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이지유 기자] 치킨이면 치킨, 햄버거면 햄버거 등 그간 주력 품목 위주로 사업을 전개해왔던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에 최근 다변화 바람이 불고 있어 눈길을 끕니다. 그간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각자의 주력 외식 품목을 토대로 시장에 확실한 식품 이미지를 각인시키며 마케팅을 펼쳐오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요. 경기 침체가 심해지면서 외식비를 줄이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동종 업계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면서, 업계는 외식 사업 다각화를 통해 신규 수요층을 확장하고 종합 외식 기업으로의 이미지 제고를 꾀하는 등 활로를 모색하는 추세입니다. 다만 무분별한 품목 확장 시 고유의 정체성이 흔들릴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푸라닭·맘스터치 등 외식업체…품목 다변화 바람
2일 업계에 따르면 치킨 전문 브랜드인 '푸라닭 치킨'을 운영하는 아이더스에프앤비는 최근 본격적인 햄버거 가맹 사업에 돌입했습니다. 아이더스에프앤비는 지난달 27일 '움버거앤윙스(umBurger & Wings)'의 가맹점 4곳(인천간석올리브점·인천송도센트럴파크점·인천논현점 ·김포장기점)의 문을 열었는데요.
움버거앤윙스는 부드러운 브리오쉬 번과 치킨 패티 버거가 특징인 치킨 버거·윙 전문 브랜드입니다. 현재 '양천향교역점(복합형 플래그십 스토어)'과 '신림역점(가맹사업형 스토어)' 등 2개의 직영점이 운영되고 있는데요. 아이더스에프앤비는 이번에 처음으로 가맹점 사업에 뛰어들면서, 치킨과 버거를 아우르는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방침입니다.
아이더스에프앤비가 이 같은 결정은 최근 실적 저하로 인한 활로 마련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이더스에프앤비의 지난해 매출은 1402억1825만원으로 전년(1638억291만원)보다 14.4% 감소했습니다. 또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94억5591만원에서 87억8134만원으로 7.13% 줄었습니다.
햄버거 대표 프랜차이즈인 맘스터치는 기존 맘스터치에 피자를 더한 복합 매장 중심으로 마케팅 방향을 잡고 있습니다. 현재 맘스터치는 전국 120여곳에 '맘스터치 피자앤치킨'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이곳에서는 버거, 치킨은 물론 피자까지 함께 판매됩니다. 맘스터치는 이 복합 매장을 연내 200개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입니다.
특히 맘스터치 피자앤치킨은 지난 7월 16일 자사 제품들의 특징을 혼합한 '싸이피자(Thigh Pizza)'를 내놓기도 했는데요. 이 제품은 맘스터치의 시그니처 메뉴인 '싸이버거' 치킨 패티 노하우가 접목된 후라이드 순살 토핑과 크러스트 도우를 활용한 제품입니다. 싸이피자 출시 이후 맘스터치 피자앤치킨의 매장 평균 매출 및 객수는 출시 직전 일주일 대비 30% 증가하기도 했습니다.
피자 전문 브랜드인 한국파파존스는 최근 치킨 프랜차이즈인 '마마치킨'으로 업역을 확장하는 모습인데요. 미국 오리지날 케이준 후라이드 치킨과 버팔로 윙을 주력으로 판매하는 마마치킨은 지난해 7월 오픈한 펍 레스토랑 타입의 1호점이 서울 마포에서 운영되고 있는데요. 지난달에는 2호점인 '마마치킨 독립문점'이 오픈했습니다. 방문 포장과 배달 서비스 전문 매장인 독립문점은 삼양불닭 소스, 오렌지 소스, 블랙페퍼 소스 등 새로운 소스를 추가했습니다.
경기 불황 극복 위한 노력…"브랜드 이미지 유지에 걸림돌 될 수도"
이 같은 프랜차이즈 업계의 품목 확대는 경기 불황 장기화, 소비자들의 소비 침체 현상과 맞물려 외식 업황이 축소되는 분위기인 만큼 자연스러운 수순이라는 분석입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단일 품목 특화 전략을 내세웠다면, 최근 들어서는 다양한 복합적 품목을 갖고 사업 다각화에 나서는 추세"라며 "이는 최근 인구가 늘지 않고 있고, 신규 고객이 증가하지 않는 환경과 무관치 않다"고 말했습니다.
한 외식 업계 관계자는 "조리법이 다르긴 하지만 피자, 치킨 등은 패스트 푸드(Fast Food) 성향이 짙고 배달 음식이라는 카테고리로 묶이는 공통점이 있다. 이에 다른 식품들과 비교해 상호 간 이질감은 크지 않은 편"이라며 "업체 입장에서는 피자, 햄버거 등을 함께 운영하면 이들 품목 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 소비자 입장에서도 단일 프랜차이즈에서 다양한 식품들의 주문이 가능해지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품목 다양화로 인한 업체 본연의 정체성이 희석될 수 있는 점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에 프랜차이즈 업계가 새로운 메뉴를 추가하거나 늘리는 식의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는데, 이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품목 다양화는 자칫 기존의 브랜드 이미지를 지키는 데 있어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주력 사업을 지켜나가며 매출 확장에 신경을 쓰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 판단된다"고 조언했습니다.
서울 시내 한 푸라닭 치킨 매장 앞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이지유 기자 acech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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