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하고 있지만 시장에선 투자 대비 벌어들이는 이익이 체감할 수준은 아니라고 보는 시선이 많습니다. 최근 AI 거품론이 대두되는 이유입니다.
실제로 그동안 증시 랠리를 이어온 AI 빅테크 기업들이 시장의 기대를 못 미치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지난 2일(현지시간)부터 사흘간 뉴욕증시에서는 이들 기업을 중심으로 매도세가 이어졌습니다.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여겨지는 AI에 대한 기대감과 달리 투자 대비 매출로 크게 연결되고 있지 않은 것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소프트웨어인 AI는 하드웨어에 탑재돼야 효용성이 있고, 이로 인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데요. 아직 시장에서는 이렇다할 비즈니스 모델(BM)이 나오지 않은 상황입니다.
특히 대표적 AI 빅테크 기업인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생성형 AI의 실행창구인 클라우드 영역에선 B2B(기업 간 거래)로 매출을 올리고는 있지만, B2C(개인 간 거래) 영역에서 수익 구조를 마련한 경우는 드물다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이에 구글, 애플 등은 BM 마련과 개인의 AI 경험 극대화를 위해 스마트폰에 탑재하는 음성 AI 비서를 앞다퉈 출시하며 시장 선점 경쟁에 나서고 있습니다.
구글은 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본사에서 신제품 공개 행사 '메이드 바이 구글 2024'를 열고 최신 스마트폰 픽셀9과 음성 AI 비서 '제미나이 라이브'를 공개했다. (사진=구글)
20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본사에서 신제품 공개 행사 ‘메이드 바이 구글 2024’를 열고 자사의 최신 스마트폰 픽셀9 시리즈와 여기에 탑재되는 차세대 음성 AI 비서 ‘제미나이 라이브’를 공개했습니다. 애플이 오픈 AI와 손잡고 음성 AI 비서 ‘시리’의 업그레이드 버전 출시를 예고하자 이에 한 발 앞서 공개한 것입니다.
앞서 애플은 지난 6월 세계개발자회의 ‘WWDC 2024’에서 애플 AI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와 한층 업그레드된 AI 비서 ‘시리’를 공개한 바 있습니다. 해당 기능들이 탑재된 아이폰16 시리즈는 오는 9월 전 세계에 공개될 예정입니다.
구글, 애플이 음성 AI 비서를 앞다퉈 공개하는 배경에는 사용자가 가장 손쉽게 AI를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이 스마트폰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고도화된 AI를 적용했다는 점을 앞세워 음성 AI 비서 서비스 유료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제미나이 라이브 한 달 사용 비용은 19.99달러(약 2만7000원)이며 애플의 시리도 월 최대 20달러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업계 안팎에선 유료로 출시되는 일부 음성 AI 비서가 기업의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사업군이 될지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는데요.
IT업계 관계자는 “7~8년 전에 선보인 음성 비서와 달리 지금 선보이는 AI 비서는 거대언어모델(LLM) 기반의 고도화된 음성 AI 비서여서 단순 명령 수행뿐 아니라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호출이 가능할 거라고 본다”면서도 “일반 사람들의 챗GPT 사용률이 5% 미만인 점을 미뤄 볼 때 음성 AI 비서가 얼마나 유용하게 쓰일지에 대한 의구심은 든다”고 말했습니다.
애플은 지난 6월 세계개발자회의 'WWDC 2024'에서 음성 AI 비서 '시리'를 타이핑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사진=애플)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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