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아프리카TV(067160)가 사명을 '숲(SOOP)'으로 변경하고 장기적 성장과 글로벌 플랫폼 도약에 나서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엑셀 방송' 등이 사행성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아프리카TV 관련 사행성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닌데요. 사실상 관계부처가 손을 놓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방송통신위원회는 2018년 인터넷 개인방송 유료 후원 아이템의 결제액 한도를 이용자당 1일 100만원 이하로 제한해야 하며 한도를 초과해 충전이나 선물이 진행되지 않도록 기술적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침을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해당 지침은 유명무실한데요. 2019년 7월 한 시청자는 3일 동안 별풍선 120만개(약1억2000만원 상당)를 조블페이라는 대리결제 업체를 이용해 별풍선을 쏜 사례가 있습니다. 조블페이는 컬쳐랜드, 해피머니, 도서문화상품권, 틴캐시 등 각종 온오프라인 상품권 등을 매입해 모바일 게임 쿠폰, 각종 아이템을 고객 대신 충전해 주는 통신판매업자입니다. 플랫폼은 하루 100만원 한도로 조정됐으나 대리결제 업체를 통하면 하루 4000만원의 결제가 가능한 것이 확인된 사례입니다.
2020년에는 별풍선깡 같은 신종 범죄가 나왔는데요. 급전이 필요한 사람에게 개인방송에서 선물 등으로 쓰이는 별풍선을 소액 결제하도록 해서 수수료를 챙기고 남은 돈을 지급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당시 경기남부경찰서는 7800명에 59억원 규모의 자금을 융통한 업자 16명, BJ 9명을 잡아 업자 1명을 구속한 바 있습니다.
최근에는 별풍선 지급의 '큰손'이 거액의 빚을 지고 사망하는 사례도 나왔는데요. 지난해 11월 30대 남성 A씨의 유족이 BJ B씨와 방송관계자 등 3명을 사기와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숨진 A씨는 '엑셀 방송'에 참여한 B씨에 하루에 5000만원 상당의 별풍선을 쏘는 등 '큰손'으로 통했는데요. 해당 별풍선으로 인해 A씨는 총 1억5000만원의 빚을 진 것으로 전해집니다. 엑셀방송 관련 사행성 논란이 이슈로 떠올랐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사진=뉴시스)
사행성 이슈가 불거지면서 방통위가 제시한 가이드라인에 대한 법정 강제성에 대한 문의가 늘고 있지만, 실질적인 제재 수단은 아닌 것으로 확인됩니다. 방통위 관계자는 "가이드라인은 법적인 강제성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도 "가이드라인은 법적 강제성이 없고 대리 결제, 우회 결제 등이 가능하다 보니 이를 부추기는 자극적인 콘텐츠가 많아지고 있다"며 "아프리카TV가 해외로 확장할 경우 이런 사행성 논란이 해외에서도 지적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제재 수단이 미비하다 보니 엑셀방송의 인기는 더욱 높아지는데요. 최근 인터넷 방송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엑셀 방송은 게스트로 참여한 BJ 이름을 후원 금액에 따라 엑셀 파일에 정리하듯 나열한 것에서 유래했습니다. 후원 금액이 최하위인 경우 퇴출당하게 되는 규칙 때문에 BJ뿐 아니라 시청자들 사이에서도 후원 경쟁이 뜨겁습니다.
아프리카TV 별풍선 집계 사이트 풍투데이에 따르면 지난해 엑셀방송을 진행하는 BJ 커먼더지코는 3억9756만여개의 별풍선을 받았습니다. 별풍선은 아프리카TV 팬들이 BJ에게 주는 현금성 아이템으로 별풍선 1개당 110원으로 수수료를 제외하고 BJ가 60~70원씩 가져가게 됩니다. 커맨더지코는 베스트BJ로 수수료 20%를 제외하면 대략 290억원, 일일 8500만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예측됩니다.
아프리카TV의 별풍선 수수료도 뛰고 있습니다. 아프리카TV의 별풍선과 구독을 비롯한 플랫폼 매출은 2021년 2126억700만원, 2022년 2302억3600만원, 2023년 2589억9900만원입니다. 지난해 플랫폼 매출은 전체 매출의 74.5%에 달합니다. 3년새 플랫폼 매출은 21.82% 증가했습니다.
정찬용 아프리카 TV 대표(사진=아프리카TV)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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