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소희·임지윤 기자] 글로벌 경제 리스크로 인한 불확실성이 산업계를 강타하면서 K-산업을 향한 정책 컨트롤타워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습니다. 고환율·고금리 등 국제적 불안 여건 속의 외국인 투자 유치부터 석유화학 위기 극복, 중견기업 성장사다리 실현, 마중물 역할의 산업 재정투입까지 위기 극복과 도약을 위한 이중주를 펼쳐야하기 때문입니다.
3일 기획재정부·과기정통부·산업자원통상부·국토교통부·해양수산부·외교부 등 정부부처와 한국수출입은행·한국무역보험공사·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무역협회로 구성된 범부처 경제외교 협력 플랫폼인 글로벌 파트너십 이행점검단이 한 자리에 모인 것도 이런 맥락과 무관치 않습니다.
고환율·고금리 등 불확실 속 외투 유치
올해 1분기 외국인직접투자가 70억 달러를 돌파하는 등 역대 1분기의 최대 실적을 경신했지만 실제 도착금액으로 신고금액 3분의 1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통상 연초 실적은 높지 않은 편이나 투자 결정 후 실제 투자까지 사실상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분위기로 읽힙니다.
이날 9개 부처와 4개 기관이 모인 배경에도 고환율·고금리 등 글로벌 불확실성 속 외국인 투자가들에 대한 신뢰 다지기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는 이날 주요 투자은행(IB) 및 연구기관 거시경제 전문가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해외투자자들도 최근 우리경제 및 금융시장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역대 최대 1분기 실적을 기록한 외국인 직접투자와 사상 최대치를 달성한 외국인 주식 순매수 등이 이를 증명해 주는 것"이라며 우리경제의 긍정을 부각시켰습니다.
K-산업정책의 수장인 안덕근 산업부 장관도 주한외국상의, 외국인투자기업 관계자들과의 외국인투자 전략 회의를 통해 공급망 회복력과 첨단기술 경쟁력 갖춘 산업 생태계의 글로벌 기업 투자유치,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은 규제개혁, 기업친화적 및 고객감동형 지원체계 구축 등을 꺼내들었습니다.
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날 정부는 올해 첫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위원회를 개최하고 '소부장 특화단지 맞춤형 지원방안' 등 7건의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사진은 한 산업단지 전경. (사진=뉴시스)
소부장 특화단지…'자립화' 속도전
공급망 이슈를 해결하기 위한 소부장 특화단지 조성은 최대 과제 중 하나입니다. 산업부는 올해 첫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위원회를 열고 '소부장 특화단지 맞춤형 지원방안' 등 7건의 안건을 심의·의결했습니다. 소부장 특화단지맞춤형 지원방안은 5년간 5067억원을 투자해 5개 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게 주된 골자입니다.
소부장 특화단지는 충북 바이오 특화단지, 광주 자율주행차 특화단지, 대구 모터 특화단지, 부산 전력반도체 특화단지, 경기안성 반도체 장비 특화단지 등 5곳입니다.
관건은 '자립화'입니다. 충북 바이오 특화단지는 신속한 자립화를 위해 연구개발(R&D), 규제 컨설팅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대구 모터특화단지도 자동차용 희토 영구자석의 대체재를 개발하고 재활용 기반을 마련합니다. 영구자석용 희토류는 전량 해외에 의존하는 품목으로 완전히 배제한 기술 개발 R&D에 주력합니다.
해외 의존 중인 반도체 장비 자립화도 최대 과제입니다. 때문에 안성 반도체 장비 특화단지는 핵심 지역으로 지목됩니다. 반도체 장비 자립의 소재 부문은 기존 3%에서 20%까지, 부품은 기존 10%에서 30%, 장비는 40%(기존 15%)를 목표로 설정했습니다.
특화단지별 인력양성, 규제 개선 등도 병행 지원합니다. 안성 특화단지는 폴리텍 대학 내 반도체 장비실증센터를 구축하고, 대구 특화단지에는 모빌리티 대학을 설립합니다. 광주 특화단지는 자율주행 시범운행 지구 지정을 추진합니다. 오송 특화단지는 입주기업과 규제기관이 협력하는 지원단을 운영해 규제 개선과 함께 R&D 단계부터 인허가 컨설팅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날 정부는 올해 첫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위원회를 개최하고 '소부장 특화단지 맞춤형 지원방안' 등 7건의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사진은 한 산업단지 전경. (사진=뉴시스)
석유화학·중견 성장사다리 등 '난제 수두룩'
석유화학산업의 위기 극복과 중견기업 성장사다리 구축방안 등 풀어나가야 할 과제도 상당합니다.
최근 석유화학업계는 글로벌 공급과잉, 주요 수출시장인 중국의 경기부진, 고유가에 따른 원가부담 등으로 인해 수익성이 저하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지난해 석유화학 수출액은 전년 대비 15.9% 감소한 바 있습니다. 수요감소로 인해 나프타분해시설(NCC) 가동률도 전년 대비 7.1% 줄었습니다.
여기에 온실가스·플라스틱 규제 움직임 등에 따라 친환경 전환 요구도 받고 있습니다. 중견기업은 우리 수출의 18%, 투자 17%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중견기업 업계는 글로벌 경제 불안정성을 돌파하기 위해 조셰특례제한법의 매출액별로 차등 지원하는 세제 지원 기준을 폐지, 지원 대상을 중견기업까지 확대 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소부장 특화단지는) 얼마나 효과적일지 검토해봐야 한다. 특화단지 위치, 인력 확보 방안 등 종합적으로 효과를 분석해야 하며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지속적인 기술 지원이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습니다.
이어 "석유화학산업은 친환경 생산구조를 만들 수 있도록 업계도 노력해야 하며 중소기업은 정부가 인센티브 등 정책을 펼치며 이끌어 가야 한다"며 "외투는 수익성 전망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도록 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등 노력을 지속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산업부는 올해 1분기 신속집행 목표인 5조5000억원을 초과한 5조6100억원을 신속집행한 상태입니다. 올해 상반기 목표로 설정한 8조5000억원도 2분기(4~6월)에 집중한다는 방침입니다.
세종=김소희·임지윤 기자 shk329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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