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보험비교 과다 수수료 요구…당국 가이드라인 무용지물
손보사 빅3 빠지면서 보험 비교 무색
당국 "수수료율 세부 조정은 논외 영역"
2024-07-22 06:00:00 2024-07-22 06:00:00
 
[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네이버페이의 해외여행자보험 비교추천 서비스가 알맹이 빠진 채로 시작했습니다. 손해보험사 '빅3'와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이 수수료율 부담을 이유로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금융당국이 빅테크 기업과 보험사 간 원할한 협상을 위해 수수료율 가이드라인을 내놓았지만 사실상 무용지물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네이버페이의 해외여행자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는 메리츠화재(000060)·한화손해보험·하나손해보험·캐롯손해보험·롯데손해보험·NH손해보험 등 6개 사만 참여합니다. 삼성화재(000810)·현대해상(001450)·KB손해보험 등 대형 3사와 해외여행자보험 점유율 1위인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은 서비스 출시에서 빠졌습니다.
 
문제는 네이버페이가 보험사들에 과도한 수수료를 요구했다는 점입니다. 서비스 출시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보험사에게 높은 수수료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매출액(보험료)의 9% 수준입니다.
 
앞서 지난해 4월 금융위원회는 '플랫폼의 보험상품 취급 시범운영 세부 방안'을 마련하고 단기보험의 수수료를 모집 수수료 대비 33% 이내로 제한하는 가이드라인을 내놓았습니다. 해외여행자보험은 단기보험에 해당하므로 해당 한도 규제를 맞춰야 합니다. 네이버가 요구한 수수료 매출액 대비 9% 수수료를 당국 가이드라인 기준으로 환산하면 대면 모집 수수료 대비 45% 수준에 달합니다.
 
보험사들은 당국의 가이드라인 한도 내에서 수수료율을 요구했지만 네이버페이는 수수료율이 낮다는 이유로 출시 직전 보험사에 입점 거절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네이버페이가 공격적인 프로모션 비용을 수수료 수입으로 충당하려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네이버페이는 현재 자사 플랫폼을 통해 보험에 가입할 시 보험료 10% 페이백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네이버페이가 원하는 수수료 수준을 맞추면 금융당국의 33% 제한을 어기게 된다"며 "수수료가 올라가면 결국 보험사가 보험료를 올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데, 이 경우 (수수료) 부담을 최종적으로 소비자가 지게 된다"고 꼬집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네이버라는 플랫폼이 강력하기 때문에 수수료 협상을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자동차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도 같은 문제로 차질을 빚은 바 있습니다. 당시 플랫폼과 보험사 간 수수료 조율에 이견이 생기자, 금융당국이 최대 4%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지만 플랫폼이 요구한 수수료 4.9%로 합의됐습니다.
 
플랫폼과 보험사 간의 수수료율 산정 문제가 반복되고 있지만 당국의 가이드라인은 무용지물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과도한 수수료는 결국 보험 상품 가격에 반영되면서 결국 소비자가 최종 피해를 보게 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금융위원회는 수수료율 세부 조정은 기업 간 계약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금융위 관계자는 "플랫폼 수수료를 (대면 모집 수수료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하는 가이드라인을 줬다"며 "그 이상은 사업자들끼리 협상의 영역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네이버페이 해외여행자보험 추천 서비스는 빅3 손해보험사와 여행자보험 점유율 1위 카카오페이손보가 참여하지 않았다. 사진은 서비스 화면 갈무리.(사진=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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