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이통 정책 실패" 대 "스테이지엑스 책무 간과"
정부, 스테이지엑스 선정 취소 결정…청문 예정
예견된 정책 실패·사업자의 책무 소홀 의견 팽팽
서류상 문제 없이 대응했다는 스테이지엑스
스테이지엑스, 정부와 법적·행정적 절차 예고
2024-06-14 19:50:08 2024-06-14 19:54:33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정부가 제4이동통신 주파수 할당대상 법인인 스테이지엑스의 선정 취소를 결정했습니다. 청문 절차가 남아있긴 하지만 취소 수순이라는 게 업계 관측입니다. 다음달 중으로 청문을 진행 결론이 나게됩니다. 
 
지난해 초 5G 28㎓ 신규사업자 유치 대책 발표를 기점으로 1년 반 넘게 진행돼 온 제4이동통신사 선정이 결국 무산되는 모양새인데요. 국내 통신시장에 대해 ‘경쟁미흡’ 평가가 지속되고 있지만, 8번째 제4이동통신 유치 시도 모두 실패로 귀결되면서 책임 공방에 대한 논란도 대두되고 있습니다. 
 
강도현 과기정통부 제2차관이 14일 오후 스테이지엑스 제4이통사 후보자격 취소 예정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정책실패다…아니다, 스테이지엑스가 잘못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4일 스테이지엑스가 지난달 7일 제출한 필요서류 등을 검토한 결과, 법령이 정한 필요사항을 이행하지 않아 선정 취소 사유가 있는 것으로 판단, 청문 절차를 통해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안정상 중앙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겸임교수는 "기간통신사업 허가제가 2019년 등록제로 바뀌면서 재정적 능력에 대해서 별도 심사하지 않고 주파수 경매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 게 결국 문제가 됐다"며 "충분히 예상된 결과"라고 꼬집었습니다. 정부가 현재 통신시장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못하다고도 지적했는데요. 안 교수는 "국내 이동통신시장은 과포화상태"라며 "단말기 가격 인하에 대한 정책 없이 통신사업자 간 시장경쟁 강화, 통신 서비스 시장만 옥죄는 방식으로 통신비 완화를 이루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도 "제4이동통신사 선정과 관련해 스테이지엑스의 5G 28㎓ 주파수 낙찰 자격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음에도, 낙찰금액만을 보고 성급하게 선정해 대국민 혼란을 야기한 것에 대해 과기정통부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이번 제4이동통신 유치 무산은 정책 실패라기보다 이행조건을 갖추지 못한 스테이지엑스에 있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스테이지엑스는 사업 자본금으로 2050억원을 계획했습니다. 하지만 출범 초기 확보한 자금은 500억원에 불과합니다.
 
강도현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주파수할당신청서에 기재된 자본금 2050억원 중 일부만 납입됐는데, (스테이지엑스가 언론에 밝힌) 500억원도 채우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주파수 할당 사업자로 선정된 이후 자본금에 문제없다는 의견을 밝혀오다, 5월7일 주파수 할당신청서 서류접수 3주전이 돼서야 납입이 어려울 것이란 의견을 냈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류제명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4월19일 전까지 스테이지엑스는 2050억원 자본금에 문제가 없다는 얘기를 해왔다"며 "4월19일 서상원 스테이지엑스 대표와 통화를 했는데, '공정위 계열 분리 이슈로 불가피하게 순차 납입이 불가피하다'고 했는데, 주파수 할당신청서 서류접수 3주전에야 알게 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정책 실패라기 보다는 사업자인 스테이지엑스가 기간통신사업자가 되기 위한 이행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한 것"이라며 "기간통신사업자 책무를 등한시한 결과"라고 평가했습니다. 전기통신사업법에도 명시된 기간통신사업자의 보편적 역무 관련 책무가 결여됐다는 의미입니다. 신 교수는 "사업자가 공공기술을 발전에 이바지하고, 소비자 후생에 기여해야 하는 기본적 책무를 간과하는데, 장기적으로 사업자들이 이러한 사항을 지켜갈 수 있도록 고지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상원 스테이지엑스 대표. (사진=뉴스토마토)
 
반박 나선 스테이지엑스…법적 싸움으로 번지나 
 
스테이지엑스는 정부 발표에 즉각 반박했습니다. 스테이지엑스는 "정당한 절차에 따라 경매 낙찰을 통해 할당대상법인의 자격을 획득한 사업자에게 사후적으로 자본금 요건을 문제 삼아 할당대상법인 선정 취소 사유가 된다고 하는 것은 과거 기간통신사업자 허가제 시절의 절차와 관행을 따른 것으로 등록제로 변경된 현 시점에는 부합하지 않는다"고 언급했습니다. 
 
아울러 과기정통부가 필요서류 제출시점인 5월7일에 자본금 2050억원 납입 완료가 필수요건이라고 한 것에 대해 "스테이지엑스가 과기정통부로부터 보완 요청까지 받아 할당신청 적격 통보를 받은 주파수이용계획서상 자본금 2050억원의 완납 시점은 주파수할당 이후가 명백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신청서상 자본금은 주파수 이용계획서에 근거해 1페이지 양식(자본금 및 자산평가액)에 적시한 것으로 할당 후 스테이지엑스의 자본조달절차가 모두 마무리되는 시점의 자본금을 기재한 것이란 점도 내세웠습니다. 주파수이용계획서상 기술한 구성주주와 주식 소유 비율에 변경이 예정돼 있지 않다고 과기정통부에 수차례 의견을 전달한 사항이라고도 덧붙였습니다. 
 
스테이지엑스는 "향후 진행될 청문절차를 통해 사실관계를 명확히 하고 필요한 법적·행정적 절차를 밟아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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