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석유화학업계에서 생분해 플라스틱 사업이 부상하고 있습니다. 일반 플라스틱은 썩는 데 500년이 걸리지만 생분해 플라스틱은 6개월~1년내 자연 분해됩니다. 세계 각국이 플라스틱 사용 규제를 강화하는 데다 폐플라스틱 문제가 대두되면서 국내 석화기업들도 생분해 플라스틱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있습니다.
11일 한국무엽협회에 따르면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은 2022년 기준 4억톤으로 지난 15년 간 연평균 36% 증가했습니다.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도 가파르게 증가해 2022년 3억7000만억톤을 기록한 플라스틱 폐기물이 2060년에는 약 10억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글로벌 생분해성 시장 규모.(그래픽=뉴스토마토)
이에 국제 사회는 플라스틱이 환경과 인체에 미치는 악영향을 인정하고 대응에 나서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습니다.
플라스틱 대체재 시장 선점이 중요해진 가운데 생분해 플라스틱이 주목 받고 있습니다. 생분해 플라스틱은 토양·해양 등 자연환경에서 90% 이상 분해되는 플라스틱인데요. 기존 플라스틱보다 분해 기간이 짧다는 강점이 있습니다. 생분해 플라스틱 소재로는 △석유 원료에서 추출한 물질을 합성한 PBAT와 PBS △미생물 기반의 PHA △식물에서 얻은 전분을 원료로 하는 PLA 등이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LG화학(051910), SK리비오,
코오롱인더(120110)스트리 등이 생분해 플라스틱 사업 투자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PLA, PBAT 등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는 LG화학의 경우 하반기 PBAT 양산에 들어갑니다. 또 내년에는 대산공장에 PLA 생산 시설도 짓습니다.
SKC(011790)의 생분해 소재사업 투자사 SK리비오는 지난 5월 베트남에 세계 최대 규모의 PBAT 생산공장 착공에 돌입했습니다. 연 7만톤의 생산 능력을 보유하게 되며 내년 3분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국내 음식물쓰레기를 활용한 PHA 양산 기술 개발과 음식물 자원화 시설 구축, PHA 생산 시스템 마련 등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 11일(현지시간) 베트남 하이퐁시 경제특구에서 열린 SK리비오 생분해 소재 생산공장 착공식에서 박원철 SKC 사장(왼쪽 네번째), 쩡 루 꽝 베트남 부총리(왼쪽 다섯번째) 등 참석자들이 착공을 알리는 버튼을 누르고 있다.(사진=SK리비오)
장현숙 한국무역협회 그린전환팀장은 "탄소 중립에 이어 플라스틱 중립이 요구되고 있어 플라스틱 대체재 산업의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크다"며 "기업은 대체재 개발과 같은 혁신을 통해 새로운 시장 선점에 적극 나서야한다"고 말했습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QY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생분해성 플라스틱 시장 규모는 지난해 29억4000만달러에서 연평균 8.6% 성장해 2030년 53억9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시장 활성화가 더딘 편인데요. 현재 농업용 멀칭필름, 해양 어망·어구 등에서만 활용되고 중국 업체들의 공세도 강합니다. 또 정부는 2022년 11월부터 생분해 플라스틱의 친환경 인증을 중단하고 있습니다. 생분해 플라스틱이 기대와 달리 잘 썩지 않는다며 '그린워싱(친환경 위장)' 아니냐는 논란이 일어서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생분해 플라스틱 퇴비화 인프라와 일반 플라스틱과 섞이지 않도록 수거와 처리 체계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며 "재활용이 어려운 제품 등 소비자 수요가 높은 품목으로의 활용도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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