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지역구에서 제3지대 당선자가 나온다면?
2024-03-26 06:00:00 2024-03-26 17:24:17
22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시작되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집권 3년 차 선거이니까 미국식으로 표현해서 중간평가 선거이고, 한국식으로는 심판선거입니다. 소선거구 1위제에서는 심판선거가 되면, 더더욱 양당제로 귀결됩니다. 당장에 국회의원 후보등록에서도 나타납니다. 거대 양당을 제외한 제3의 정당에서 출마한 지역구 후보자가 200명에 불과하고, 전체 평균 경쟁률은 2.75대 1입니다. 21대 총선 4.4대 1에 한참을 못 미칩니다.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납니다. 올해 1월 중순 갤럽 여론조사에서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 33%, ‘제1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 33%, ‘제3지대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 24%로 균형을 이루었으나, 지금 제3지대 지지는 10%대에 머물고 있습니다. 후보별 가상대결에서도 제3당 후보들의 지지율은 바닥권이고, 개혁신당의 이준석 대표가 25%로 유일합니다. 제3지대(제3당)은 시련의 시간을 맞이 하게 되었습니다.
 
제3지대의 노선은 무조건 당세를 키워야 합니다. 규모의 경제가 작동하듯이 선거도 규모의 정치가 작동합니다. 일정 정도의 자격을 갖추지 않으면 지역구 선거시장에 진입할 수가 없습니다. 제3지대 당들이 처음부터 통합당을 구성하든지 아니면 각 당이 최대한 지지세를 모아서 합당을 하든지 덩치를 키워서 지역구 선거 출마 조건을 만들어야 합니다. 지역구 후보를 공천하는 제3당은 두 거대정당에 대항하려면, 기호를 3번을 받고, 선거 보조금을 받아서 정당 홍보물을 각 세대에 배달할 수 있는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제3지대가 설날 직전에 제3지대 대통합이라는 ‘빅텐트’를 쳤던 이유입니다. 일부에서는 당의 이념 가치가 다른데, 하나의 정당으로 모이는 것은 노선의 혼란을 초래하는 것으로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조국혁신당처럼 비례전문정당 노선을 하면 맞는 말이지만, 지역구 출마자가 있는 정당에서는 출마의 조건을 만들지 않으면 지금처럼 한 자릿수의 지지율을 기록할 수밖에 없습니다. 2016년 안철수의 국민의당 사례를 예로 드는데, 그때도 호남에서는 지역구 경쟁이 되었지만, 수도권은 지역구 당선자 2명과 평균 15% 득표에 머물고 말았습니다. 2004년을 기점으로 점점 양당제가 강화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선거제도에 의해서 또 다른 한편에서는 진영과 증오의 정치로 양당제 한계를 극복하는 도전은 실패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재 제3당 후보 중에서 가장 주목받는 첫 번째 지역구는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출마한 경기 화성(을)입니다. 민주당은 현대자동차 사장 출신 공영운 후보, 국민의힘은 삼성전자 연구원 출신 한정민 후보로 ‘3파전’을 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지역구는 녹색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나온 경기 고양(갑)으로 5선 당선자와 당의 존립이 가능한지가 초미의 관심입니다. 세 번째는 새로운미래 김종민 후보가 나온 세종(을)입니다. 민주당 이영선 후보가 허위 재산신고로 공천취소가 되면서 류제화 국민의힘 후보와 양자대결이 되었습니다. 수박 척결(?) 대상으로 민주당을 탈당한 김종민 후보가 오히려 덕을 보게 생겼습니다. 제3지대는 우연한 행운이 오지 않으면, 고난의 선거입니다. 양당제 정치에서 다자구도로 돌파하는 길은 힘들고 어려운 고행에 가깝습니다. 만약 제3지대에서 지역구 출마라는 자강노선으로 원내에 진입한다면, 그 자체로 정치개혁의 상징이 됩니다. 이번 선거가 거대 양당 중에서 과반수를 어느 정당이 하는지도 중요하지만, 제3지대 정당이 지역구 선거에서도 당선자를 배출하여 당당하게 원내에 진출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당신은 이번 총선에서 정치개혁의 실마리를 마련하는 대사변의 주인공이 되는 유권자가 되지 않으시렵니까?

김두수 시대정신연구소 대표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