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리는 날 노동계는 인사청문회 장소인 국회 앞에 모여 김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그동안 노동인권을 무시한 김 후보자의 행태와 과거 발언들을 고려한다면, 그는 노동부 장관으로서 자격이 없다는 지적입니다.
민주노총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김문수 막말 피해노동자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각 산별노조들은 김 후보자의 과거 문제가 된 발언들을 짚으며 후보자 사퇴를 요구했습니다.
양경수(앞줄 왼쪽 세번째) 민주노총 위원장과 박해철(앞줄 왼쪽 네번째) 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열린 ‘김문수 막말 피해노동자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먼저 송찬흡 건설노조 건설기계분과장은 “지난해 건폭몰이로 양회동 열사가 분신했는데, 당시 조선일보가 분신 의혹을 제기했고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열사를 투쟁 동력으로 삼으려 했다고 막말했다”며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위원장으로 건폭몰이를 중단시켜야 할 김 후보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원 장관의 글을 인용해 ‘죽음은 막고 생명은 살리는 게 올바른 노동조합 정신이 아닐까요’라는 글을 썼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김 후보자는) 유가족의 슬픔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허위보도를 인용하며 건설노동자의 아픔에 불을 지른 '노조 혐오자'”라며 “유가족은 허위보도 유포자에 대한 진상조사와 명예훼손 처벌을 요구하며 1년 넘게 일인시위를 하고 있지만 묵묵부답이다. ‘반노동’ 인식으로 건설노동자를 공격하는 자가 노동부 장관이 되겠다고 한다”고 규탄했습니다.
“후보 사퇴하고 노동자에 사과해야”
권영각 전국공무원노조 소방본부장은 김 후보자가 경기도지사 시절 119 상황실에 전화를 걸어 상황실 소방관에서 관등성명을 요구했던 사건과 관련해 “장난 전화로 판단한 소방관 2명이 관등성명을 대지 않았다가 문책성 인사조치를 당했다라는 비난 여론이 일자 원대 복귀시켰다”며 “119신고 매뉴얼대로 안내한 소방관들이 무슨 잘못을 했느냐. 도지사 목소리를 기억하지 못 한 게 잘못이라 문책을 했느냐”라고 비판했습니다.
김 후보자가 과거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불법파업에 손배 폭탄이 특효약”이라고 한 발언을 두고도 비판이 나왔습니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차 환경노동위원회 국무위원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정회되자 대기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경선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대전지역본부장은 “김 후보자의 발언은 화물노동자 가슴에 대못을 박는 말”이라며 “당시 하이트진로 제품을 운송하는 화물노동자들은 폭등하는 물가와 유가에 밑바닥 운임이 고착화하고 고강도 노동으로 밤잠을 줄여가며 운전을 했는데, 이대로는 죽겠다는 심정으로 시작한 투쟁이었다”고 했습니다.
그는 “회사는 화물노동자가 특수고용노동자라는 이유로 교섭할 이유가 없다고 했고, 정부는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해 공권력을 동원하고 탄압했다”며 “특고노동자의 기본권 보장은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비준국인 한국이 반드시 지켜야 하는 국제협약”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김 후보자는 즉각 후보를 사퇴하고 특고노동자와 화물노동자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2009년 정리해고에 반대한 쌍용자동차 파업 노동자들에게 “자살특공대”라고 한 말을 두고 이상섭 금속노조 수석부위원장은 “김 후보자가 노동부 장관이 되면 노동자는 노조를 만들 수 없고, 만들어도 쌍용차와 같은 국가폭력에 부딪혀야 할 것이며, 손배 폭탄은 과거보다 더할 것”이라며 “노동자들의 권리 침해는 심각한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여 극악무도한 자가 산업현장과 노동자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하면 치가 떨리다”고 말했습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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