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애플의 첫 AI 스마트폰 'AI 아이폰'이 연내 유럽과 중국에서 출시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되면서 올 하반기 AI폰 대전에서
삼성전자(005930)의 반사이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유럽에서 새로운 AI 기능인 '애플 인텔리전스'를 아이폰 등에 탑재하는 것을 보류하기로 했습니다. 애플은 최근 성명서를 내고 "디지털시장법(DMA)의 호환성 요구는 우리가 이용자의 개인정보와 데이터 보안을 위험에 노출하는 방식으로, 우리 제품의 무결성을 훼손하도록 강제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고 밝혔습니다.
DMA는 유럽연합(EU)의 거대 기술기업들에 대한 규제법으로, DMA를 통해 빅테크 기업들의 시장 지배력 남용을 막아 공정한 경쟁의 장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DMA는 애플, 구글, 메타 등 시장 영향력이 큰 기업을 ‘게이트 키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애플이 성명서에서 언급한 ‘호환성 요구’는 가령 애플 아이폰 운영체제인 iOS에서만 쓸 수 있는 기능을 안드로이드 기기 등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을 말합니다. DMA는 자사 플랫폼과 제3자 서비스 간 상호 운용을 허용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애플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본사에서 열린 세계 연례 개발자 회의(WWDC) 2024'에서 AI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를 공개, 이 기능은 글쓰기 능력을 향상시키고 한층 효과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들을 제공한다고 소개했다. (사진=애플)
애플은 당장 오는 9월 전 세계에 '애플 인텔리전스'를 탑재한 AI 아이폰16시리즈를 공개할 전망인데, 유럽에서 출시를 연기한다고 밝힌 만큼 연내 유럽국가 애플 사용자들은 아이폰16 시리즈를 만나보는 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애플의 주요 시장 중 하나인 중국에서도 아이폰16 시리즈가 계획대로 출시될지 미지수입니다. 애플은 아이폰16 시리즈에는 오픈AI의 '챗GPT'를 접목한 음성 비서 '시리'를 탑재할 예정인데, 중국에서 챗GPT 서비스 지원을 제한해 판매가 어려울 전망입니다. 중국 시장을 놓칠 수 없는 애플은 중국 검색 엔진 기업 바이두, 알리바바 등과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챗GPT와 같은 첨단 AI에 중국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방안 검토에 들어갔으며, 중국도 챗GPT를 비롯한 서방 AI 모델 사용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중국과 유럽에서 AI 아이폰 출시 지연에 따른 반사이익은 삼성전자가 가져갈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갤럭시S24 시리즈'에 바이두의 AI '어니'를 탑재해 판매하고 있습니다. 또 EU의 게이트키퍼로도 지정되지 않아, 유럽 시장에서의 AI 스마트폰 출시에도 자유롭습니다. 삼성전자는 통상 8월에 진행한 하반기 개최한 '갤럭시 언팩'을 올해는, 파리올림픽 개최 시기에 맞춰 7월 둘째주로 앞당겨 진행합니다.
업계 관계자는 "안드로이드와 달리 iOS는 호환이 어렵고 되더라도 몇 개 안 된다"며 "애플이 폐쇄적인 생태계를 유지하는 한 생성형 AI 기능을 넣은 스마트폰을 비롯한 디바이스 출시에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1월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플라자 광화문중앙점에서 갤럭시 S24 사전 구매고객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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