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할인지원에 대형마트 사과 한개 '1778원'…전통시장 '관건'
대파·딸기 등 정부 할인지원으로 가격↓
대파는 납품단가 지원 후 50.3% 하락
전통시장 가격은 여전히 '금사과'
정부 납품단가 할인지원 대상 제외 탓
전통시장 상인회 중점 "납품단가 인하 협의 중"
2024-03-28 10:00:00 2024-03-29 09:49:50
[뉴스토마토 김소희 기자] "사과 한봉지(5~6개입) 8000원이에요."
 
지난 27일 아산의 한 대형마트를 찾았을 때 현장 관계자가 건넨 말입니다. 기자가 가격이 쓰여 있는 판매대를 보곤 되레 '8890원인데요'하고 되묻자, 사과 값 12000원이 넘었었다며 정부 할인 지원으로 내린 값이라고 말했습니다.
 
사과 한 개에 3000원을 넘어섰지만 정부의 할인 지원 정책 등으로 점차 소비자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과 한봉지가 8890원에 판매되고 있었으니 5개가 들어있었다고 가정하면 한 개에 1778원꼴입니다. 
 
지난 27일 아산의 한 대형마트에 정부 할인 지원으로 값을 내린 사과가 진열돼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아산의 대형마트 관계자는 "납품단가 할인 지원 정책이 들어가고 마트도 마진율을 낮춰가는 등 소비자 가격을 낮추고 있다"며 "소비자 가격이 하락하자 사과 등을 사가는 손님들이 2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사과뿐만이 아니라 대파, 딸기, 시금치, 상추 등 품목이 정부 납품단가 할인지원으로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정부 납품단가 할인지원 전(14일 이전) 대파(1kg) 평균 소매가격은 3980원이었으나, 납품단가 지원 후(27일 기준) 50.3% 하락한 1980원으로 조사됐습니다. 딸기(750g)도 할인지원 전 가격은 1만2980원이었으나, 할인지원 후 7980원으로 38.5% 하락했습니다.
 
배추 42.3%, 시금치·상추 33.6%, 양배추 30.1% 등도 내려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는 농산물 할인지원(30%)을 반영하지 않은 금액입니다. 
 
지난 27일 아산의 한 대형마트에 사과 배 등이 진열돼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다만 전통시장의 소비자 가격은 대형마트보다 체감도가 높진 않았습니다. 이날 방문한 아산의 한 전통시장 과일가게에선 '금사과'를 볼 수 있었습니다.
 
가장 저렴한 사과는 4개에 만원이었지만, 비교적 크기가 큰 사과는 1개에 7000원에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배 또한 1개에 5000원에 판매되는 게 저렴한 편이었으며, 비싼 건 1개에 8000원이었습니다. 
 
이 같은 체감도 차이는 전통시장이 정부의 납품단가 할인 지원 정책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입니다. 대형마트 등은 정부 정책으로 소매가가 지속 하락하고 있지만, 지원을 받지 못한 전통시장은 여전히 '금배', '금사과'인 셈입니다. 
 
한훈 농식품부 차관은 "납품단가 할인 지원 정책은 대형마트와 중소형 마트까지만 진행되고 있다"며 "납품단가 지원은 단가만 인하해 주는 게 아니고 이걸 통해 소비자 가격이 내려가게 하는 게 목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대형마트는 소비자 가격 하락까지 이어지게 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었기에 먼저 시행한 것"이라며 "전통시장은 상인회가 있는 곳을 중점으로 납품단가를 인하해 주면 소비자 가격까지 인하될 수 있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아산(충남)=김소희 기자 shk329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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