자체에는 조건이 없습니다. 결제계좌가 신한은행일 경우는 0.1~1.2%까지 포인트가 추가 적립됩니다.
매월 할인 한도에 제한이 없는 카드가 주목받고 있지만, 카드사들은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이내 단종을 하거나 할인율을 줄인 카드로 재출시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가게에 설치된 카드단말기로 카드 결제가 이뤄지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알짜카드 발급 중단 지속
다만 카드사들은 이 같은 혜택을 담은 카드를 단종시키거나 혜택을 줄여 재출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롯데카드 벡스(VEEX) 카드의 경우 할인 한도가 없고 포인트를 최대 2% 적립이 가능해 '포인트 최강자'로 불렸지만 2017년 단종된 바 있는데, 적립 한도가 있는 VEEX2 카드로 재출시됐습니다.
현대카드 제로 시리즈는 최대 1% 할인이나 적립 혜택을 한도 없이 제공하고 사용처에 따라 추가 할인을 다양하게 제공하기도 했지만, 신상품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할인율이 줄어들기도 했습니다.
신한카드 딥 드림 플래티넘 카드와 딥 드림 카드도 추가 적립처가 많고, 사용처에 따라 추가 할인을 적용하며 인기가 많았지만 이날 부로 단종 수순에 들어갔습니다.
카드사들이 알짜로 불리는 카드를 단종하는 이유는 금융당국이 가맹점 수수료율을 인화하는 과정에서 카드사들의 수익이 악화했기 때문입니다. 혜택이 좋은 카드는 연회비가 높은 프리미엄 카드로 출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단종된 카드는 373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배 증가했습니다. 반면 알짜 카드는 점점 자취를 감추고 연회비가 높은 카드는 많이 출시되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출시된 신용카드 44종의 연회비는 평균 11만3225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7%가 늘었고, 덩달아 연회비 수익도 3492억원으로 10.5% 증가했습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혜택 좋은 카드는 카드사의 수익성 개선에 따른 측면도 있지만 새로운 카드를 출시하려면 사용자 관리 차원에서 오래된 카드를 단종하기도 한다"며 "이 때 사용 트렌드에 따라 혜택을 재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카드사들은 카드수수료율 부담 등으로 수익성 악화를 겪으며 혜택 좋은 카드들을 단종시키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거리에 붙은 신용카드 대출 광고물.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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